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짧아도 너무 짧아’…교복치마 논란

입력 2011.05.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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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거리에서 10대 여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교복 치마 길이가 너무 짧다는 생각하신 적 없으신가요?

이 때문에 한 편에선 성범죄나 탈선이 우려된다며 규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만, 다른 한편에선 세상이 어느 땐데 복장까지 간섭하느냔 반론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정수영 기자,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있기도 한데요, 치마 길이가 얼마나 짧기에 그럴까요?

<리포트>

요즘에는 자칫 속옷이 보이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치마를 짧게 줄여 입은 10대 여학생들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교복 치마를 아슬아슬할 정도로 짧게 줄여 입기가 여고생은 물론 여중생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학생들 복장 자유를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학교 측도 쉽게 규제하기 어려워진 게 현실입니다.

자녀들 짧은 교복 치마를 바라보는 학부모들 시선은 크게 엇갈립니다.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한 드라마입니다.

극중 10대 여학생들이 입은 교복 치마 길이가 유독 짧은 점이 눈에 띕니다.

허벅지까지 맨살을 드러낸 이른바 ‘하의실종 교복패션‘으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실제 학생들 사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남녀공학 중학교입니다.

하교시간이 되자 미니스커트나 다름없는 짧은 교복 치마를 입고 허벅지를 드러난 여중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아슬아슬한 짧은 길이에 자칫 속옷이라도 보이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입니다.

<녹취> 중학교 3학년 : “교복 치마요, (짧게는) 엉덩이 보일 것 같이. 완전히 짧게. 00보일 것 같이 (줄여 입어요)”

너도나도 경쟁하듯 교복 치마 길이 줄이기에 나서다 보니 제 길이를 그대로 살려 입는 학생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녹취> 중학교 2학년 : “거의 없어요. (한 반에 몇 명이나 (줄여요?)) 한 명 빼고 다. 여기까지 있는 얘 딱 한 명. 우리 반에 딱 한 명이요.”

고등학교 여학생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도의 한 여자고등학교입니다.

여학생들의 교복 치마 대부분이 무릎 위로 약 15센티미터씩 올라와 있습니다.

<녹취> 고등학교 3학년 : “(원래 (교복) 샀을 때의 길이는 (얼마나 되요?)) 이 정도요. (짧게는) 그냥 딱 보이기 전까지 라인까지 (줄여요.) (속옷 보이기 전까지요?) 네.”

속옷이 보일락말락 할 정도로 짧은 교복 치마에 행인들 시선이 신경쓰여 행동이 불편할 만도 하지만 정작 여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데요.

<녹취> 고등학교 2학년 : “버스에서 남자아저씨들이 쳐다보고 이러는 건 많은 거 같아요. (그런 시선) 신경 쓰는 애들도 있고, 그걸 즐기는 애들도 있고. (왜요?) 예쁘니까? 그냥 자기가 예쁜 줄 알고...”

경기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를 찾아가봤습니다.

남녀공학에 남녀합반으로 하루종일 남학생들과 함께 생활하지만 여고생들 교복 치마 길이 짧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고등학교 2학년 : “계단 올라갈 때나 그때. 그냥 너무 짧으면 민망하기도 하고, (친구한테 (보인다고) 말 좀 해주죠.) 따로 그렇게 (안 해요) 여자애들 대충 다 그렇게 입으니까.”

교무실 한쪽에는 지난해 학생들로부터 압수한 교복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현장음> 고등학교 교사 : “이런 식으로 줄이는 거지. 한 뼘, 두 뼘도 채 안되죠. 그죠? (치마길이) 전체가 두 뼘도 안 되지.”

이 학교에서는 올해 들어서부터 치마 길이를 지나치게 짧게 줄였다는 이유로 압수하거나 처벌하는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중고등학교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뒤 학생들 복장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 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고등학교 교사 : “(변형이) 너무 심한 것만 이제 단속을 하고 있고요, (치마길이는) 특별히 지금 학생들한테 간섭 안 하는 부분이에요. (학생) 지도가 어려운 게 뭐냐 하면 (학생들이) 교육부 방침이 어떻고 이런 거를 아니까 (강하게 지도하면) ‘선생님 왜 이러십니까. 이러시면 안됩니다’ (합니다.)”

