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역투’ 류현진, 악전고투 빛난다

입력 2011.05.02 (10:49) 수정 2011.05.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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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괴물' 류현진(24·한화 이글스)의 고군분투가 올해는 더 빛을 발하고 있다.

타선과 수비, 구원투수진의 지원이 최악의 수준으로 부실화하면서 오로지 호투 하나로 경기 전체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류현진이 등판한 두 경기는 악전고투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류현진은 지난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공을 무려 134개나 던져 2008년 9월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기록한 개인 최다투구와 타이를 이뤘다.

사사구는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기 때문에 당연히 승리가 뒤따랐다.

하지만 공 127개를 던지며 같은 수준으로 완투한 지난 26일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는 결과가 완전히 달랐다.

삼진을 10개나 솎아내면서 안타 4개, 볼넷 2개만 내주고 2실점했지만 한화가 무득점에 그치면서 패전멍에를 썼다.

누구나 인정하는 쾌투를 하더라도 승리를 담보할 수 없는 일상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한화의 각종 팀 기록을 보면 올해 류현진이 처한 상황이 더 잘 드러난다.

한화는 김태균과 이범호 등 주축타자들이 이적하고 리빌딩 과정에서 베테랑들도 빠지면서 득점력이 류현진이 데뷔한 2006년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경기평균 득점이 2006년 4.05점, 2007년 4.23점, 2008년 4.69점, 2009년 4.94점, 작년 4.08점으로 4점대로 유지되던 것이 올해는 현재 3.08점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투수로 잘했다는 기준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기록)를 충족해도 승리투수가 되기가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구원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4.96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를 달리고 있어 마운드를 넘긴 이후에도 걱정이다.

한화는 올 시즌 실책이 20개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고 젊은 야수들이 주축을 이루기에 호수비가 돼야 할 것이 기록되지 않는 실책이 되는 때가 잦다.

이런 악조건에서 류현진이 에이스로서 승리를 책임지려고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상대 타자를 출루시키지 말고 될 수 있으면 맞춰잡기도 멀리하며 구원투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완투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런 맥락에서 전날 9이닝 동안 무사사구를 기록한 데 대해 "볼넷만은 절대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6경기에서 삼진 42개를 잡아 게리 글로버(6경기 34개·SK)를 멀찍이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평균 공 116개를 던져 투구 수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경기평균 7이닝 정도를 던져 이 부문도 최고다.

한대화 한화 감독도 이런 난국을 잘 알기에 "류현진이 등판하면 더욱 신경이 쓰이고 나가서 이기려고 애를 쓰는 것을 보면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과로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 조절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전날 9회에 코치진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완투를 고집했다. 9회까지 구속이 시속 145㎞까지 나오는 등 지친 기색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한화는 류현진이 경기 중에 완급을 조절하고 쉬어가는 요령을 터득했기 때문에 일단 현재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이닝 수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한다.

눈부신 고군분투를 이어가는 류현진이 시즌 중반에도 무너지지 않고 제 기량을 펼쳐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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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 역투’ 류현진, 악전고투 빛난다
    • 입력 2011-05-02 10:49:05
    • 수정2011-05-02 10:52:38
    연합뉴스
국내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괴물' 류현진(24·한화 이글스)의 고군분투가 올해는 더 빛을 발하고 있다. 타선과 수비, 구원투수진의 지원이 최악의 수준으로 부실화하면서 오로지 호투 하나로 경기 전체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류현진이 등판한 두 경기는 악전고투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류현진은 지난 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공을 무려 134개나 던져 2008년 9월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기록한 개인 최다투구와 타이를 이뤘다. 사사구는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타선을 완벽하게 잠재웠기 때문에 당연히 승리가 뒤따랐다. 하지만 공 127개를 던지며 같은 수준으로 완투한 지난 26일 넥센과의 원정경기에서는 결과가 완전히 달랐다. 삼진을 10개나 솎아내면서 안타 4개, 볼넷 2개만 내주고 2실점했지만 한화가 무득점에 그치면서 패전멍에를 썼다. 누구나 인정하는 쾌투를 하더라도 승리를 담보할 수 없는 일상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한화의 각종 팀 기록을 보면 올해 류현진이 처한 상황이 더 잘 드러난다. 한화는 김태균과 이범호 등 주축타자들이 이적하고 리빌딩 과정에서 베테랑들도 빠지면서 득점력이 류현진이 데뷔한 2006년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경기평균 득점이 2006년 4.05점, 2007년 4.23점, 2008년 4.69점, 2009년 4.94점, 작년 4.08점으로 4점대로 유지되던 것이 올해는 현재 3.08점을 기록하고 있다. 선발투수로 잘했다는 기준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기록)를 충족해도 승리투수가 되기가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구원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4.96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를 달리고 있어 마운드를 넘긴 이후에도 걱정이다. 한화는 올 시즌 실책이 20개로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고 젊은 야수들이 주축을 이루기에 호수비가 돼야 할 것이 기록되지 않는 실책이 되는 때가 잦다. 이런 악조건에서 류현진이 에이스로서 승리를 책임지려고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상대 타자를 출루시키지 말고 될 수 있으면 맞춰잡기도 멀리하며 구원투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완투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런 맥락에서 전날 9이닝 동안 무사사구를 기록한 데 대해 "볼넷만은 절대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6경기에서 삼진 42개를 잡아 게리 글로버(6경기 34개·SK)를 멀찍이 제치고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평균 공 116개를 던져 투구 수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경기평균 7이닝 정도를 던져 이 부문도 최고다. 한대화 한화 감독도 이런 난국을 잘 알기에 "류현진이 등판하면 더욱 신경이 쓰이고 나가서 이기려고 애를 쓰는 것을 보면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과로하지 않을 정도로 자기 조절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전날 9회에 코치진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완투를 고집했다. 9회까지 구속이 시속 145㎞까지 나오는 등 지친 기색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한화는 류현진이 경기 중에 완급을 조절하고 쉬어가는 요령을 터득했기 때문에 일단 현재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즌 중반부터 이닝 수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한다. 눈부신 고군분투를 이어가는 류현진이 시즌 중반에도 무너지지 않고 제 기량을 펼쳐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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