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의학회도 ‘한류’…호텔이 동났다

입력 2011.05.1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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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학회는 최대 수천억원 경제효과
일부 과도한 경비지원 관행은 개선할 점

국내 의료 수준이 국제적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세계적 의학 학술대회의 국내 유치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국제 의학 학술대회가 기존 미국과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국가의 주도적 참여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이 '의료 한류'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부에서는 아직도 해외 의학자를 초빙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여행경비와 숙박료 등을 지원하는 관행이 남아 있어 이를 개선해야만 진정한 한류로 거듭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세계 노화·비만·암 분야 전문가가 대거 참석한 국제심포지엄(NAPA 2011)이 지난 2월 경주에서 열렸고, 4월에는 국제위암학회학술대회가 세계 54개국 2천여명의 세계적 위암 전문가들이 모여 성황리에 개최된데 이어 24일에는 국내 의료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의료학술대회로 평가받는 피부과학술대회가 6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한다.

또 10월에는 세계유방암학회(GBCC 2011) 행사가 3일간 일정으로 예정돼 있으며 2013년에는 세계치과의사연맹총회(2만명), 세계신경외과학술대회(5천명), 세계이비인후과학술대회(3천명) 등이 줄줄이 한국서 열린다.

이어 세계내과학회, 세계모발연구학회(이상 2014년), 국제간질학회(2015년), 세계견·주관절학회, 세계치과연구학회(이상 2016년) 등도 한국 유치가 이미 결정돼 있다.

여기에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는 아니지만 외국 의학자 50~100명이 참여하는 국제 세미나나 콘퍼런스 수준의 행사까지 포함하면 매년 20~30개의 행사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국제 의학회가 한국서 잇따라 개최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국내 의료수준의 위상 격상과 국내 의사들의 국제학회에 대한 높은 관심도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 국가간 '자존심' 싸움도 대회 유치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제의료학술대회의 국내 유치는 한국 의료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는 물론이고 막대한 경제적 효과와 국가 이미지 향상의 기회로 작용해 의료 한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의·제약업계는 물론이고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수반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계 의료계의 주장이다.

의료계는 학회 유치를 통해 상당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실제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피부과학술대회의 경우 100여개국에서 1만2천여명의 관계자들이 방한할 예정인데, 서울 시내 특급호텔 39개소의 총 수용 가능 객실이 1만4천388실 정도여서 이미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대부분이 동난 상태다.

이 대회의 숙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킴스트레블 유만희 부사장은 "현재 우리 회사를 통해서만 5천실 정도가 예약된 상태로 대행업체를 끼지 않고 직접 예약한 경우까지 합치면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70~80%는 세계피부과학술대회 참가자로 채워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관광, 숙박, 쇼핑 등 참가자들이 지출하는 직접 비용만 1천500㏄급 자동차 5천대 수출에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으며. 임대료와 세금 등 간접효과까지 감안하면 총 2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내왔다.

폐암학회의 경우 이미 2007년 9월 세계폐암학회 유치로 5천명 가까운 전 세계 폐암 전문가들이 서울에 모이면서 2천명의 고용창출효과와 약 832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국제학회 유치에 개선점이 많다는 비판도 있다. 일부 학회에서는 국제학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협찬 요구와 거금을 들인 해외연자 유치로 빈축을 사기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유명 학회의 국제학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모 의대 교수는 "의료 분야에서는 국제 학술대회 유치가 국익과 학습효과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해당 분야의 '빅 가이'가 아닌데도 학회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과도한 경비를 주고 해외연자를 데려오는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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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의학회도 ‘한류’…호텔이 동났다
    • 입력 2011-05-15 23:07:42
    연합뉴스
대규모 학회는 최대 수천억원 경제효과 일부 과도한 경비지원 관행은 개선할 점 국내 의료 수준이 국제적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세계적 의학 학술대회의 국내 유치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국제 의학 학술대회가 기존 미국과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국가의 주도적 참여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이 '의료 한류'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부에서는 아직도 해외 의학자를 초빙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여행경비와 숙박료 등을 지원하는 관행이 남아 있어 이를 개선해야만 진정한 한류로 거듭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세계 노화·비만·암 분야 전문가가 대거 참석한 국제심포지엄(NAPA 2011)이 지난 2월 경주에서 열렸고, 4월에는 국제위암학회학술대회가 세계 54개국 2천여명의 세계적 위암 전문가들이 모여 성황리에 개최된데 이어 24일에는 국내 의료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제 의료학술대회로 평가받는 피부과학술대회가 6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한다. 또 10월에는 세계유방암학회(GBCC 2011) 행사가 3일간 일정으로 예정돼 있으며 2013년에는 세계치과의사연맹총회(2만명), 세계신경외과학술대회(5천명), 세계이비인후과학술대회(3천명) 등이 줄줄이 한국서 열린다. 이어 세계내과학회, 세계모발연구학회(이상 2014년), 국제간질학회(2015년), 세계견·주관절학회, 세계치과연구학회(이상 2016년) 등도 한국 유치가 이미 결정돼 있다. 여기에 대규모 국제학술대회는 아니지만 외국 의학자 50~100명이 참여하는 국제 세미나나 콘퍼런스 수준의 행사까지 포함하면 매년 20~30개의 행사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국제 의학회가 한국서 잇따라 개최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국내 의료수준의 위상 격상과 국내 의사들의 국제학회에 대한 높은 관심도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 국가간 '자존심' 싸움도 대회 유치에 한몫을 더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제의료학술대회의 국내 유치는 한국 의료계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는 물론이고 막대한 경제적 효과와 국가 이미지 향상의 기회로 작용해 의료 한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의·제약업계는 물론이고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수반돼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계 의료계의 주장이다. 의료계는 학회 유치를 통해 상당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실제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피부과학술대회의 경우 100여개국에서 1만2천여명의 관계자들이 방한할 예정인데, 서울 시내 특급호텔 39개소의 총 수용 가능 객실이 1만4천388실 정도여서 이미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대부분이 동난 상태다. 이 대회의 숙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킴스트레블 유만희 부사장은 "현재 우리 회사를 통해서만 5천실 정도가 예약된 상태로 대행업체를 끼지 않고 직접 예약한 경우까지 합치면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70~80%는 세계피부과학술대회 참가자로 채워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관광, 숙박, 쇼핑 등 참가자들이 지출하는 직접 비용만 1천500㏄급 자동차 5천대 수출에 맞먹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으며. 임대료와 세금 등 간접효과까지 감안하면 총 2천억원 이상의 경제효과와 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내왔다. 폐암학회의 경우 이미 2007년 9월 세계폐암학회 유치로 5천명 가까운 전 세계 폐암 전문가들이 서울에 모이면서 2천명의 고용창출효과와 약 832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국제학회 유치에 개선점이 많다는 비판도 있다. 일부 학회에서는 국제학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업에 대한 과도한 협찬 요구와 거금을 들인 해외연자 유치로 빈축을 사기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유명 학회의 국제학회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모 의대 교수는 "의료 분야에서는 국제 학술대회 유치가 국익과 학습효과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해당 분야의 '빅 가이'가 아닌데도 학회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과도한 경비를 주고 해외연자를 데려오는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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