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성인 연극, 3D 영상에 VIP 룸까지…

입력 2011.04.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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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알몸 차림의 여배우가 등장하는 이른바 성인연극이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말초적 성적 호기심에 기대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있는가하면 시대 변화에 발맞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수영기자, 대학로의 성인 연극 실태를 밀착취재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성인 연극이 잇따라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배우가 30분 동안 무대에 오를 정도로 내용은 노골적입니다.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한 성인 연극은 거의 모든 공연이 매진되다시피 하면서 관객 동원 5만을 헤아립니다.



3D 입체 영상에 이른바 VIP룸까지 등장했습니다.



성인 연극 돌풍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립니다.



<리포트>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20대 여배우가 속옷만 걸친 50대 남성 배우와 대화를 나눕니다.



여배우가 아슬아슬한 옷차림을 한 채 침대에 걸터앉아 남자 주인공에게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중년 남자 교수와 여제자 사이 불륜을 다룬 한 성인 연극 장면입니다.



<인터뷰> 엄다혜(배우) : “일단 성인연극이다 보니까 당연히 노출도 즐겨주셨으면 저도 좋겠어요. (노출) 전에는 사람들이 호응도 좋고, 많이 웃으시거든요. 그런데 딱 노출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조용하시더라고요.”



무대 한편에 마련된 대형 텔레비전 스크린에서는 3D 입체 영상도 흘러나옵니다.



남자 주인공이 상상하는 성적 환상을 다룬 노골적인 성인 동영상이 화면에 등장하자 3D 전용 안경을 쓴 관객들이 숨죽이며 지켜봅니다.



<인터뷰> 강철웅(연출가) : “정말 적나라한 장면은 무대에서 남녀가 (연기)했을 때, 관객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3D(영상을) 차용을 하게 된 겁니다.”



공연장 한 쪽에는 다른 관객들 시선을 피해 혼자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VIP룸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녹취> 극장관계자(음성변조) : “배우라든지, 가수 분들이 이 (VIP)룸을 오픈하자마자 룸에서 공연을 관람했던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이 성인 연극은 지난 1월 공연을 시작했고, 평일에도 하루 세 차례씩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관람료가 5만 원으로 대학로 내 다른 연극보다 두세 배 비싼 가격이지만 공연마다 거의 매진되면서 표가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인터뷰> 강철웅(연출가) : “관객들의 반응들도 폭발적이죠. ‘교수와 여제자 1편, 2편’이 (관객) 5만명 이상이 들었어요.”



지난 2009년 무대에 오른 이 성인 연극의 전편에 해당하는 공연 역시 여배우 알몸 연기가 화제를 모으면서 공연기간 6개월 내내 객석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녹취> 공연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예상하지 못했던 관객의 매진행렬이 일어났고, (현장구매하려고) 극장으로 찾아오는 관객들이 (좌석이 모자라서) 계단 이런 쪽밖에 할애가 안 된다고 해도 불구하고 그렇게라도 보겠다...”



성인 연극을 연출한 극단은 중년 남성들이 지닌 성적 고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공감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강철웅(연출가) : “성이야기를 제대로 관객들에게 던져줌으로서 성을 치료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공연으로) (관객들이) ‘아, 성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생활이 일부분이구나’ 이렇게 인식을 가지고 (가셨으면 합니다.)”



90년대 중순 성인연극 제작자가 공연음란죄로 구속된 뒤 성인연극은 10여년 간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남녀 배우가 전라로 등장하는 한 성인 연극이 평론과 흥행 모두 성공한 뒤 최근 2년 사이 성인 연극 8~9편이 잇따라 대학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마광수 교수의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토대로 제작한 또 다른 성인 연극의 경우 반 년 남짓한 공연 기간 동안 10억 원이 넘는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공연 관계자(음성변조) : “(인터넷) 예매처 기록이나 현장판매 기록으로 봤을 때 월 2만 명 관객들이 왔고요, (초기) 월 매출은 2억 정도 (됩니다.)”



선정적 대사와 노골적인 성인 연기를 펼친 여주인공 ‘사라’역을 가수이자 탤런트인 이파니 씨가 맡으면서 한층 화제를 모았습니다.



