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농협 구조 개선에 어떤 영향?

입력 2011.04.15 (10:55) 수정 2011.04.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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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신-경분리 필요성 거듭 확인, 가속화해야"
농협 수익악화시 경제사업활성화 차질 가능성

농협이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 내년 3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로 각각 재탄생하는 것을 앞두고 전산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향후 농협구조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인해 농협 신용사업부분을 개혁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거듭 입증됐다며 구조개선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3월 금융지주회사체제 전환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 여파로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농협 수익구조가 더 악화될 경우 구조개선을 위한 농협의 자체 자본조달 여력이 줄어들고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조절론'도 나오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15일 현재 농협은 농민을 위한 기관이라는 특수성과 일반은행 기능을 떠안고 있음을 지적한 뒤 "농협조직을 전문화, 효율화함으로써 신용부분과 경제부분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이번 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례로 "금융관련 전산정보의 경우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데 현재 농협은 경제사업관련기록과 금융관련 전산정보가 함께 연계돼 있다"면서 "일반은행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농협 구조개선 계획에는 장기적으로 전산망도 분리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도 1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전산장애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설명하면서 "(농협전산망은) 시중은행보다 용량이 3배 정도 크고 복잡하다"면서 "앞으로 좀 더 세분화·간소화해야 혹시 재발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신용사업 부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농협 신용부분을 전문성을 갖춘 금융지주체제로 빨리 전환돼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번 사고 여파로 당분간 금융기관으로서 농협의 신뢰도가 떨어져 상당 부분 고객 이탈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수익악화가 불보듯 뻔하므로 여기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농협 신용부분을 독자성과 전문성을 갖춘 체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

농협 구조개선이 본격화된 것도 지난 2006년 1조943억원이었던 신용부문 순익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2010년엔 5천662억원으로 반토막으로 줄어든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 여파로 인해 농협 구조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나빠진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우선 농협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향후 구조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당장 농협구조개선을 위해 자산실사 및 경제사업활성화 계획 등을 통해 사업부문별 자본배분을 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데 이번 전산장애사고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 신용부분의 수익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경우 자본배분 시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부분의 몫이 줄어들 수 있고 경제사업활성화 계획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결국 농협과 농식품부로선 정부 쪽에 손을 더 벌려야 하므로 재원마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또 앞으로 농협 구조개선을 원활히 하기 위해선 조세특례지원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농협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붇기식 지원'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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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산장애, 농협 구조 개선에 어떤 영향?
    • 입력 2011-04-15 10:55:25
    • 수정2011-04-15 16:02:02
    연합뉴스
농식품부 "신-경분리 필요성 거듭 확인, 가속화해야" 농협 수익악화시 경제사업활성화 차질 가능성 농협이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 내년 3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로 각각 재탄생하는 것을 앞두고 전산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향후 농협구조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인해 농협 신용사업부분을 개혁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거듭 입증됐다며 구조개선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내년 3월 금융지주회사체제 전환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 여파로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농협 수익구조가 더 악화될 경우 구조개선을 위한 농협의 자체 자본조달 여력이 줄어들고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속도조절론'도 나오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15일 현재 농협은 농민을 위한 기관이라는 특수성과 일반은행 기능을 떠안고 있음을 지적한 뒤 "농협조직을 전문화, 효율화함으로써 신용부분과 경제부분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 이번 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례로 "금융관련 전산정보의 경우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데 현재 농협은 경제사업관련기록과 금융관련 전산정보가 함께 연계돼 있다"면서 "일반은행 입장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농협 구조개선 계획에는 장기적으로 전산망도 분리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도 14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전산장애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 설명하면서 "(농협전산망은) 시중은행보다 용량이 3배 정도 크고 복잡하다"면서 "앞으로 좀 더 세분화·간소화해야 혹시 재발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신용사업 부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농협 신용부분을 전문성을 갖춘 금융지주체제로 빨리 전환돼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이번 사고 여파로 당분간 금융기관으로서 농협의 신뢰도가 떨어져 상당 부분 고객 이탈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수익악화가 불보듯 뻔하므로 여기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농협 신용부분을 독자성과 전문성을 갖춘 체제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 농협 구조개선이 본격화된 것도 지난 2006년 1조943억원이었던 신용부문 순익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2010년엔 5천662억원으로 반토막으로 줄어든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 여파로 인해 농협 구조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이 나빠진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우선 농협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향후 구조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당장 농협구조개선을 위해 자산실사 및 경제사업활성화 계획 등을 통해 사업부문별 자본배분을 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데 이번 전산장애사고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 신용부분의 수익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경우 자본배분 시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부분의 몫이 줄어들 수 있고 경제사업활성화 계획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결국 농협과 농식품부로선 정부 쪽에 손을 더 벌려야 하므로 재원마련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또 앞으로 농협 구조개선을 원활히 하기 위해선 조세특례지원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농협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붇기식 지원'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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