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 김정심 ‘의리의 부상 투혼’

입력 2011.05.04 (19:29) 수정 2011.05.0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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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선수 없으면 우린 경기 하나마나 예요."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 김운학 감독은 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훈련 도중 이렇게 말했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돼 훈련에 빠지고 병원으로 간 최고참 피벗 김정심(35)을 두고 한 말이었다.



주장을 맡은 김정심은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키 178㎝인 그가 빠지면 용인시청 필드 플레이어의 평균키는 166.1㎝로 낮아져 치명타가 된다.



’단신 팀’인 용인시청은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키 170㎝가 넘는 선수가 김정심과 명복희(171㎝) 두 명뿐이기 때문이다.



김정심은 4일 부산시설관리공단과의 경기 전날까지 훈련도 하지 못하는 ’환자’였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아팠느냐는 듯이 전·후반 60분을 모두 뛰며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가로채기와 블록슛을 한 차례씩 해내며 팀의 33-30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김정심이 60분을 다 뛴 것은 교체 선수가 딱히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용인시청은 12명의 ’초미니 선수단’이라 마땅히 바꿔줄 선수가 없었다.



함께 용인시청에서 뛰던 골키퍼 김정예와 쌍둥이 선수로도 유명했던 김정심은 2008년 한 차례 은퇴했다가 아이를 낳고 복귀했다.



19개월 된 딸을 본지도 벌써 한 달이 더 됐다는 김정심은 "복귀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따라 하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6월 말까지만 팀이 유지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터라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팀 분위기는 좋지만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사실 김정심은 어떻게 보면 선수 생활을 할 만큼 했기 때문에 팀이 6월 말에 해체된다고 해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도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정심은 "후배 선수들의 진로가 걸려 있고 성격상 일단 한 번 하면 열심히 하는 편이라 어떻게 그러겠느냐"고 손을 내저었다.



개막 전만 해도 하위권으로 꼽힌 용인시청은 선수들의 ’해체 투혼’에 힘입어 3승1패로 단독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심은 "욕심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는 나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플레이오프는 7월에 열린다는 사실이다. 6월 말 해체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경우 팀이 플레이오프에는 오르고도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김정심은 "감독님이 ’우리 팀은 없어지지 않으니 그런 생각 하지 말고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하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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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시청 김정심 ‘의리의 부상 투혼’
    • 입력 2011-05-04 19:29:05
    • 수정2011-05-04 19:35:22
    연합뉴스
"그 선수 없으면 우린 경기 하나마나 예요."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 김운학 감독은 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훈련 도중 이렇게 말했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돼 훈련에 빠지고 병원으로 간 최고참 피벗 김정심(35)을 두고 한 말이었다.

주장을 맡은 김정심은 공수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키 178㎝인 그가 빠지면 용인시청 필드 플레이어의 평균키는 166.1㎝로 낮아져 치명타가 된다.

’단신 팀’인 용인시청은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키 170㎝가 넘는 선수가 김정심과 명복희(171㎝) 두 명뿐이기 때문이다.

김정심은 4일 부산시설관리공단과의 경기 전날까지 훈련도 하지 못하는 ’환자’였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언제 아팠느냐는 듯이 전·후반 60분을 모두 뛰며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가로채기와 블록슛을 한 차례씩 해내며 팀의 33-30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김정심이 60분을 다 뛴 것은 교체 선수가 딱히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용인시청은 12명의 ’초미니 선수단’이라 마땅히 바꿔줄 선수가 없었다.

함께 용인시청에서 뛰던 골키퍼 김정예와 쌍둥이 선수로도 유명했던 김정심은 2008년 한 차례 은퇴했다가 아이를 낳고 복귀했다.

19개월 된 딸을 본지도 벌써 한 달이 더 됐다는 김정심은 "복귀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따라 하기 어려웠지만 올해는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6월 말까지만 팀이 유지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터라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팀 분위기는 좋지만 여건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사실 김정심은 어떻게 보면 선수 생활을 할 만큼 했기 때문에 팀이 6월 말에 해체된다고 해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도 있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정심은 "후배 선수들의 진로가 걸려 있고 성격상 일단 한 번 하면 열심히 하는 편이라 어떻게 그러겠느냐"고 손을 내저었다.

개막 전만 해도 하위권으로 꼽힌 용인시청은 선수들의 ’해체 투혼’에 힘입어 3승1패로 단독 2위에 오르는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심은 "욕심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3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는 나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플레이오프는 7월에 열린다는 사실이다. 6월 말 해체 방침에 변화가 없을 경우 팀이 플레이오프에는 오르고도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김정심은 "감독님이 ’우리 팀은 없어지지 않으니 그런 생각 하지 말고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하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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