<녹취> 공연 관계자(음성변조) : “(원작자) 마광수씨가 그렸던 ‘사라’의 이미지하고 이파니씨하고 이미지도 맞았고, 이파니씨도 나름대로 어떤 무대라든지 연기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강했던 친구예요. (관객) 호응도 많았고, (반응이) 굉장히 좋았죠.”



높은 인기를 누리는 유명인이 무대에 등장할 정도로 성인 연극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성인 연극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채영(경기도 부천시) : “(성인연극이) 어느 정도 틀을 좀 깨는 연극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단순히 외설이라고 보기 보다는 예술적인 측면에서 많이 봐줘야 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권영권(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 : “좋게 받아들여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정말 (성인연극을) 문화를 알고 그렇게 다가갔던 사람이 한 5퍼센트에서 10퍼센트 정도밖에 안될 것 같아요. 한마디로 호기심?”



성인 연극이 아닌 정통 연극을 연출하는 연극계 시각은 차갑습니다.



말초적 성적 호기심에 기댄 돈벌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녹취> 김성노(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 “외국 같은 경우에는 주스한 잔 마시면서 (보는) 무대 위에서 여자들이 벗는 쇼들이 많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전혀 못하게 하니까 혹시 (성인)연극에서 벗을까, 라이브를 하는 게 연극밖에 없기 때문에 관객은 계속오고 제작자는 돈 벌고 그거죠.”



성적 노출과 금기를 둘러싼 시대 변화에 발맞춰 성인 연극 무대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터뷰> 심정순(숭실대학교 교수/연극평론가) : “대중적인 관객들의 시각도 많이 성숙해졌기 때문에 (성인연극이) 초기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중반에 문제가 됐던 당시의 상황하고는 많이 다르거든요? 성숙해진 우리 문화시장 기능에 (성인연극의 평가를)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관객들의 엿보기 심리를 자극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대학로 성인 연극 무대는 해를 거듭할수록 공연장을 늘려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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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성인 연극, 3D 영상에 VIP 룸까지…
    • 입력 2011-04-22 08: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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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알몸 차림의 여배우가 등장하는 이른바 성인연극이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말초적 성적 호기심에 기대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있는가하면 시대 변화에 발맞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수영기자, 대학로의 성인 연극 실태를 밀착취재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성인 연극이 잇따라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배우가 30분 동안 무대에 오를 정도로 내용은 노골적입니다.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한 성인 연극은 거의 모든 공연이 매진되다시피 하면서 관객 동원 5만을 헤아립니다.

3D 입체 영상에 이른바 VIP룸까지 등장했습니다.

성인 연극 돌풍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립니다.

<리포트>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20대 여배우가 속옷만 걸친 50대 남성 배우와 대화를 나눕니다.

여배우가 아슬아슬한 옷차림을 한 채 침대에 걸터앉아 남자 주인공에게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중년 남자 교수와 여제자 사이 불륜을 다룬 한 성인 연극 장면입니다.

<인터뷰> 엄다혜(배우) : “일단 성인연극이다 보니까 당연히 노출도 즐겨주셨으면 저도 좋겠어요. (노출) 전에는 사람들이 호응도 좋고, 많이 웃으시거든요. 그런데 딱 노출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조용하시더라고요.”

무대 한편에 마련된 대형 텔레비전 스크린에서는 3D 입체 영상도 흘러나옵니다.

남자 주인공이 상상하는 성적 환상을 다룬 노골적인 성인 동영상이 화면에 등장하자 3D 전용 안경을 쓴 관객들이 숨죽이며 지켜봅니다.

<인터뷰> 강철웅(연출가) : “정말 적나라한 장면은 무대에서 남녀가 (연기)했을 때, 관객들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3D(영상을) 차용을 하게 된 겁니다.”

