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개그도 보는 맛이죠”

입력 2011.04.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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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 ’꽃미남 수사대’, 파격 패션으로 인기

"이순재.송해 같은 대선배 게스트로 모시고 싶다"



 "아니 대한민국 형사가 언제까지 까만 바지에 까만 잠바만 입어야 돼? 좀 꾸미면 어때!"



용의자의 인상착의보다는 본인의 옷차림이, 범죄를 입증할 증거보다는 패션을 완성해 줄 액세서리가 우선인 형사들이 있다.



수갑과 권총만큼이나 비비크림ㆍ미스트가 소중하고, 틈만 나면 거울을 보느라 정신이 없는 이들은 바로 KBS 2TV ’개그콘서트’ 속 ’꽃미남 수사대’.



박성호ㆍ김원효ㆍ이광섭ㆍ김대성ㆍ류근지 등 5명의 ’꽃미남’들은 매주 ’소 쿨, 소 핫, 소 섹시, 소 인크레더블(so cool, so hot, so sexy, so incredible)’을 외치며 파격적인 패션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만난 이들은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젠 매주 방송이 기다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호는 "사실 저는 노출 패션이라 좀 창피하기도 하지만 녹화 보러 온 분들이 재밌어하시는 걸 보면 창피한 생각이 싹 달아난다"면서 "요즘에는 ’저질 몸매’도 아니면서 ’몸짱’도 아닌 애매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농담했다.



김원효도 "몸에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다 보니 처음엔 굉장히 부끄러웠는데, 입다 보니 편하더라"라면서 "요즘엔 레깅스 벗기가 싫어진다"며 여유를 부렸다.



’꽃미남 수사대’는 SBS 드라마 ’싸인’ 속 대사 한 줄에서 출발했다. 아이돌 못지 않은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최이한 형사(정겨운)가 "대한민국 형사 수천명 중에 아이돌 형사 하나 있는 게 이상해?"라고 말하는 장면을 본 김대성이 아이디어를 낸 것.



이들은 곧 옷차림에 신경쓰는 것 자체가 ’반전’이 될 수 있는 직업을 떠올렸고, 119 구조대원과 성직자 등 여러 후보 중에 최종적으로 형사를 낙점했다. 형사를 기죽이는 ’우월한 외모’의 용의자도 한 명 끼워 넣었다.



"우리 중에 소위 ’옷발’ 때문에 뽑힌 애는 근지 밖에 없어요.(웃음) 모델 같은 용의자와 개성 넘치는 형사들이 우리가 생각한 그림이었죠.(이광섭)"



187㎝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류근지가 모델 같은 옷차림을 뽐내는 동안, 김대성-이광섭-김원효-박성호로 이어지는 ’경찰 라인’은 계급이 높아질수록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인다.



신참 형사인 김대성은 알록달록한 정장을, 고참인 이광섭은 배기 팬츠ㆍ망사 셔츠 같은 마니아풍 옷차림을, 경찰서장 김원효는 레깅스 패션을 선보이며 경찰청장 박성호는 아예 핫팬츠에 멜빵만 걸치고 나온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일반인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옷차림이 등장할 때마다 객석이 웃음바다가 되는 것은 물론, 방송이 끝난 후에는 이들이 선보인 액세서리가 인터넷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한다.



"일종의 대리만족인 것 같아요. 외모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잖아요.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것들이 눈앞에서 벌어지니 다들 재밌어하시는 것 같습니다.(박성호)"



웃음 코드를 의상에 맞추다 보니 당연히 의상 구매에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다섯 남자는 일주일 중 2∼3일을 동대문ㆍ명동ㆍ홍대 등에서 보내며 그 주의 아이템을 찾아낸다. 독특한 옷과 액세서리를 다루는 인터넷 쇼핑몰 검색도 필수다.



옷값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제작진이 의상 일부를 구해주기도 하지만, 더 ’웃긴’ 조합을 찾다 보니 개인적으로 옷을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 회 평균 30만∼60만원 정도 쓰다 보니 방송 한 달 만에 옷값만 200만원을 넘어섰다.



