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일본 데뷔전 6⅔이닝 3실점

6⅔이닝 동안 83개 던지고 7회에 강판
퀄리티스타트 했지만 아쉽게 패전
김태균과 이승엽은 무안타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청산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일본 프로야구 무대 데뷔전에서 만만찮은 신고식을 치렀다.

박찬호는 15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회 첫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는 등 6⅔이닝 동안 3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6안타를 맞고 사사구 2개를 내주면서 삼진 3개를 잡아낸 박찬호는 비록 승리는 올리지 못했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작성하면서 어느 정도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소화하면서 아시아 최다승 투수(124승)에 오른 화려한 경력에 걸맞은 압도적인 피칭은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가 2실점으로 완투한 라쿠텐이 3-2로 승리했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인 2009년 5월1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이후 1년11개월 만에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박찬호는 초반에는 데뷔 무대라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모습이었다.

경기 직전까지 보슬비가 내린 탓에 다소 쌀쌀한 날씨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 첫 타자로 나선 메이저리그 출신 스위치 타자인 마쓰이 가즈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듯 원스트라이크에서 134㎞짜리 몸쪽 낮은 직구를 던졌다가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얻어맞았다.

2번 히지리사와 료와 3번 쓰치야 뎃페이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좌타자를 유격수 땅볼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박찬호는 야마사키 다케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다시 흔들렸다.

직구 구속은 조금씩 빨라졌지만 볼 끝에 위력이 붙지 않았다.

이어 다카수 요스케에게도 방망이 중심에 잘 맞는 타구를 허용했으나 중견수 사카구치 도모타카가 달려들면서 잘 잡아낸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2회에도 첫 타자인 메이저리그 출신 6번 이와무라 아키노리에게 잘 맞은 공을 허용했지만 중견수가 좌중간에서 멋지게 잡아내는 호수비로 한숨 돌렸다.

남은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친 박찬호는 3회부터 몸쪽 제구가 잘 되면서 위력을 찾기 시작했다.

첫 타자인 왼손 쿠사노 다이스케를 맞아 볼 카운트 1-1에서 몸쪽에 꽉 차는 직구를 연속으로 던져 일본 무대 첫 삼진을 잡아냈다.

마쓰이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 번트에 이어 쓰치야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면서 2사 1, 2루 상황으로 몰렸다가 야마사키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애초 우려됐던 첫 보크를 범하기도 했다.

1사 2루에서 랜디 루이스를 상대할 때 볼카운트 2-1에서 공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으나 앞서 보크 판정을 받았다.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이와무라의 투수 앞 땅볼 때 2루로 간 다카수는 덕분에 3루까지 나갔다.

시마 모토히로를 2루수 뜬 공으로 처리하면서 다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난 박찬호는 눈에 띄게 안정을 찾았다.

5회에 앞서 2안타를 맞은 마쓰이를 2루수 뜬 공으로 처리하는 등 공 10개만 던지면서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6회초 오릭스가 2-1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박찬호는 공수교대 후 갑자기 흔들렸다.

첫 타자 쓰치야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4번 타자 야마사키에게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3루타를 얻어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1사 뒤 이와무라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얕은 플라이라 홈에서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중견수 사카구치의 송구가 좋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첫 타자 시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아웃카운트를 2개 잡았지만 마쓰이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찬호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3㎞를 찍었고 투구 수는 83개였다.

이날 오릭스의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한국산 거포' 이승엽(35)은 3타석에서 삼진 2개를 당하면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최근 두 경기에서 홈런과 대형 2루타를 잇따라 쳤지만 이날은 4회와 7회 다나카가 던진 포크볼을 헛스윙하면서 삼진으로 돌아섰다. 타율은 0.143으로 떨어졌다.

김태균(29·지바 롯데)의 방망이도 침묵했다.

김태균은 삿포로돔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올 시즌 15타수 1안타에 그쳐 타율은 종전 0.091에서 0.067까지 떨어졌다.

김태균은 0-2로 뒤진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고 0-4이던 4회 1사 2루에서도 포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여전히 1-4로 뒤진 6회 1사 1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고 9회 마지막 타석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롯데는 니혼햄에 1-4로 졌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마무리 투수인 임창용(35)은 진구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홈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야쿠르트는 7-6으로 앞선 8회 초 2사 1, 2루에서 임창용을 내보낼 기회가 있었으나 자제했고 끝내 7-9로 역전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