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궈룽(張國榮)ㆍ 왕쭈센(王祖賢) 주연의 '천녀유혼'(1987)은 1980년대 홍콩 영화를 추억하는 팬들에게 '영웅본색'과 함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영화다.
짧은 시간, 생을 넘나드는 불멸의 사랑이야기는 젊은 층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나돌던 이 영화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마침내 개봉까지 하게 됐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등 매력적인 요소들이 두루 갖춰진 영화이지만 수십 년간 리메이크가 되지 않은 이유는 전작이 가진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제는 저세상으로 간 장궈룽. 청년들의 차디찬 심장을 뜨겁게 옥죄었던 왕쭈센의 존재는 '천녀유혼'의 처음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백의 시 '장진주'(將進酒)를 읊으며 유유자적 걷다가 늑대가 짖는 소리에 도망치듯 난약사로 향하던 장궈룽의 표정, 왕쭈센과 키스를 나눈 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욕탕 속으로 침잠하던 장궈룽의 모습, '아아아아~아'라는 묘한 여성 보컬의 노래와 함께 머리를 흩날리며 등장하는 왕쭈센의 얼굴, 정자에 앉아 고고한 자태로 거문고를 타던 왕쭈센의 자태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두 배우를 떠올리지 않고 '천녀유혼'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 원작을 뛰어넘으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을 이용해 1987년 판에는 전무한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사용했다. 원작을 능가하는 호쾌한 무술장면도 여럿 있다. 애정전선도 영채신(장꿔룽)-섭소천(왕쭈센) 중심에서 영채신-섭소천-연적하의 삼각관계로 확대했다.
그러나 물량을 많이 쏟는다고 영화가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 '더 크게, 더 세게, 더 많이'라는 속편의 법칙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는 게 영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작의 속편은 아니지만 이러한 속편의 법칙에 걸려든 듯 보인다.
약 200억원의 제작비, 때깔 좋은 CG, 화려한 무협액션이 2011년판 '천녀유혼'을 세공한다. 할리우드 뱀파이어물의 영향을 받은 듯 퇴마사들은 화살을 이용해 요괴를 제압한다. 요괴들은 더욱 '야한' 차림으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영화의 매력은 거기까지다. 요괴와 인간의 사랑은 소슬하지도, 가슴을 후벼 파지도 않는다.
이야기 줄기는 연적하와 섭소천의 사랑이야기를 제외하고 1987년판과 비슷하다.
물길이 끊긴 흑산촌에 정부 하급관리 영채신(위사오친.余少群)이 찾아온다. 수원을 찾기 위해 산으로 오른 영채신은 미녀 섭소천(류이페이.劉亦菲)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천 년 묵은 나무 요괴의 밑에서 활동하는 요괴 섭소천도 순진하기 그지없는 영채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둘은 섭소천의 옛 연인 연적하(구톈러.古天樂)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지만 나무요괴에게 공격을 받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0년대 향수를 지닌 팬들에게는 원작에 대한 그리움만 쌓이게 해준다.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액션 등 다양한 볼거리와 류이페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상영시간은 98분.
5월1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짧은 시간, 생을 넘나드는 불멸의 사랑이야기는 젊은 층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나돌던 이 영화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마침내 개봉까지 하게 됐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등 매력적인 요소들이 두루 갖춰진 영화이지만 수십 년간 리메이크가 되지 않은 이유는 전작이 가진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제는 저세상으로 간 장궈룽. 청년들의 차디찬 심장을 뜨겁게 옥죄었던 왕쭈센의 존재는 '천녀유혼'의 처음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백의 시 '장진주'(將進酒)를 읊으며 유유자적 걷다가 늑대가 짖는 소리에 도망치듯 난약사로 향하던 장궈룽의 표정, 왕쭈센과 키스를 나눈 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욕탕 속으로 침잠하던 장궈룽의 모습, '아아아아~아'라는 묘한 여성 보컬의 노래와 함께 머리를 흩날리며 등장하는 왕쭈센의 얼굴, 정자에 앉아 고고한 자태로 거문고를 타던 왕쭈센의 자태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두 배우를 떠올리지 않고 '천녀유혼'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 원작을 뛰어넘으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을 이용해 1987년 판에는 전무한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사용했다. 원작을 능가하는 호쾌한 무술장면도 여럿 있다. 애정전선도 영채신(장꿔룽)-섭소천(왕쭈센) 중심에서 영채신-섭소천-연적하의 삼각관계로 확대했다.
