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폭락 ‘널뛰기’…채소값 안정 해법은?

입력 2011.04.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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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민들이 애써 기른 배추밭을 갈아 엎고 있습니다.

배추 가격이 폭락해, 산지에서는 한 포기에 5백 원도 채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오종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민이 애써 키운 배추를 갈아 엎습니다.

석 달 넘게 정성들여 키웠지만 가격이 폭락해 수확을 포기한 겁니다.

지난해 김장철 산지에서 포기당 6천 원에 출하했던 배추를 지금은 5백 원 받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인터뷰> 문정숙(배추 재배 농민) : "수확을 하면 하는 만큼 손해입니다. 진짜로. 기름값에다 운반비에다 손해이기 때문에 갈아엎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추를 재배한 농민들도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산지 도매시장에서 풋고추 가격은 킬로그램당 2천 원 정도로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정희(고추재배 농민) : "고추를 한 번 따고 두 번 따고 계속 따도 항상 그 기름값을 채 못 대기 때문에 인건비로 찾아 쓸 수가 없었어요. 인건비는 거의 빌려서(줬습니다.)"

오이와 조생종 양파도 지난해 비해 많게는 70%가량 가격이 내리는 등 봄철 채소값 폭락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채소값 폭락에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워진 농민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앵커 멘트>

오늘 배추 한 포기의 평균 소매 가격은 얼마였을까요?

2천 3백 8십 원. 한 달 전보다 절반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문제는 다른 해 평균 가격보다 유난히 많이 떨어졌다는 것인데요. 왜 이렇게 등락이 심한지, 이병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조금이라도 싼 배추를 사려는 장사진입니다.

불과 6개월 전 모습입니다.

오늘 배추값은 3포기에 3천3백 원, 지난해의 십분의 일 수준입니다.

<녹취> 주부 : "싸니까 우리는 좋은데 농민들은 안타깝죠."

이렇게 배추값이 폭락한 건 정부가 수급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 초부터 봄 배추 재배 면적이 늘 것이라고 계속 경고했습니다.

공급을 줄여야 했지만 현장에선 오히려 배추 심기를 독려했습니다.

<녹취> 배추재배농민(이장) : "2월에 봄 배추 재배면적을 늘려 심자고 홍보물이 왔길래 이장들끼리 모여서 나중에 가격이 폭락하면 어떻게 정부가 책임질거냐 얘기를.."

겨울 배추의 저장량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김종훈(농식품부 식량원예정책관) : "올해 워낙 가격이 좋으니까 훨씬 많은 물량이 들어간거다, 그런 것까지 다 파악하기 어려웠다."

채소값 안정 대책으로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 확대에 나섰지만 실정은 여의치 않습니다.

<녹취> 00농협 조합장 : "손실이 나는 부분에 대해 유통손실보전기금이라고 해서 메꿔 넣어요. 그게 부채 계정으로 들어가니까 많이 쌓아놓을 수가 없어요"

수급조절 실패와 지지부진한 계약재배가 고쳐지지 않으면 농산물값 널뛰기는 해마다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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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등-폭락 ‘널뛰기’…채소값 안정 해법은?
    • 입력 2011-04-26 22: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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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민들이 애써 기른 배추밭을 갈아 엎고 있습니다. 배추 가격이 폭락해, 산지에서는 한 포기에 5백 원도 채 받기 어렵다고 합니다. 오종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민이 애써 키운 배추를 갈아 엎습니다. 석 달 넘게 정성들여 키웠지만 가격이 폭락해 수확을 포기한 겁니다. 지난해 김장철 산지에서 포기당 6천 원에 출하했던 배추를 지금은 5백 원 받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인터뷰> 문정숙(배추 재배 농민) : "수확을 하면 하는 만큼 손해입니다. 진짜로. 기름값에다 운반비에다 손해이기 때문에 갈아엎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추를 재배한 농민들도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산지 도매시장에서 풋고추 가격은 킬로그램당 2천 원 정도로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정희(고추재배 농민) : "고추를 한 번 따고 두 번 따고 계속 따도 항상 그 기름값을 채 못 대기 때문에 인건비로 찾아 쓸 수가 없었어요. 인건비는 거의 빌려서(줬습니다.)" 오이와 조생종 양파도 지난해 비해 많게는 70%가량 가격이 내리는 등 봄철 채소값 폭락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채소값 폭락에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워진 농민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앵커 멘트> 오늘 배추 한 포기의 평균 소매 가격은 얼마였을까요? 2천 3백 8십 원. 한 달 전보다 절반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문제는 다른 해 평균 가격보다 유난히 많이 떨어졌다는 것인데요. 왜 이렇게 등락이 심한지, 이병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조금이라도 싼 배추를 사려는 장사진입니다. 불과 6개월 전 모습입니다. 오늘 배추값은 3포기에 3천3백 원, 지난해의 십분의 일 수준입니다. <녹취> 주부 : "싸니까 우리는 좋은데 농민들은 안타깝죠." 이렇게 배추값이 폭락한 건 정부가 수급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올 초부터 봄 배추 재배 면적이 늘 것이라고 계속 경고했습니다. 공급을 줄여야 했지만 현장에선 오히려 배추 심기를 독려했습니다. <녹취> 배추재배농민(이장) : "2월에 봄 배추 재배면적을 늘려 심자고 홍보물이 왔길래 이장들끼리 모여서 나중에 가격이 폭락하면 어떻게 정부가 책임질거냐 얘기를.." 겨울 배추의 저장량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김종훈(농식품부 식량원예정책관) : "올해 워낙 가격이 좋으니까 훨씬 많은 물량이 들어간거다, 그런 것까지 다 파악하기 어려웠다." 채소값 안정 대책으로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 확대에 나섰지만 실정은 여의치 않습니다. <녹취> 00농협 조합장 : "손실이 나는 부분에 대해 유통손실보전기금이라고 해서 메꿔 넣어요. 그게 부채 계정으로 들어가니까 많이 쌓아놓을 수가 없어요" 수급조절 실패와 지지부진한 계약재배가 고쳐지지 않으면 농산물값 널뛰기는 해마다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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