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칸 스캔들로 갈림길에 선 ‘두 여자’

입력 2011.05.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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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를 위해 인기 절정의 앵커 자리도 포기했으나 남편의 잇따른 성추문에 맞닥뜨린 안 생클레르(62).

아프리카에서 미국 뉴욕으로 건너와 고단하지만 평범한 삶을 꾸려가다가 프랑스 정치 거물의 성범죄에 연루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32살의 여성.

프랑스 유력 대선후보에서 졸지에 피의자로 전락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범죄 스캔들이 이 두 여자의 인생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셋째 부인으로 동갑내기인 생클레르는 지난 14일 밤 파리에서 지인의 생일을 축하하던 중 남편이 뉴욕에서 호텔 종업원에 대한 성폭행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생클레르는 다음날 "내 남편에 가해진 성폭행 혐의를 전혀 믿지 않는다. 그의 무죄가 입증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고 16일 오전 사건 수습을 위해 스트로스-칸 총재의 대변인과 함께 뉴욕으로 떠났다.

그 지인들도 생클레르가 남편의 성폭행 혐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으며 남편을 위해 무엇이든지 다 할 준비가 됐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엥'에 밝혔다.

프랑스 언론들은 3년 전 스트로스-칸 총재가 IMF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추문이 터졌을 때 남편을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변호했던 생클레르가 이번에도 그의 구원투수로 등장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욕 태생인 생클레르는 프랑스 라디오 '유럽 1'을 통해 처음으로 방송일을 시작했고 프로그램 '7/7' 진행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 앵커로 발돋움했다.

1984년부터 1997년까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소련 대통령부터 가수 마돈나, 폴 매카트니에 이르기까지 숱한 유명인들이 '7/7'에 얼굴을 비췄다.

당시 '7/7' 프로그램의 주간 시청자수는 1천~1천200만 명에 달했고 생클레르는 최고 연봉과 영향력을 자랑하는 저명한 언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푸른 눈과 앙고라 스웨터'가 트레이드마크였던 생클레르는 그러나 1997년 남편인 스트로스-칸 총재가 재무장관으로 임명되자 특혜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돌연 마이크를 놓았다.

결혼생활 20년차에 불거진 이번 스캔들 앞에서 생클레르는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여줄지를 결정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시험에 들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놓였었다고 주장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피해여성에 관한 정보도 하나 둘 흘러나오고 있다.

변호를 맡은 제프리 샤피로 변호사는 피해 여성이 7년 전 매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뉴욕으로 건너왔으며 15살 딸을 키우며 사는 싱글맘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샤피로 변호사는 피해여성의 진술이 일관되며 그녀가 진실하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 의견이 아니라 뉴욕시 경찰국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건 당시 어떤 방식으로든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관계가 있었다고 볼만한 점은 없으며 피해자는 사건 직후에도 가해자가 스트로스-칸 총재인지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샤피로 변호사는 호텔에 취직하면서 가족 둘을 위한 보금자리와 먹을거리를 마련하게 된 것에 기뻐했던 가난한 싱글맘이 이번 사건으로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일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피해여성의 남자형제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지난 14일 여동생이 전화를 걸어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놓으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으며 자신은 몸이 상하니 울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할렘의 한 카페에서 일한다는 이 남성은 자신은 미국 사법체계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의로운 심판을 할 것이라고 믿지만 피해여성은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여성의 이웃주민들은 모녀가 6개월 전에 뉴욕 브롱크스로 이사를 왔으며 남과 어울리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이민자 가족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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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로스-칸 스캔들로 갈림길에 선 ‘두 여자’
    • 입력 2011-05-18 13:14:14
    연합뉴스
내조를 위해 인기 절정의 앵커 자리도 포기했으나 남편의 잇따른 성추문에 맞닥뜨린 안 생클레르(62). 아프리카에서 미국 뉴욕으로 건너와 고단하지만 평범한 삶을 꾸려가다가 프랑스 정치 거물의 성범죄에 연루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32살의 여성. 프랑스 유력 대선후보에서 졸지에 피의자로 전락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범죄 스캔들이 이 두 여자의 인생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셋째 부인으로 동갑내기인 생클레르는 지난 14일 밤 파리에서 지인의 생일을 축하하던 중 남편이 뉴욕에서 호텔 종업원에 대한 성폭행 미수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생클레르는 다음날 "내 남편에 가해진 성폭행 혐의를 전혀 믿지 않는다. 그의 무죄가 입증될 것으로 확신한다"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고 16일 오전 사건 수습을 위해 스트로스-칸 총재의 대변인과 함께 뉴욕으로 떠났다. 그 지인들도 생클레르가 남편의 성폭행 혐의에 맞서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으며 남편을 위해 무엇이든지 다 할 준비가 됐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엥'에 밝혔다. 프랑스 언론들은 3년 전 스트로스-칸 총재가 IMF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추문이 터졌을 때 남편을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변호했던 생클레르가 이번에도 그의 구원투수로 등장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뉴욕 태생인 생클레르는 프랑스 라디오 '유럽 1'을 통해 처음으로 방송일을 시작했고 프로그램 '7/7' 진행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 앵커로 발돋움했다. 1984년부터 1997년까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소련 대통령부터 가수 마돈나, 폴 매카트니에 이르기까지 숱한 유명인들이 '7/7'에 얼굴을 비췄다. 당시 '7/7' 프로그램의 주간 시청자수는 1천~1천200만 명에 달했고 생클레르는 최고 연봉과 영향력을 자랑하는 저명한 언론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푸른 눈과 앙고라 스웨터'가 트레이드마크였던 생클레르는 그러나 1997년 남편인 스트로스-칸 총재가 재무장관으로 임명되자 특혜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돌연 마이크를 놓았다. 결혼생활 20년차에 불거진 이번 스캔들 앞에서 생클레르는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지지를 보여줄지를 결정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시험에 들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놓였었다고 주장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피해여성에 관한 정보도 하나 둘 흘러나오고 있다. 변호를 맡은 제프리 샤피로 변호사는 피해 여성이 7년 전 매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뉴욕으로 건너왔으며 15살 딸을 키우며 사는 싱글맘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샤피로 변호사는 피해여성의 진술이 일관되며 그녀가 진실하다는 것은 단순히 자기 의견이 아니라 뉴욕시 경찰국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건 당시 어떤 방식으로든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관계가 있었다고 볼만한 점은 없으며 피해자는 사건 직후에도 가해자가 스트로스-칸 총재인지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샤피로 변호사는 호텔에 취직하면서 가족 둘을 위한 보금자리와 먹을거리를 마련하게 된 것에 기뻐했던 가난한 싱글맘이 이번 사건으로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일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피해여성의 남자형제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지난 14일 여동생이 전화를 걸어 성폭행당한 사실을 털어놓으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으며 자신은 몸이 상하니 울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할렘의 한 카페에서 일한다는 이 남성은 자신은 미국 사법체계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의로운 심판을 할 것이라고 믿지만 피해여성은 매우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여성의 이웃주민들은 모녀가 6개월 전에 뉴욕 브롱크스로 이사를 왔으며 남과 어울리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이민자 가족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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