그러나 물량을 많이 쏟는다고 영화가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 '더 크게, 더 세게, 더 많이'라는 속편의 법칙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는 게 영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작의 속편은 아니지만 이러한 속편의 법칙에 걸려든 듯 보인다.
약 200억원의 제작비, 때깔 좋은 CG, 화려한 무협액션이 2011년판 '천녀유혼'을 세공한다. 할리우드 뱀파이어물의 영향을 받은 듯 퇴마사들은 화살을 이용해 요괴를 제압한다. 요괴들은 더욱 '야한' 차림으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영화의 매력은 거기까지다. 요괴와 인간의 사랑은 소슬하지도, 가슴을 후벼 파지도 않는다.
이야기 줄기는 연적하와 섭소천의 사랑이야기를 제외하고 1987년판과 비슷하다.
물길이 끊긴 흑산촌에 정부 하급관리 영채신(위사오친.余少群)이 찾아온다. 수원을 찾기 위해 산으로 오른 영채신은 미녀 섭소천(류이페이.劉亦菲)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천 년 묵은 나무 요괴의 밑에서 활동하는 요괴 섭소천도 순진하기 그지없는 영채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둘은 섭소천의 옛 연인 연적하(구톈러.古天樂)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지만 나무요괴에게 공격을 받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0년대 향수를 지닌 팬들에게는 원작에 대한 그리움만 쌓이게 해준다.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액션 등 다양한 볼거리와 류이페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상영시간은 98분.
5월1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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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영화> 장궈룽-왕쭈센에 눌린 新 ‘천녀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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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05-06 08:19:06
장궈룽(張國榮)ㆍ 왕쭈센(王祖賢) 주연의 '천녀유혼'(1987)은 1980년대 홍콩 영화를 추억하는 팬들에게 '영웅본색'과 함께 가장 많이 회자되는 영화다.
짧은 시간, 생을 넘나드는 불멸의 사랑이야기는 젊은 층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나돌던 이 영화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마침내 개봉까지 하게 됐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등 매력적인 요소들이 두루 갖춰진 영화이지만 수십 년간 리메이크가 되지 않은 이유는 전작이 가진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제는 저세상으로 간 장궈룽. 청년들의 차디찬 심장을 뜨겁게 옥죄었던 왕쭈센의 존재는 '천녀유혼'의 처음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백의 시 '장진주'(將進酒)를 읊으며 유유자적 걷다가 늑대가 짖는 소리에 도망치듯 난약사로 향하던 장궈룽의 표정, 왕쭈센과 키스를 나눈 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욕탕 속으로 침잠하던 장궈룽의 모습, '아아아아~아'라는 묘한 여성 보컬의 노래와 함께 머리를 흩날리며 등장하는 왕쭈센의 얼굴, 정자에 앉아 고고한 자태로 거문고를 타던 왕쭈센의 자태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두 배우를 떠올리지 않고 '천녀유혼'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 원작을 뛰어넘으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을 이용해 1987년 판에는 전무한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사용했다. 원작을 능가하는 호쾌한 무술장면도 여럿 있다. 애정전선도 영채신(장꿔룽)-섭소천(왕쭈센) 중심에서 영채신-섭소천-연적하의 삼각관계로 확대했다.
그러나 물량을 많이 쏟는다고 영화가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 '더 크게, 더 세게, 더 많이'라는 속편의 법칙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는 게 영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작의 속편은 아니지만 이러한 속편의 법칙에 걸려든 듯 보인다.