짧은 교복 치마에 대한 학내 규제가 있으나 마나 하다 보니 교사들 눈치 보느라 치마 길이 줄이기를 포기하는 학생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녹취> 고등학교 2학년 : “(학교에서) 규제는 하는데 애들이 안 지켜요. 그냥 줄이고 오는 거죠. 무시하고 벌점 받고. 그냥 벌점 받고 선생님한테 혼나긴 하는데 애들도 안 듣고 하니까 선생님도 포기하죠.”

여학생 대부분이 교복 치마 길이를 줄여 입다 보니 학교 인근 세탁소는 교복 수선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돕니다.

<녹취> 세탁소 업주 : “(치마수선) 최하가 4천 원. 옆에 줄이면 8천 원. (주름을) 박으면 만원도 되고, 그렇게 되죠. (치마)주름 있잖아요? 주름을 박아버려. 걸으면 히프(엉덩이)도 타이트하게 나오고. 재미가 좋아요. 수선하는 이 재미가. 이게 다 돈이니까.”

한 때 교복 치마 줄이는 수선은 거절한 적도 있었지만 워낙 많은 여학생들이 같은 요구를 반복해 결국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세탁소 업주 : “안 줄여주면 그 애가 또 다른데 가서 줄여요. 애들이 더 (짧게) 올리려고 그러지. 무릎 위로. 타이트하게. (안된다고) 해봐야 손해거든요. 차라리 애들 말대로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돈을 받으면 되거든요.”

학부모들 가운데는 자녀들이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짧은 교복 치마를 입는 데 대해 자칫 성범죄 표적이 되지나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종혜(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 “하의실종 패션? 이런 거 있잖아요. 세상이 너무 험하니까 혹시라도 성추행범이라든지 그런 거에 표적이 되니까 그게 걱정스러워서 그런 거죠.”

