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증권 거래’ 150조 시대…전산장애 비상

입력 2011.05.18 (07: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연간 150조 상당의 증권이 매매되는 `스마트 증권거래' 시대가 열렸지만, 전산장애 대비책이 불충분해 증권업계가 불의의 사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6일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무선단말기를 활용한 국내 증권거래 규모는 74조3천21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무선단말기를 활용한 거래 규모인 92조8천164억원의 80%를 넘는 수준이다. 무선단말기를 이용한 증권거래는 2009년에도 67조2천6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6.82%나 급증했다.

무선단말기 보급률과 스마트 증권거래량의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거래액수는 1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한다.

반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증권거래는 2009년 2천248조9천494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1천973조4천582억원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스마트 증권거래 과정에서 매매 중단 등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한 증권거래에서 전산장애 민원이 접수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의 버그 등으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무선단말기를 활용한 증권거래는 HTS보다 전산장애에 매우 취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IT 담당자는 "무선 인터넷망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반 인터넷망보다 해킹에 취약하고 스마트폰의 운영체계와 응용프로그램도 개인용컴퓨터(PC)에 비해 보안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스마트폰 기기도 문제가 많아 언제든지 보안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IT시스템 담당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HTS와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속도가 느리고 버그에 의한 강제종료 등 전산장애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말했다.

증권업계가 무선단말기 거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1990년대 말 도입된 HTS의 전산장애 사고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HTS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해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 사고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증권업계를 통틀어 발생한 전산장애 민원ㆍ분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오명을 안아야 했다.

그 전해에는 키움증권의 HTS가 전산장애를 일으켜 다수 투자자가 회사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스마트 증권거래가 HTS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정보보안 면에서 스파이웨어 등이 침투할 가능성이 작아 HTS보다 안전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무선단말기 증권거래 시스템에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전산장애도 아직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스마트 증권 거래’ 150조 시대…전산장애 비상
    • 입력 2011-05-18 07:46:46
    연합뉴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연간 150조 상당의 증권이 매매되는 `스마트 증권거래' 시대가 열렸지만, 전산장애 대비책이 불충분해 증권업계가 불의의 사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6일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무선단말기를 활용한 국내 증권거래 규모는 74조3천21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무선단말기를 활용한 거래 규모인 92조8천164억원의 80%를 넘는 수준이다. 무선단말기를 이용한 증권거래는 2009년에도 67조2천677억원으로 전년 대비 66.82%나 급증했다. 무선단말기 보급률과 스마트 증권거래량의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거래액수는 150조원을 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한다. 반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증권거래는 2009년 2천248조9천494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1천973조4천582억원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스마트 증권거래 과정에서 매매 중단 등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한 증권거래에서 전산장애 민원이 접수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의 버그 등으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무선단말기를 활용한 증권거래는 HTS보다 전산장애에 매우 취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IT 담당자는 "무선 인터넷망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일반 인터넷망보다 해킹에 취약하고 스마트폰의 운영체계와 응용프로그램도 개인용컴퓨터(PC)에 비해 보안능력이 매우 떨어진다. 스마트폰 기기도 문제가 많아 언제든지 보안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IT시스템 담당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HTS와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속도가 느리고 버그에 의한 강제종료 등 전산장애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고 말했다. 증권업계가 무선단말기 거래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1990년대 말 도입된 HTS의 전산장애 사고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HTS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해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 사고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증권업계를 통틀어 발생한 전산장애 민원ㆍ분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오명을 안아야 했다. 그 전해에는 키움증권의 HTS가 전산장애를 일으켜 다수 투자자가 회사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스마트 증권거래가 HTS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정보보안 면에서 스파이웨어 등이 침투할 가능성이 작아 HTS보다 안전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무선단말기 증권거래 시스템에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전산장애도 아직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