김원효는 "개그 시작한 뒤로 방송 수입을 전부 옷값으로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이광섭도 "의류 브랜드에서 협찬을 받으면 좋겠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면서 "관심 있는 디자이너분들은 연락해 달라. 저희가 입으면 확실하게 홍보될 것"이라고 ’애교 어린 호소’를 했다.



’꽃미남 수사대’는 앞으로 배경을 해외로 설정하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손님을 모시는 등 변화를 줄 예정이다.



박성호는 "형사들이 해외로 출장을 가거나 인터폴이 되는 등의 설정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패션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면서 "우리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광섭은 "원래 옷 잘 입는 아이돌 스타보다도 이순재 선생님, 송해 선생님 같은 대선배들이 성호 형의 멜빵 패션이나 원효의 레깅스 패션을 선보이면 정말 재밌을 것"이라면서 "모두의 예상을 깰 수 있는 게스트를 모시고 싶다"고 보탰다.



’꽃미남 수사대’는 멤버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10월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후 6개월여의 공백기를 거쳤던 박성호는 "사실 복귀작은 부담이 많은데, 서수민 감독님이 믿어주셨고 또 코너 자체가 재밌기도 해서 잘 넘어간 것 같다"면서 ’꽃미남 수사대’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성은 "그동안 제가 출연한 코너 중 3주 이상 간 코너가 없었다"면서 "시청자 여러분께 저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고 막내 류근지도 "제 이름을 알린 코너는 이게 유일한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원효는 "무대에 등장할 때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느낀 코너는 처음"이라면서 "이 코너 하면서 여자 친구도 생기고 복이 터졌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개그를 한다는 게 가장 즐거운 것 같아요. 예쁜 옷도 실컷 사니까 좋고요. 기대하세요. 앞으로 ’김태희 머리띠’ 못지 않은 ’꽃미남 아이템’이 줄줄이 나올 겁니다(이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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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개그도 보는 맛이죠”
    • 입력 2011-04-16 09:02:50
    연합뉴스
개그콘서트 ’꽃미남 수사대’, 파격 패션으로 인기
"이순재.송해 같은 대선배 게스트로 모시고 싶다"

 "아니 대한민국 형사가 언제까지 까만 바지에 까만 잠바만 입어야 돼? 좀 꾸미면 어때!"

용의자의 인상착의보다는 본인의 옷차림이, 범죄를 입증할 증거보다는 패션을 완성해 줄 액세서리가 우선인 형사들이 있다.

수갑과 권총만큼이나 비비크림ㆍ미스트가 소중하고, 틈만 나면 거울을 보느라 정신이 없는 이들은 바로 KBS 2TV ’개그콘서트’ 속 ’꽃미남 수사대’.

박성호ㆍ김원효ㆍ이광섭ㆍ김대성ㆍ류근지 등 5명의 ’꽃미남’들은 매주 ’소 쿨, 소 핫, 소 섹시, 소 인크레더블(so cool, so hot, so sexy, so incredible)’을 외치며 파격적인 패션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만난 이들은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젠 매주 방송이 기다려진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호는 "사실 저는 노출 패션이라 좀 창피하기도 하지만 녹화 보러 온 분들이 재밌어하시는 걸 보면 창피한 생각이 싹 달아난다"면서 "요즘에는 ’저질 몸매’도 아니면서 ’몸짱’도 아닌 애매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농담했다.

김원효도 "몸에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다 보니 처음엔 굉장히 부끄러웠는데, 입다 보니 편하더라"라면서 "요즘엔 레깅스 벗기가 싫어진다"며 여유를 부렸다.

’꽃미남 수사대’는 SBS 드라마 ’싸인’ 속 대사 한 줄에서 출발했다. 아이돌 못지 않은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최이한 형사(정겨운)가 "대한민국 형사 수천명 중에 아이돌 형사 하나 있는 게 이상해?"라고 말하는 장면을 본 김대성이 아이디어를 낸 것.