학생들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교복 매무새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받아들여야 한다는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강혜승(경기도 광명시 독산동) : “교복을 꼭 아이들이 단정한 스타일로 (입고) 학교를 다녀야 한다 이런 거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학생들 스스로 옷차림을 고르도록 간섭하지 말아야 할 것이냐, 범죄나 탈선을 예방하기 위해 규제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여학생들 사이 짧은 교복 치마 입기는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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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5-09 08: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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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거리에서 10대 여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교복 치마 길이가 너무 짧다는 생각하신 적 없으신가요? 이 때문에 한 편에선 성범죄나 탈선이 우려된다며 규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만, 다른 한편에선 세상이 어느 땐데 복장까지 간섭하느냔 반론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정수영 기자,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있기도 한데요, 치마 길이가 얼마나 짧기에 그럴까요? <리포트> 요즘에는 자칫 속옷이 보이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치마를 짧게 줄여 입은 10대 여학생들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교복 치마를 아슬아슬할 정도로 짧게 줄여 입기가 여고생은 물론 여중생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학생들 복장 자유를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학교 측도 쉽게 규제하기 어려워진 게 현실입니다. 자녀들 짧은 교복 치마를 바라보는 학부모들 시선은 크게 엇갈립니다.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한 드라마입니다. 극중 10대 여학생들이 입은 교복 치마 길이가 유독 짧은 점이 눈에 띕니다. 허벅지까지 맨살을 드러낸 이른바 ‘하의실종 교복패션‘으로 드라마뿐만 아니라 실제 학생들 사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한 남녀공학 중학교입니다. 하교시간이 되자 미니스커트나 다름없는 짧은 교복 치마를 입고 허벅지를 드러난 여중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아슬아슬한 짧은 길이에 자칫 속옷이라도 보이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입니다. <녹취> 중학교 3학년 : “교복 치마요, (짧게는) 엉덩이 보일 것 같이. 완전히 짧게. 00보일 것 같이 (줄여 입어요)” 너도나도 경쟁하듯 교복 치마 길이 줄이기에 나서다 보니 제 길이를 그대로 살려 입는 학생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녹취> 중학교 2학년 : “거의 없어요. (한 반에 몇 명이나 (줄여요?)) 한 명 빼고 다. 여기까지 있는 얘 딱 한 명. 우리 반에 딱 한 명이요.” 고등학교 여학생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도의 한 여자고등학교입니다. 여학생들의 교복 치마 대부분이 무릎 위로 약 15센티미터씩 올라와 있습니다. <녹취> 고등학교 3학년 : “(원래 (교복) 샀을 때의 길이는 (얼마나 되요?)) 이 정도요. (짧게는) 그냥 딱 보이기 전까지 라인까지 (줄여요.) (속옷 보이기 전까지요?) 네.” 속옷이 보일락말락 할 정도로 짧은 교복 치마에 행인들 시선이 신경쓰여 행동이 불편할 만도 하지만 정작 여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데요. <녹취> 고등학교 2학년 : “버스에서 남자아저씨들이 쳐다보고 이러는 건 많은 거 같아요. (그런 시선) 신경 쓰는 애들도 있고, 그걸 즐기는 애들도 있고. (왜요?) 예쁘니까? 그냥 자기가 예쁜 줄 알고...” 경기도에 있는 한 고등학교를 찾아가봤습니다. 남녀공학에 남녀합반으로 하루종일 남학생들과 함께 생활하지만 여고생들 교복 치마 길이 짧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고등학교 2학년 : “계단 올라갈 때나 그때. 그냥 너무 짧으면 민망하기도 하고, (친구한테 (보인다고) 말 좀 해주죠.) 따로 그렇게 (안 해요) 여자애들 대충 다 그렇게 입으니까.” 교무실 한쪽에는 지난해 학생들로부터 압수한 교복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현장음> 고등학교 교사 : “이런 식으로 줄이는 거지. 한 뼘, 두 뼘도 채 안되죠. 그죠? (치마길이) 전체가 두 뼘도 안 되지.” 이 학교에서는 올해 들어서부터 치마 길이를 지나치게 짧게 줄였다는 이유로 압수하거나 처벌하는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중고등학교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뒤 학생들 복장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 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고등학교 교사 : “(변형이) 너무 심한 것만 이제 단속을 하고 있고요, (치마길이는) 특별히 지금 학생들한테 간섭 안 하는 부분이에요. (학생) 지도가 어려운 게 뭐냐 하면 (학생들이) 교육부 방침이 어떻고 이런 거를 아니까 (강하게 지도하면) ‘선생님 왜 이러십니까. 이러시면 안됩니다’ (합니다.)” 짧은 교복 치마에 대한 학내 규제가 있으나 마나 하다 보니 교사들 눈치 보느라 치마 길이 줄이기를 포기하는 학생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녹취> 고등학교 2학년 : “(학교에서) 규제는 하는데 애들이 안 지켜요. 그냥 줄이고 오는 거죠. 무시하고 벌점 받고. 그냥 벌점 받고 선생님한테 혼나긴 하는데 애들도 안 듣고 하니까 선생님도 포기하죠.” 여학생 대부분이 교복 치마 길이를 줄여 입다 보니 학교 인근 세탁소는 교복 수선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돕니다. <녹취> 세탁소 업주 : “(치마수선) 최하가 4천 원. 옆에 줄이면 8천 원. (주름을) 박으면 만원도 되고, 그렇게 되죠. (치마)주름 있잖아요? 주름을 박아버려. 걸으면 히프(엉덩이)도 타이트하게 나오고. 재미가 좋아요. 수선하는 이 재미가. 이게 다 돈이니까.” 한 때 교복 치마 줄이는 수선은 거절한 적도 있었지만 워낙 많은 여학생들이 같은 요구를 반복해 결국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세탁소 업주 : “안 줄여주면 그 애가 또 다른데 가서 줄여요. 애들이 더 (짧게) 올리려고 그러지. 무릎 위로. 타이트하게. (안된다고) 해봐야 손해거든요. 차라리 애들 말대로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돈을 받으면 되거든요.” 학부모들 가운데는 자녀들이 허벅지를 훤히 드러낸 짧은 교복 치마를 입는 데 대해 자칫 성범죄 표적이 되지나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종혜(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 “하의실종 패션? 이런 거 있잖아요. 세상이 너무 험하니까 혹시라도 성추행범이라든지 그런 거에 표적이 되니까 그게 걱정스러워서 그런 거죠.” 학생들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교복 매무새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받아들여야 한다는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강혜승(경기도 광명시 독산동) : “교복을 꼭 아이들이 단정한 스타일로 (입고) 학교를 다녀야 한다 이런 거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학생들 스스로 옷차림을 고르도록 간섭하지 말아야 할 것이냐, 범죄나 탈선을 예방하기 위해 규제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여학생들 사이 짧은 교복 치마 입기는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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