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입력 2011.04.1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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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관객들을 울리기로 작심하고 만든 상업영화다. 시작한 지 10분이면 영화의 결론은 뻔히 보이고 어떻게 흘러갈지도 대충 예상된다.



하지만, 치솟는 눈물 때문에 계속해서 스크린을 주시하게 하는 힘이 있다. 작년 연말부터 ’헬로우 고스트’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가족물을 만들어온 투자배급사 NEW의 세 번째 가족 시리즈물이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두 남매를 키우는 의사부인 인희(배종옥). 아이들은 다 컸다고 제멋대로고 남편 정철(김갑수)은 누적된 피로에 가정 대소사를 소홀히 한다.



홀로 고군분투하며 가정을 지키던 인희에게 어느 날 단장(斷腸)의 고통이 찾아온다. 남편은 "약국이나 가라" 하고 인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불쑥불쑥 찾아오는 뻐저린 고통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어진 인희는 마침내 병원을 찾고 말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눈물의 과잉을 의도한 작품답게 영화는 설정부터 과도하다. 의료사고로 개인병원을 접고 월급 의사가 된 남편 정철, 유부남과 연애하는 딸 연수(박하선), 보청기 없이는 듣지 못하는 삼수생 아들 정수(덕환), 게다가 치매에 걸린 할머니(김지영)까지…. 인희네는 사연 있는 인물들의 집합소 같다.



여기에 인희의 친동생은 노름에 미쳐 돈을 얻고자 가정폭력을 일삼는 ’술꾼’이다. 영화는 이러한 가족구성원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눈물 짜내기에 공을 들인다.



이런 감독의 전략을 다 알고 있다고 냉소를 치는 관객들이라도 영화를 보다 보면 눈가를 훔칠 공산이 클 것 같다.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는 게 인간이다 보니 영화를 보면서 떠난 부모님을, 아픈 부모님을, 혹은 저지른 불효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나 죽는 거야"를 연발하며 피를 토하는 인희의 모습이나 아내에게 살갑게 못 해준 걸 자책하는 정철의 모습 등 영화는 눈물의 지뢰밭을 곳곳에 심어 놓았다.



재미있는 장면도 여럿 있다. 신세대인 인희 아들 커플의 철없는 임신 에피소드라든가 정말 사생결단 낼 것 같이 드잡이질을 하는 근덕(유준상)과 선애(서영희)의 몸싸움은 전반적으로 물기있는 드라마에 메마른 웃음을 지핀다.



명연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주ㆍ조연 모두 감정조절을 비교적 잘하면서 영화의 목적에 맞는 연기를 소화해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등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4월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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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입력 2011-04-15 07:36:06
    연합뉴스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관객들을 울리기로 작심하고 만든 상업영화다. 시작한 지 10분이면 영화의 결론은 뻔히 보이고 어떻게 흘러갈지도 대충 예상된다.

하지만, 치솟는 눈물 때문에 계속해서 스크린을 주시하게 하는 힘이 있다. 작년 연말부터 ’헬로우 고스트’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가족물을 만들어온 투자배급사 NEW의 세 번째 가족 시리즈물이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두 남매를 키우는 의사부인 인희(배종옥). 아이들은 다 컸다고 제멋대로고 남편 정철(김갑수)은 누적된 피로에 가정 대소사를 소홀히 한다.

홀로 고군분투하며 가정을 지키던 인희에게 어느 날 단장(斷腸)의 고통이 찾아온다. 남편은 "약국이나 가라" 하고 인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불쑥불쑥 찾아오는 뻐저린 고통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어진 인희는 마침내 병원을 찾고 말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눈물의 과잉을 의도한 작품답게 영화는 설정부터 과도하다. 의료사고로 개인병원을 접고 월급 의사가 된 남편 정철, 유부남과 연애하는 딸 연수(박하선), 보청기 없이는 듣지 못하는 삼수생 아들 정수(덕환), 게다가 치매에 걸린 할머니(김지영)까지…. 인희네는 사연 있는 인물들의 집합소 같다.

여기에 인희의 친동생은 노름에 미쳐 돈을 얻고자 가정폭력을 일삼는 ’술꾼’이다. 영화는 이러한 가족구성원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눈물 짜내기에 공을 들인다.

이런 감독의 전략을 다 알고 있다고 냉소를 치는 관객들이라도 영화를 보다 보면 눈가를 훔칠 공산이 클 것 같다.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는 게 인간이다 보니 영화를 보면서 떠난 부모님을, 아픈 부모님을, 혹은 저지른 불효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나 죽는 거야"를 연발하며 피를 토하는 인희의 모습이나 아내에게 살갑게 못 해준 걸 자책하는 정철의 모습 등 영화는 눈물의 지뢰밭을 곳곳에 심어 놓았다.

재미있는 장면도 여럿 있다. 신세대인 인희 아들 커플의 철없는 임신 에피소드라든가 정말 사생결단 낼 것 같이 드잡이질을 하는 근덕(유준상)과 선애(서영희)의 몸싸움은 전반적으로 물기있는 드라마에 메마른 웃음을 지핀다.

명연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주ㆍ조연 모두 감정조절을 비교적 잘하면서 영화의 목적에 맞는 연기를 소화해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등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4월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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