이들은 곧 옷차림에 신경쓰는 것 자체가 ’반전’이 될 수 있는 직업을 떠올렸고, 119 구조대원과 성직자 등 여러 후보 중에 최종적으로 형사를 낙점했다. 형사를 기죽이는 ’우월한 외모’의 용의자도 한 명 끼워 넣었다.

"우리 중에 소위 ’옷발’ 때문에 뽑힌 애는 근지 밖에 없어요.(웃음) 모델 같은 용의자와 개성 넘치는 형사들이 우리가 생각한 그림이었죠.(이광섭)"

187㎝의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류근지가 모델 같은 옷차림을 뽐내는 동안, 김대성-이광섭-김원효-박성호로 이어지는 ’경찰 라인’은 계급이 높아질수록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인다.

신참 형사인 김대성은 알록달록한 정장을, 고참인 이광섭은 배기 팬츠ㆍ망사 셔츠 같은 마니아풍 옷차림을, 경찰서장 김원효는 레깅스 패션을 선보이며 경찰청장 박성호는 아예 핫팬츠에 멜빵만 걸치고 나온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일반인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옷차림이 등장할 때마다 객석이 웃음바다가 되는 것은 물론, 방송이 끝난 후에는 이들이 선보인 액세서리가 인터넷 인기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한다.

"일종의 대리만족인 것 같아요. 외모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잖아요.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것들이 눈앞에서 벌어지니 다들 재밌어하시는 것 같습니다.(박성호)"

웃음 코드를 의상에 맞추다 보니 당연히 의상 구매에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다섯 남자는 일주일 중 2∼3일을 동대문ㆍ명동ㆍ홍대 등에서 보내며 그 주의 아이템을 찾아낸다. 독특한 옷과 액세서리를 다루는 인터넷 쇼핑몰 검색도 필수다.

옷값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제작진이 의상 일부를 구해주기도 하지만, 더 ’웃긴’ 조합을 찾다 보니 개인적으로 옷을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 회 평균 30만∼60만원 정도 쓰다 보니 방송 한 달 만에 옷값만 200만원을 넘어섰다.

김원효는 "개그 시작한 뒤로 방송 수입을 전부 옷값으로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웃었다.

이광섭도 "의류 브랜드에서 협찬을 받으면 좋겠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면서 "관심 있는 디자이너분들은 연락해 달라. 저희가 입으면 확실하게 홍보될 것"이라고 ’애교 어린 호소’를 했다.

’꽃미남 수사대’는 앞으로 배경을 해외로 설정하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손님을 모시는 등 변화를 줄 예정이다.

박성호는 "형사들이 해외로 출장을 가거나 인터폴이 되는 등의 설정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패션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면서 "우리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광섭은 "원래 옷 잘 입는 아이돌 스타보다도 이순재 선생님, 송해 선생님 같은 대선배들이 성호 형의 멜빵 패션이나 원효의 레깅스 패션을 선보이면 정말 재밌을 것"이라면서 "모두의 예상을 깰 수 있는 게스트를 모시고 싶다"고 보탰다.

’꽃미남 수사대’는 멤버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지난해 10월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후 6개월여의 공백기를 거쳤던 박성호는 "사실 복귀작은 부담이 많은데, 서수민 감독님이 믿어주셨고 또 코너 자체가 재밌기도 해서 잘 넘어간 것 같다"면서 ’꽃미남 수사대’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성은 "그동안 제가 출연한 코너 중 3주 이상 간 코너가 없었다"면서 "시청자 여러분께 저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고 막내 류근지도 "제 이름을 알린 코너는 이게 유일한 것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원효는 "무대에 등장할 때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느낀 코너는 처음"이라면서 "이 코너 하면서 여자 친구도 생기고 복이 터졌다"며 웃었다.

"무엇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함께 개그를 한다는 게 가장 즐거운 것 같아요. 예쁜 옷도 실컷 사니까 좋고요. 기대하세요. 앞으로 ’김태희 머리띠’ 못지 않은 ’꽃미남 아이템’이 줄줄이 나올 겁니다(이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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