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허 찌른 ‘강동희 승리 매직!’

입력 2011.04.16 (17:48) 수정 2011.04.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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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3점포 두 방..토마스 중용 빛나



"강 감독 뱃속에는 뱀이 몇 마리 들어 있는지 몰라"(허재 전주 KCC 감독)



허재 전주 KCC 감독이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은 "왜, 또 잡아서 뱀탕 해먹으려고 그러나"라며 특유의 익살을 부렸다.



현역 시절에도 '코트의 마법사'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 코트에서 갖은 마법을 부렸던 강동희 감독은 이날도 '신이 들렸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고비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지휘하며 열세라는 평을 듣던 동부에 챔프전 첫 승리를 안겼다.



이날 맞아떨어진 강동희 감독의 작전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키 221㎝의 장신 하승진을 보유한 KCC를 상대로 로드 벤슨(207㎝)을 주로 기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빅터 토마스(199㎝)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줬다.



강동희 감독은 "어차피 높이에서 밀린다면 빠른 쪽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골밑에서 같이 맞부딪히는 것보다 밖에서 흔드는 편이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토마스는 이날 14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동부의 '깜짝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강동희 감독은 "1쿼터에 벤슨이 나가 흐름이 좋지 못했는데 토마스가 들어가서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수비를 잘 흔들어줬다"고 평가했다.



경기에 앞서 몸을 풀다 말고 라커룸에 들어와 화장실을 쓰던 토마스를 바라보며 "네가 잘해야 된다. 네가 키 플레이어야"라고 혼잣말을 했던 강 감독의 기대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두 번째는 김주성의 3점포다. 김주성은 2002-2003시즌 프로 데뷔 이후 올해까지 9시즌을 뛰며 3점슛을 넣은 것이 15회밖에 되지 않는 선수다.



이번 시즌에 5개를 넣어 예년보다 많기는 했어도 김주성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과 같은 중요한 때 3점슛 5개나 던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강동희 감독은 "경기 전에 감이 좋아 보이기에 기회가 나면 자신 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 삼성도 이승준이 3점슛 2~3개를 넣으면 KCC가 당황하더라"며 준비된 옵션이었음을 밝혔다.



66-66 동점이던 4쿼터 막판에 나온 김주성의 3점포 2개는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두 방이었다.



마지막 카드는 신인 안재욱이었다. 키 175㎝의 단신 가드 안재욱은 창원 LG와의 6강, 부산 KT와의 4강 7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7경기에서 총 득점이 8점에 불과했던 선수였다.



1쿼터를 10-16으로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강동희 감독은 2쿼터에 안재욱을 과감하게 기용했고 안재욱은 3점슛 3방에 추가 자유투 1개까지 깔끔하게 넣으며 2쿼터에만 10점을 넣어 경기 분위기를 바꿔놨다.



강동희 감독은 "2쿼터에는 키가 큰 선수 4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전술도 써봤다. 아직 공격 쪽에서 잘 풀리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봤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꺼내지 않은 히든카드가 더 있다는 사실도 은근히 내보였다.



인터뷰를 끝내고 나가는 강동희 감독은 "의외네, 의외야"라고 혼잣말을 하면서도 1차전 승리 덕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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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4-16 17:48:25
    • 수정2011-04-16 17:48:37
    연합뉴스
김주성 3점포 두 방..토마스 중용 빛나

"강 감독 뱃속에는 뱀이 몇 마리 들어 있는지 몰라"(허재 전주 KCC 감독)

허재 전주 KCC 감독이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강동희 원주 동부 감독은 "왜, 또 잡아서 뱀탕 해먹으려고 그러나"라며 특유의 익살을 부렸다.

현역 시절에도 '코트의 마법사'라는 애칭이 붙을 만큼 코트에서 갖은 마법을 부렸던 강동희 감독은 이날도 '신이 들렸다'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고비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지휘하며 열세라는 평을 듣던 동부에 챔프전 첫 승리를 안겼다.

이날 맞아떨어진 강동희 감독의 작전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키 221㎝의 장신 하승진을 보유한 KCC를 상대로 로드 벤슨(207㎝)을 주로 기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빅터 토마스(199㎝)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줬다.

강동희 감독은 "어차피 높이에서 밀린다면 빠른 쪽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골밑에서 같이 맞부딪히는 것보다 밖에서 흔드는 편이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토마스는 이날 14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동부의 '깜짝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강동희 감독은 "1쿼터에 벤슨이 나가 흐름이 좋지 못했는데 토마스가 들어가서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수비를 잘 흔들어줬다"고 평가했다.

경기에 앞서 몸을 풀다 말고 라커룸에 들어와 화장실을 쓰던 토마스를 바라보며 "네가 잘해야 된다. 네가 키 플레이어야"라고 혼잣말을 했던 강 감독의 기대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두 번째는 김주성의 3점포다. 김주성은 2002-2003시즌 프로 데뷔 이후 올해까지 9시즌을 뛰며 3점슛을 넣은 것이 15회밖에 되지 않는 선수다.

이번 시즌에 5개를 넣어 예년보다 많기는 했어도 김주성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과 같은 중요한 때 3점슛 5개나 던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강동희 감독은 "경기 전에 감이 좋아 보이기에 기회가 나면 자신 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 삼성도 이승준이 3점슛 2~3개를 넣으면 KCC가 당황하더라"며 준비된 옵션이었음을 밝혔다.

66-66 동점이던 4쿼터 막판에 나온 김주성의 3점포 2개는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두 방이었다.

마지막 카드는 신인 안재욱이었다. 키 175㎝의 단신 가드 안재욱은 창원 LG와의 6강, 부산 KT와의 4강 7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7경기에서 총 득점이 8점에 불과했던 선수였다.

1쿼터를 10-16으로 뒤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강동희 감독은 2쿼터에 안재욱을 과감하게 기용했고 안재욱은 3점슛 3방에 추가 자유투 1개까지 깔끔하게 넣으며 2쿼터에만 10점을 넣어 경기 분위기를 바꿔놨다.

강동희 감독은 "2쿼터에는 키가 큰 선수 4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전술도 써봤다. 아직 공격 쪽에서 잘 풀리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봤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꺼내지 않은 히든카드가 더 있다는 사실도 은근히 내보였다.

인터뷰를 끝내고 나가는 강동희 감독은 "의외네, 의외야"라고 혼잣말을 하면서도 1차전 승리 덕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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