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나토 지상군투입 수순밟기 논란

입력 2011.04.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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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등 반군에 연락장교 파견, 美 무인폭격기 투입
리비아 "민간인 무장해 내세울것..미스라타 80% 장악"

영국 등이 리비아 반군에 군사고문단 파견을 결정한 데 이어 미국이 21일 무인정찰기를 배치키로 하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상군 투입 여부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을 무장시켜 외국군대에 대치시킬 것이라며 협박전술로 맞섰다.

격전지 미스라타에서는 정부군의 공격으로 희생자가 속출했다.

◇"지상군 투입 안한다지만…" = 앞서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반군에 군사고문단 성격의 연락장교를 파견키로 결정한 데 이어 미국이 이날 지상 목표물 정밀 타격을 위해 무인 폭격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나토가 교착상태를 끝내고 민간인 희생을 줄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상군 투입 수순밟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국제사회에 확산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나토의 활동이 지상작전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리비아 상황은 명백하게 지상전 개입을 가져오는 것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사가 전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서방은 지상군 투입은 없다며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BBC스코틀랜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침략 또는 점령은 유엔에서 승인받지 않았다"며 "(지상전은) 나토가 바라는 바가 아니며 리비아인과 국제사회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이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캐머런은 지난 20일 미국ㆍ이탈리아 정상 및 세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 타니 카타르 총리와 군사고문단의 역할을 논의했다.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나토군의 역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 치안병력을 훈련시킨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나토 회원국 체코는 이날 더 이상 리비아 군사작전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비아 "나토 지상군에 민간인 대치시킬 것" = '인간 방패' 전술로 나토군을 괴롭히고 있는 리비아 정부는 한 술 더 떠 민간인을 무장시켜 나토군 지상공격에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나토군이 미스라타 등으로 진격하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이라크전보다 10배는 더 피해가 클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브라힘은 또 "우리는 전 인구를 무장시키고 있다"며 "나토군이 리비아 주요 도시를 점령하려고 들어 온다면 젊은 리비아 남녀와 대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연합(AU)이 제시한 중재안을 반군이 받아들이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반군은 AU의 중재안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즉각 퇴진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미스라타 희생자 계속 늘어 = 7주째 정부군에 포위된 채 공격을 받고 있는 서부전선 미스라타에서는 이날도 치열한 교전 과정에서 최소 7명이 숨졌다.

나토군이 20일 미스라타 인근 정부군에 공습을 강화한 후에도 카다피군은 반군 장악지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정부군이 항구와 키르자스지역을 제외한 미스라타의 80%를 손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3대 도시 미스라타는 리비아 서부에서 유일하게 반군에 남아 있는 곳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카다피군은 미스라타 등에 무자비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카다피군이 리비아인들에게 집속탄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속탄은 폭탄 내부에 수십~수백개의 자탄(子彈, 새끼폭탄)을 장착해 넓은 면적을 한번에 공격할 수 있도록 한 무기로, 발사된 자탄 중 일부는 불발탄으로 남아 있다가 대인지뢰처럼 터지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는 지난 2008년 집속탄 사용금지 협약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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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에 나토 지상군투입 수순밟기 논란
    • 입력 2011-04-22 09:36:48
    연합뉴스
英 등 반군에 연락장교 파견, 美 무인폭격기 투입 리비아 "민간인 무장해 내세울것..미스라타 80% 장악" 영국 등이 리비아 반군에 군사고문단 파견을 결정한 데 이어 미국이 21일 무인정찰기를 배치키로 하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상군 투입 여부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을 무장시켜 외국군대에 대치시킬 것이라며 협박전술로 맞섰다. 격전지 미스라타에서는 정부군의 공격으로 희생자가 속출했다. ◇"지상군 투입 안한다지만…" = 앞서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반군에 군사고문단 성격의 연락장교를 파견키로 결정한 데 이어 미국이 이날 지상 목표물 정밀 타격을 위해 무인 폭격기를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나토가 교착상태를 끝내고 민간인 희생을 줄인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상군 투입 수순밟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국제사회에 확산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나토의 활동이 지상작전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리비아 상황은 명백하게 지상전 개입을 가져오는 것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사가 전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서방은 지상군 투입은 없다며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BBC스코틀랜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침략 또는 점령은 유엔에서 승인받지 않았다"며 "(지상전은) 나토가 바라는 바가 아니며 리비아인과 국제사회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일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이 리비아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캐머런은 지난 20일 미국ㆍ이탈리아 정상 및 세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 타니 카타르 총리와 군사고문단의 역할을 논의했다.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나토군의 역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 치안병력을 훈련시킨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나토 회원국 체코는 이날 더 이상 리비아 군사작전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비아 "나토 지상군에 민간인 대치시킬 것" = '인간 방패' 전술로 나토군을 괴롭히고 있는 리비아 정부는 한 술 더 떠 민간인을 무장시켜 나토군 지상공격에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나토군이 미스라타 등으로 진격하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이라크전보다 10배는 더 피해가 클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브라힘은 또 "우리는 전 인구를 무장시키고 있다"며 "나토군이 리비아 주요 도시를 점령하려고 들어 온다면 젊은 리비아 남녀와 대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연합(AU)이 제시한 중재안을 반군이 받아들이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반군은 AU의 중재안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즉각 퇴진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미스라타 희생자 계속 늘어 = 7주째 정부군에 포위된 채 공격을 받고 있는 서부전선 미스라타에서는 이날도 치열한 교전 과정에서 최소 7명이 숨졌다. 나토군이 20일 미스라타 인근 정부군에 공습을 강화한 후에도 카다피군은 반군 장악지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브라힘 대변인은 정부군이 항구와 키르자스지역을 제외한 미스라타의 80%를 손에 넣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3대 도시 미스라타는 리비아 서부에서 유일하게 반군에 남아 있는 곳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카다피군은 미스라타 등에 무자비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며 "카다피군이 리비아인들에게 집속탄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속탄은 폭탄 내부에 수십~수백개의 자탄(子彈, 새끼폭탄)을 장착해 넓은 면적을 한번에 공격할 수 있도록 한 무기로, 발사된 자탄 중 일부는 불발탄으로 남아 있다가 대인지뢰처럼 터지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사회는 지난 2008년 집속탄 사용금지 협약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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