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호, 천수·동국·조국 차출 ‘고민’

입력 2011.05.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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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임의탈퇴가 변수..이동국-정조국 중 낙점할 듯



6월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둔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올드 보이' 이천수(30·오미야)와 이동국(32·전북), 정조국(27·오세르) 등 세 명의 국가대표 발탁을 고민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대표팀 주축이었던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 지동원(20·전남) 등 세 명이 올림픽대표팀으로 배당됨에 따라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이 눈을 돌린 후보들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었던 베테랑 선수들이다.



이천수가 조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지만 그를 옭아맨 '임의탈퇴'는 족쇄가 대표 차출의 최대 변수다.



조 감독은 7일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오미야-니가타 경기를 관전하면서 풀타임으로 뛴 이천수의 활약에 대표로 뽑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올 시즌 세 골을 넣는 물오른 기량에다 진지한 태도와 팀플레이에도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나쁜 이미지 때문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의 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며 이천수의 국가대표 발탁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천수는 전남 소속이던 2009년 코치진과 언쟁, 훈련 불참, 감독 지시 불이행 등 마찰을 빚다가 무단으로 팀을 이탈해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전남이 풀어주지 않는다면 K리그에서는 뛸 수 없는 신세다.



'문제아'로 낙인 찍힌 이천수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형님 격인 축구협회가 태극마크를 달아주기가 쉽지 않다. 기량적인 면에서 뛰어난 플레이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선수의 '품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조영증 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대표 선수는 생활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하고 조광래 감독이 (관중에게 주먹 욕설을 했던) 홍정호를 대표로 뽑지 않았던 만큼 이천수 발탁 문제도 이회택 기술위원장과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천수의 친정팀 전남의 정해성 감독도 "기존에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채 이천수의 K리그 활약에 긍정적인 발언을 했지만 구단에서 반대 의견이 큰 만큼 나 역시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이천수 대표 발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조광래 감독은 "괘씸하다고 하더라도 한 번 잘못을 끝까지 가는 건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천수를 뽑을지는 코치진 등과 의논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대표팀 스트라이커 공백을 메울 대안 선수로 이동국과 정조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 박주영(26·AS모나코)이 발목 부상 여파로 최상 컨디션이 아니고 지동원마저 올림픽팀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최전방에서 고립된 플레이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처럼 적극적인 수비 가담 등 더 많은 움직임을 요구해왔다"면서도 "변화된 스타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이동국은 A매치 85경기에서 25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6월27일 우루과이와의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뛴 후 1년 가까이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올 시즌 정규리그 6골로 김정우(상무·8골)에 이어 부문 2위에 올라 있고 약점이던 득점 부문에서도 4개를 배달해 어시스트 부문 역시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올해 프랑스 프로축구 무대로 진출한 정조국은 2일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정조국 역시 대표팀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A매치 12경기에서 4골을 사냥한 정조국은 2009년 2월11일 이란과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 소집된 게 마지막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정조국과 관련해 "프랑스 리그에서 골을 넣어 사기가 올라 있다.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의탈퇴' 족쇄가 풀리지 않은 이천수를 발탁할지와 이동국과 정조국 중 한 명을 낙점할지를 놓고 조광래 감독의 고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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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래호, 천수·동국·조국 차출 ‘고민’
    • 입력 2011-05-13 08:46:56
    연합뉴스
이천수 임의탈퇴가 변수..이동국-정조국 중 낙점할 듯

6월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둔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올드 보이' 이천수(30·오미야)와 이동국(32·전북), 정조국(27·오세르) 등 세 명의 국가대표 발탁을 고민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대표팀 주축이었던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 지동원(20·전남) 등 세 명이 올림픽대표팀으로 배당됨에 따라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조 감독이 눈을 돌린 후보들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었던 베테랑 선수들이다.

이천수가 조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지만 그를 옭아맨 '임의탈퇴'는 족쇄가 대표 차출의 최대 변수다.

조 감독은 7일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오미야-니가타 경기를 관전하면서 풀타임으로 뛴 이천수의 활약에 대표로 뽑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올 시즌 세 골을 넣는 물오른 기량에다 진지한 태도와 팀플레이에도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나쁜 이미지 때문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의 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며 이천수의 국가대표 발탁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천수는 전남 소속이던 2009년 코치진과 언쟁, 훈련 불참, 감독 지시 불이행 등 마찰을 빚다가 무단으로 팀을 이탈해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전남이 풀어주지 않는다면 K리그에서는 뛸 수 없는 신세다.

'문제아'로 낙인 찍힌 이천수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형님 격인 축구협회가 태극마크를 달아주기가 쉽지 않다. 기량적인 면에서 뛰어난 플레이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선수의 '품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조영증 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대표 선수는 생활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하고 조광래 감독이 (관중에게 주먹 욕설을 했던) 홍정호를 대표로 뽑지 않았던 만큼 이천수 발탁 문제도 이회택 기술위원장과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천수의 친정팀 전남의 정해성 감독도 "기존에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채 이천수의 K리그 활약에 긍정적인 발언을 했지만 구단에서 반대 의견이 큰 만큼 나 역시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이천수 대표 발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조광래 감독은 "괘씸하다고 하더라도 한 번 잘못을 끝까지 가는 건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천수를 뽑을지는 코치진 등과 의논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대표팀 스트라이커 공백을 메울 대안 선수로 이동국과 정조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 박주영(26·AS모나코)이 발목 부상 여파로 최상 컨디션이 아니고 지동원마저 올림픽팀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최전방에서 고립된 플레이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처럼 적극적인 수비 가담 등 더 많은 움직임을 요구해왔다"면서도 "변화된 스타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이동국은 A매치 85경기에서 25골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6월27일 우루과이와의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뛴 후 1년 가까이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올 시즌 정규리그 6골로 김정우(상무·8골)에 이어 부문 2위에 올라 있고 약점이던 득점 부문에서도 4개를 배달해 어시스트 부문 역시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올해 프랑스 프로축구 무대로 진출한 정조국은 2일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정조국 역시 대표팀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A매치 12경기에서 4골을 사냥한 정조국은 2009년 2월11일 이란과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때 소집된 게 마지막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정조국과 관련해 "프랑스 리그에서 골을 넣어 사기가 올라 있다.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의탈퇴' 족쇄가 풀리지 않은 이천수를 발탁할지와 이동국과 정조국 중 한 명을 낙점할지를 놓고 조광래 감독의 고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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