약 200억원의 제작비, 때깔 좋은 CG, 화려한 무협액션이 2011년판 '천녀유혼'을 세공한다. 할리우드 뱀파이어물의 영향을 받은 듯 퇴마사들은 화살을 이용해 요괴를 제압한다. 요괴들은 더욱 '야한' 차림으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영화의 매력은 거기까지다. 요괴와 인간의 사랑은 소슬하지도, 가슴을 후벼 파지도 않는다.
이야기 줄기는 연적하와 섭소천의 사랑이야기를 제외하고 1987년판과 비슷하다.
물길이 끊긴 흑산촌에 정부 하급관리 영채신(위사오친.余少群)이 찾아온다. 수원을 찾기 위해 산으로 오른 영채신은 미녀 섭소천(류이페이.劉亦菲)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천 년 묵은 나무 요괴의 밑에서 활동하는 요괴 섭소천도 순진하기 그지없는 영채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둘은 섭소천의 옛 연인 연적하(구톈러.古天樂)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지만 나무요괴에게 공격을 받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0년대 향수를 지닌 팬들에게는 원작에 대한 그리움만 쌓이게 해준다.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액션 등 다양한 볼거리와 류이페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상영시간은 98분.
5월1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짧은 시간, 생을 넘나드는 불멸의 사랑이야기는 젊은 층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나돌던 이 영화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마침내 개봉까지 하게 됐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등 매력적인 요소들이 두루 갖춰진 영화이지만 수십 년간 리메이크가 되지 않은 이유는 전작이 가진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제는 저세상으로 간 장궈룽. 청년들의 차디찬 심장을 뜨겁게 옥죄었던 왕쭈센의 존재는 '천녀유혼'의 처음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백의 시 '장진주'(將進酒)를 읊으며 유유자적 걷다가 늑대가 짖는 소리에 도망치듯 난약사로 향하던 장궈룽의 표정, 왕쭈센과 키스를 나눈 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욕탕 속으로 침잠하던 장궈룽의 모습, '아아아아~아'라는 묘한 여성 보컬의 노래와 함께 머리를 흩날리며 등장하는 왕쭈센의 얼굴, 정자에 앉아 고고한 자태로 거문고를 타던 왕쭈센의 자태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두 배우를 떠올리지 않고 '천녀유혼'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 원작을 뛰어넘으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을 이용해 1987년 판에는 전무한 컴퓨터그래픽(CG)을 많이 사용했다. 원작을 능가하는 호쾌한 무술장면도 여럿 있다. 애정전선도 영채신(장꿔룽)-섭소천(왕쭈센) 중심에서 영채신-섭소천-연적하의 삼각관계로 확대했다.
그러나 물량을 많이 쏟는다고 영화가 더 좋아지는 건 아니다. '더 크게, 더 세게, 더 많이'라는 속편의 법칙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는 게 영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7년작의 속편은 아니지만 이러한 속편의 법칙에 걸려든 듯 보인다.
약 200억원의 제작비, 때깔 좋은 CG, 화려한 무협액션이 2011년판 '천녀유혼'을 세공한다. 할리우드 뱀파이어물의 영향을 받은 듯 퇴마사들은 화살을 이용해 요괴를 제압한다. 요괴들은 더욱 '야한' 차림으로 남자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영화의 매력은 거기까지다. 요괴와 인간의 사랑은 소슬하지도, 가슴을 후벼 파지도 않는다.
이야기 줄기는 연적하와 섭소천의 사랑이야기를 제외하고 1987년판과 비슷하다.
물길이 끊긴 흑산촌에 정부 하급관리 영채신(위사오친.余少群)이 찾아온다. 수원을 찾기 위해 산으로 오른 영채신은 미녀 섭소천(류이페이.劉亦菲)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천 년 묵은 나무 요괴의 밑에서 활동하는 요괴 섭소천도 순진하기 그지없는 영채신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둘은 섭소천의 옛 연인 연적하(구톈러.古天樂)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지만 나무요괴에게 공격을 받는다.
2011년판 '천녀유혼'은 1980년대 향수를 지닌 팬들에게는 원작에 대한 그리움만 쌓이게 해준다. 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액션 등 다양한 볼거리와 류이페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상영시간은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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