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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전쟁의 비극 그린 ‘적과의 동침’
입력 2011.04.14 (13:18) 연합뉴스
라디오도 잘 나오지 않는 경기도 평택의 외딴 마을 석정리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난 지도 모른 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마을 구장(변희봉)의 손녀딸 설희(정려원)의 혼사 준비로 한참 분주하던 주민들은 장교 정웅(김주혁)이 이끄는 인민군 부대가 나타나자 혼비백산한다.



사람들은 마을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궁리 끝에 인민군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한다.



정 많은 마을 사람들과 같이 지내면서 인민군은 누그러지고 정웅과 설희도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나 전세가 북한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정웅은 반동분자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고 고민에 빠진다.



’적과의 동침’은 한국영화의 단골 소재인 한국전쟁을 다룬 또 한 편의 영화다. 인민군이 마을 사람과 허물없이 어울린다는 설정은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을 닮았고 전쟁으로 말미암은 민간인의 피해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는 이상우 감독의 ’작은 연못’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절반 이상을 큰 갈등 없이 유머러스하게 끌고 간다. 대놓고 판타지 같은 세상을 그리지는 않았지만 북한군과 주민들이 함께 농사일을 하는 등의 장면은 상상에 가깝다.



주연인 김주혁과 정려원은 제 몫을 했으며 유해진, 신정근, 김상호 같은 톡톡 튀는 조연들에게도 눈길이 많이 간다. 홀아비 재춘(유해진)과 봉기(신정근)가 티격태격하면서 주고받는 만담 같은 대사가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김상호가 맡은 약삭빠른 백씨도 친일파 집단을 상징하는 중요한 캐릭터다.



그러나 전쟁의 냉혹한 현실 속에 피어나는 휴머니즘을 보여주려 한 후반부가 오히려 힘이 떨어지고 밋밋하다. "이념도 체제도 시처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날" 같은 대사로 메시지를 성급하게 전달하려 했으며 마을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다루던 소대장이 갑자기 돌변하는 등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도 눈에 띈다.



결말에서도 슬픔을 느끼기에는 감상적인 요소가 지나치며 설희와 정웅의 로맨스를 충분히 그려내지 않은 반면 홀아비와 과부의 로맨스 같은 군더더기 장면들이 다소 있다.



’킹콩을 들다’의 박건용 감독이 연출했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35분.
  • <새영화> 전쟁의 비극 그린 ‘적과의 동침’
    • 입력 2011-04-14 13:18:02
    연합뉴스
라디오도 잘 나오지 않는 경기도 평택의 외딴 마을 석정리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난 지도 모른 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마을 구장(변희봉)의 손녀딸 설희(정려원)의 혼사 준비로 한참 분주하던 주민들은 장교 정웅(김주혁)이 이끄는 인민군 부대가 나타나자 혼비백산한다.



사람들은 마을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궁리 끝에 인민군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한다.



정 많은 마을 사람들과 같이 지내면서 인민군은 누그러지고 정웅과 설희도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나 전세가 북한에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정웅은 반동분자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고 고민에 빠진다.



’적과의 동침’은 한국영화의 단골 소재인 한국전쟁을 다룬 또 한 편의 영화다. 인민군이 마을 사람과 허물없이 어울린다는 설정은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을 닮았고 전쟁으로 말미암은 민간인의 피해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는 이상우 감독의 ’작은 연못’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절반 이상을 큰 갈등 없이 유머러스하게 끌고 간다. 대놓고 판타지 같은 세상을 그리지는 않았지만 북한군과 주민들이 함께 농사일을 하는 등의 장면은 상상에 가깝다.



주연인 김주혁과 정려원은 제 몫을 했으며 유해진, 신정근, 김상호 같은 톡톡 튀는 조연들에게도 눈길이 많이 간다. 홀아비 재춘(유해진)과 봉기(신정근)가 티격태격하면서 주고받는 만담 같은 대사가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김상호가 맡은 약삭빠른 백씨도 친일파 집단을 상징하는 중요한 캐릭터다.



그러나 전쟁의 냉혹한 현실 속에 피어나는 휴머니즘을 보여주려 한 후반부가 오히려 힘이 떨어지고 밋밋하다. "이념도 체제도 시처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날" 같은 대사로 메시지를 성급하게 전달하려 했으며 마을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다루던 소대장이 갑자기 돌변하는 등 설득력이 떨어지는 대목도 눈에 띈다.



결말에서도 슬픔을 느끼기에는 감상적인 요소가 지나치며 설희와 정웅의 로맨스를 충분히 그려내지 않은 반면 홀아비와 과부의 로맨스 같은 군더더기 장면들이 다소 있다.



’킹콩을 들다’의 박건용 감독이 연출했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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