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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초대형 은행 필요한가?
입력 2011.05.19 (07:03) 수정 2011.05.19 (07:12) 뉴스광장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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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곤 해설위원]



2년 전 우리나라가 아랍 에미레이트에서 186억 달러 짜리 원자력 발전소를 수주할 때의 일입니다.



아랍 에미레이트 측에서 자산규모 세계 50위권 은행의 보증 없이는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우리 금융기관이 아닌 영국계 금융기관의 보증을 얻어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왜냐하면 국내 최대인 KB조차도 세계 74위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이 있은 뒤 우리도 세계 50위권 이내의 초대형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등에 업고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쳐 메가뱅크 그러니까 글로벌 초대형 은행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인수자금이 부족한 산은금융을 위해 유독 산은금융에게만 최저 인수 지분 규모를 낮춰주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지금 분위기로 보면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기정사실화된 듯 보입니다.



그런데 이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첫째 공적자금 즉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간 우리금융은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도록 돼 있지만 산은금융이 인수할 경우 공적자금은 회수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결국 대형 국책은행을 만드는 것으로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침에도 어긋납니다.



게다가 규모를 초대형으로 만들면 저절로 글로벌 금융기관이 되는 건지도 의문입니다.



실제로 중국 공상은행의 경우 자산규모로는 세계 17위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평가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기존 은행 세 개를 합병해 자산 규모로는 세계 14위의 미즈호 금융을 탄생시킨 지 벌써 11년이 됐지만 여러분들은 미즈호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이렇듯 대형 금융기관과 글로벌 금융기관은 분명 별개의 문제입니다.



덩치를 키운다고 글로벌 금융기관이 되는 건 아니란 얘깁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덩치를 키워서 만들었다기 보다는 자체 경쟁력에 의해 점차 자연스럽게 덩치가 커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은 규모에 비례해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점은 3년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확인됐습니다.



이 교훈을 되새겨 선진국들은 이제 금융기관 대형화를 규제하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대형화의 이점도 있겠지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 [뉴스해설] 초대형 은행 필요한가?
    • 입력 2011-05-19 07:03:46
    • 수정2011-05-19 07:12:38
    뉴스광장 1부
[김시곤 해설위원]



2년 전 우리나라가 아랍 에미레이트에서 186억 달러 짜리 원자력 발전소를 수주할 때의 일입니다.



아랍 에미레이트 측에서 자산규모 세계 50위권 은행의 보증 없이는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우리 금융기관이 아닌 영국계 금융기관의 보증을 얻어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왜냐하면 국내 최대인 KB조차도 세계 74위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이 있은 뒤 우리도 세계 50위권 이내의 초대형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등에 업고 산은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쳐 메가뱅크 그러니까 글로벌 초대형 은행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인수자금이 부족한 산은금융을 위해 유독 산은금융에게만 최저 인수 지분 규모를 낮춰주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지금 분위기로 보면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기정사실화된 듯 보입니다.



그런데 이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첫째 공적자금 즉 국민들의 세금이 들어간 우리금융은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도록 돼 있지만 산은금융이 인수할 경우 공적자금은 회수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결국 대형 국책은행을 만드는 것으로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침에도 어긋납니다.



게다가 규모를 초대형으로 만들면 저절로 글로벌 금융기관이 되는 건지도 의문입니다.



실제로 중국 공상은행의 경우 자산규모로는 세계 17위지만 여전히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평가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기존 은행 세 개를 합병해 자산 규모로는 세계 14위의 미즈호 금융을 탄생시킨 지 벌써 11년이 됐지만 여러분들은 미즈호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이렇듯 대형 금융기관과 글로벌 금융기관은 분명 별개의 문제입니다.



덩치를 키운다고 글로벌 금융기관이 되는 건 아니란 얘깁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덩치를 키워서 만들었다기 보다는 자체 경쟁력에 의해 점차 자연스럽게 덩치가 커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은 규모에 비례해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점은 3년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확인됐습니다.



이 교훈을 되새겨 선진국들은 이제 금융기관 대형화를 규제하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대형화의 이점도 있겠지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