공연장 한 쪽에는 다른 관객들 시선을 피해 혼자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VIP룸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녹취> 극장관계자(음성변조) : “배우라든지, 가수 분들이 이 (VIP)룸을 오픈하자마자 룸에서 공연을 관람했던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이 성인 연극은 지난 1월 공연을 시작했고, 평일에도 하루 세 차례씩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관람료가 5만 원으로 대학로 내 다른 연극보다 두세 배 비싼 가격이지만 공연마다 거의 매진되면서 표가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인터뷰> 강철웅(연출가) : “관객들의 반응들도 폭발적이죠. ‘교수와 여제자 1편, 2편’이 (관객) 5만명 이상이 들었어요.”

지난 2009년 무대에 오른 이 성인 연극의 전편에 해당하는 공연 역시 여배우 알몸 연기가 화제를 모으면서 공연기간 6개월 내내 객석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녹취> 공연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예상하지 못했던 관객의 매진행렬이 일어났고, (현장구매하려고) 극장으로 찾아오는 관객들이 (좌석이 모자라서) 계단 이런 쪽밖에 할애가 안 된다고 해도 불구하고 그렇게라도 보겠다...”

성인 연극을 연출한 극단은 중년 남성들이 지닌 성적 고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공감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강철웅(연출가) : “성이야기를 제대로 관객들에게 던져줌으로서 성을 치료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공연으로) (관객들이) ‘아, 성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생활이 일부분이구나’ 이렇게 인식을 가지고 (가셨으면 합니다.)”

90년대 중순 성인연극 제작자가 공연음란죄로 구속된 뒤 성인연극은 10여년 간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남녀 배우가 전라로 등장하는 한 성인 연극이 평론과 흥행 모두 성공한 뒤 최근 2년 사이 성인 연극 8~9편이 잇따라 대학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마광수 교수의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토대로 제작한 또 다른 성인 연극의 경우 반 년 남짓한 공연 기간 동안 10억 원이 넘는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공연 관계자(음성변조) : “(인터넷) 예매처 기록이나 현장판매 기록으로 봤을 때 월 2만 명 관객들이 왔고요, (초기) 월 매출은 2억 정도 (됩니다.)”

선정적 대사와 노골적인 성인 연기를 펼친 여주인공 ‘사라’역을 가수이자 탤런트인 이파니 씨가 맡으면서 한층 화제를 모았습니다.

<녹취> 공연 관계자(음성변조) : “(원작자) 마광수씨가 그렸던 ‘사라’의 이미지하고 이파니씨하고 이미지도 맞았고, 이파니씨도 나름대로 어떤 무대라든지 연기에 대한 열정이 굉장히 강했던 친구예요. (관객) 호응도 많았고, (반응이) 굉장히 좋았죠.”

높은 인기를 누리는 유명인이 무대에 등장할 정도로 성인 연극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성인 연극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채영(경기도 부천시) : “(성인연극이) 어느 정도 틀을 좀 깨는 연극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단순히 외설이라고 보기 보다는 예술적인 측면에서 많이 봐줘야 되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권영권(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 : “좋게 받아들여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정말 (성인연극을) 문화를 알고 그렇게 다가갔던 사람이 한 5퍼센트에서 10퍼센트 정도밖에 안될 것 같아요. 한마디로 호기심?”

성인 연극이 아닌 정통 연극을 연출하는 연극계 시각은 차갑습니다.

말초적 성적 호기심에 기댄 돈벌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녹취> 김성노(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 “외국 같은 경우에는 주스한 잔 마시면서 (보는) 무대 위에서 여자들이 벗는 쇼들이 많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전혀 못하게 하니까 혹시 (성인)연극에서 벗을까, 라이브를 하는 게 연극밖에 없기 때문에 관객은 계속오고 제작자는 돈 벌고 그거죠.”

성적 노출과 금기를 둘러싼 시대 변화에 발맞춰 성인 연극 무대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터뷰> 심정순(숭실대학교 교수/연극평론가) : “대중적인 관객들의 시각도 많이 성숙해졌기 때문에 (성인연극이) 초기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 중반에 문제가 됐던 당시의 상황하고는 많이 다르거든요? 성숙해진 우리 문화시장 기능에 (성인연극의 평가를)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관객들의 엿보기 심리를 자극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대학로 성인 연극 무대는 해를 거듭할수록 공연장을 늘려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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