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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미군기지 고엽제 매몰” 논란
美 고엽제 공동조사 신속 합의, 왜?
입력 2011.05.22 (17:17) 연합뉴스
미국이 22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의 고엽제 대량 매몰 의혹에 대한 한국과의 공동조사에 전격 합의하고 나섰다.

그동안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 등을 들어 미군이나 미군기지 내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한국측의 협조 요청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육동한 총리실 국무차장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고엽제 매몰 관련 정부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뒤 양국의 조속한 공동조사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물론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이에 이뤄진 공동 조사와 관련한 협의에서 조사단 규모, 조사 범위, 조사 착수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합의되지 않았다.

다만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활동기간과 범위 등에 대해 합의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미국측이 고엽제 매몰에 대해 이처럼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도 사태의 파장이 예상외로 크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가 경북 칠곡군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근무한 적이 있는 주한미군 3명의 증언 내용을 방송한 이후 이 문제가 한국은 물론 국제적 이슈로 급부상한 것이다.

월남전에서도 쓰였던 고엽제는 악마의 물질로 불릴 정도의 맹독성 물질이다. 고엽제의 성분인 다이옥신은 인체에 들어간 뒤 수년 뒤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지금도 월남전 참전 용사 상당수가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캠프 캐럴에 매몰된 고엽제의 양에 대해서도 5만ℓ에서 10만ℓ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는 데다 이곳은 물론 동두천 등 다른 미군기지에도 매립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국내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 근무자의 증언을 묵살할 경우 한국 내 반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미국측이 판단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했던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운동 등에서 나타난 반미 시위의 재판을 우려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미국측이 자체 보관하는 캠프 캐럴내 고엽제 관리 내용 등 환경 자료들에 대한 분류와 분석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측에 넘겨주기로 한 것도 미국이 사태의 긴급성과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이 문제의 경우 기지 내에 근무하는 자국민과도 관련된 만큼 미국내 여론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다만, 미국측이 얼마나 성의를 갖고 공동조사에 임할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현재 국내에서 왜관 이외의 미군기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지만, 양국이 일단은 캠프 캐럴에 한해서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그러나 다른 기지에서도 보다 설득력있고 신빙성있는 목격자 증언이나 자료가 나올 경우 미국측으로서도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전면조사로 선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 美 고엽제 공동조사 신속 합의, 왜?
    • 입력 2011-05-22 17:17:13
    연합뉴스
미국이 22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의 고엽제 대량 매몰 의혹에 대한 한국과의 공동조사에 전격 합의하고 나섰다.

그동안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 등을 들어 미군이나 미군기지 내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한국측의 협조 요청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육동한 총리실 국무차장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고엽제 매몰 관련 정부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뒤 양국의 조속한 공동조사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물론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이에 이뤄진 공동 조사와 관련한 협의에서 조사단 규모, 조사 범위, 조사 착수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은 합의되지 않았다.

다만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활동기간과 범위 등에 대해 합의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은 밝혔다.

미국측이 고엽제 매몰에 대해 이처럼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도 사태의 파장이 예상외로 크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KPHO-TV가 경북 칠곡군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근무한 적이 있는 주한미군 3명의 증언 내용을 방송한 이후 이 문제가 한국은 물론 국제적 이슈로 급부상한 것이다.

월남전에서도 쓰였던 고엽제는 악마의 물질로 불릴 정도의 맹독성 물질이다. 고엽제의 성분인 다이옥신은 인체에 들어간 뒤 수년 뒤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지금도 월남전 참전 용사 상당수가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캠프 캐럴에 매몰된 고엽제의 양에 대해서도 5만ℓ에서 10만ℓ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는 데다 이곳은 물론 동두천 등 다른 미군기지에도 매립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국내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 근무자의 증언을 묵살할 경우 한국 내 반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미국측이 판단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했던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운동 등에서 나타난 반미 시위의 재판을 우려했을 수도 있어 보인다.

미국측이 자체 보관하는 캠프 캐럴내 고엽제 관리 내용 등 환경 자료들에 대한 분류와 분석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측에 넘겨주기로 한 것도 미국이 사태의 긴급성과 심각성을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이 문제의 경우 기지 내에 근무하는 자국민과도 관련된 만큼 미국내 여론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다만, 미국측이 얼마나 성의를 갖고 공동조사에 임할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현재 국내에서 왜관 이외의 미군기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지만, 양국이 일단은 캠프 캐럴에 한해서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그러나 다른 기지에서도 보다 설득력있고 신빙성있는 목격자 증언이나 자료가 나올 경우 미국측으로서도 주한미군 기지에 대한 전면조사로 선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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