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등의 반란’…식품·생활용품 지각변동

입력 2011.05.11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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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식품·생활용품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 2위와 3위 브랜드가 뒤집히는 지각변동이 잦아졌다.

과일주스, 섬유유연제 등은 비교적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품목인데도 가격과 마케팅 전략에 따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며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AC닐슨에 따르면 웅진식품의 '자연은'은 올 1.4분기 과채주스 시장에서 판매액 기준 15.3%의 점유율로 해태음료 썬키스트(14.0%)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2006년만 해도 썬키스트 판매액은 '자연은'의 2배가 넘었으나 그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었고 올 1월에는 처음으로 자연은이 썬키스트를 1.4%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과채주스 시장은 작년 8천800억원 규모로 롯데칠성 델몬트 31.5%, 썬키스트 17.5%, 자연은 14.4%, CCKC(Coca Cola Korea Company) 미닛메이드 10.5% 순으로 시장을 차지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과채주스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의 점유율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며 "자연은의 웰빙음료 콘셉트가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섬유유연제 샤프란은 올 1월 섬유유연제의 '대명사'에 가깝던 피죤을 32년 만에 처음으로 추월해 1위에 올랐다.

LG생건은 피죤보다 1년 늦은 1979년 섬유유연제 시장에 진출한 이후 1위 공략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07년만 해도 피죤의 시장점유율은 절반에 가까운 47.5%였고 샤프란은 26.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샤프란은 격차를 성큼성큼 줄여 나가면서 올 1~2월 점유율 42.6%로 피죤의 35.8%를 6.8%포인트 앞지르는 데 성공했다.

이런 역전 현상은 소비자들이 생필품이라 하더라도 가격과 제품 라인업, 사은행사 등에 따라 그동안 애용하던 브랜드에서 새 브랜드로 더 쉽게 갈아타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LG생건 관계자는 "티슈 형태의 제품, 10배 농축 제품 등 편의성을 높인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았고 피겨 스타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인 점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선두업체의 악재가 바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남양유업에 이어 분유시장 2위를 지켜오던 매일유업이 지난 3월 식중독균 검출과 지난달 포르말린 사료 논란에 잇따라 휩싸이면서 3위 업체인 일동후디스가 '수혜자'가 됐다.

한 대형마트에서 작년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던 매일유업과 일동후디스의 점유율 격차는 올 3~4월 한자릿수로 줄어들었고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오히려 일동후디스가 2위로 올라가며 순위가 뒤집혔다.

이런 현상이 잦아지자 후발주자들의 행보는 더욱 바빠졌다.

CJ제일제당은 포장두부 시장의 개척자이자 50%의 시장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풀무원을 몇 년째 두부로 공략해 왔는데, 특히 올해는 시장점유율 30%를 목표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CJ는 시장 진입 초기 5%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올 1.4분기 27.2%까지 끌어올렸고 1월에는 한때나마 30.4%의 점유율을 기록해 쾌재를 불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후발주자가 30%를 차지한다는 것은 선두업체의 독자 체제를 무너뜨리고 대등한 경쟁구도를 만들 정도의 위치까지 왔다는 의미"라며 "제품 차별화와 다양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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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3등의 반란’…식품·생활용품 지각변동
    • 입력 2011-05-11 06:23:26
    연합뉴스
올해 들어 식품·생활용품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 2위와 3위 브랜드가 뒤집히는 지각변동이 잦아졌다. 과일주스, 섬유유연제 등은 비교적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품목인데도 가격과 마케팅 전략에 따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며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AC닐슨에 따르면 웅진식품의 '자연은'은 올 1.4분기 과채주스 시장에서 판매액 기준 15.3%의 점유율로 해태음료 썬키스트(14.0%)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2006년만 해도 썬키스트 판매액은 '자연은'의 2배가 넘었으나 그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었고 올 1월에는 처음으로 자연은이 썬키스트를 1.4%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과채주스 시장은 작년 8천800억원 규모로 롯데칠성 델몬트 31.5%, 썬키스트 17.5%, 자연은 14.4%, CCKC(Coca Cola Korea Company) 미닛메이드 10.5% 순으로 시장을 차지했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과채주스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의 점유율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의미가 있다"며 "자연은의 웰빙음료 콘셉트가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의 섬유유연제 샤프란은 올 1월 섬유유연제의 '대명사'에 가깝던 피죤을 32년 만에 처음으로 추월해 1위에 올랐다. LG생건은 피죤보다 1년 늦은 1979년 섬유유연제 시장에 진출한 이후 1위 공략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07년만 해도 피죤의 시장점유율은 절반에 가까운 47.5%였고 샤프란은 26.8%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샤프란은 격차를 성큼성큼 줄여 나가면서 올 1~2월 점유율 42.6%로 피죤의 35.8%를 6.8%포인트 앞지르는 데 성공했다. 이런 역전 현상은 소비자들이 생필품이라 하더라도 가격과 제품 라인업, 사은행사 등에 따라 그동안 애용하던 브랜드에서 새 브랜드로 더 쉽게 갈아타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LG생건 관계자는 "티슈 형태의 제품, 10배 농축 제품 등 편의성을 높인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았고 피겨 스타 김연아를 광고모델로 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인 점이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선두업체의 악재가 바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남양유업에 이어 분유시장 2위를 지켜오던 매일유업이 지난 3월 식중독균 검출과 지난달 포르말린 사료 논란에 잇따라 휩싸이면서 3위 업체인 일동후디스가 '수혜자'가 됐다. 한 대형마트에서 작년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던 매일유업과 일동후디스의 점유율 격차는 올 3~4월 한자릿수로 줄어들었고 다른 대형마트에서는 오히려 일동후디스가 2위로 올라가며 순위가 뒤집혔다. 이런 현상이 잦아지자 후발주자들의 행보는 더욱 바빠졌다. CJ제일제당은 포장두부 시장의 개척자이자 50%의 시장점유율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풀무원을 몇 년째 두부로 공략해 왔는데, 특히 올해는 시장점유율 30%를 목표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CJ는 시장 진입 초기 5%대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올 1.4분기 27.2%까지 끌어올렸고 1월에는 한때나마 30.4%의 점유율을 기록해 쾌재를 불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후발주자가 30%를 차지한다는 것은 선두업체의 독자 체제를 무너뜨리고 대등한 경쟁구도를 만들 정도의 위치까지 왔다는 의미"라며 "제품 차별화와 다양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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