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간섭 말라!’ 기술위 공개 비판

입력 2011.05.23 (11:11) 수정 2011.05.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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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수 선발에 간섭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이에 대해 "선수 선발은 협회 정관상 기술위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조 감독은 협회 조직의 일원답게 처신하라"고 맞서 앞으로 대표팀 운영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조 감독은 23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3일 세르비아, 같은 달 7일 가나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할 27명의 대표선수를 발표하고 나서 협회 기술위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기다렸다는 듯이 최근 기술위의 행태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질의’라는 제목으로 A4용지 한 장에 담은 대표팀 코치진의 요구 사항을 읽어나갔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업무인 대표선수 선발에 대한 기술위원장과 대표팀 감독의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제시하고, 국가대표팀 감독의 언론 인터뷰 시 협회의 사전 통제를 받아야 하는지도 답변을 해 달라"며 기술위와 이회택 기술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최근 기술위는 지동원(전남),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모두 포함되는 선수의 대표팀 차출을 둘러싼 마찰을 ’교통정리’ 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 감독은 이에 대해 "가장 앞장서서 국가대표팀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할 기술위와 이회택 기술위원장에 의해 최근 대표팀 운영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술위의 독자적인 선수 선발 결정은 감독의 고유 영역을 침해하는 것임은 물론 감독을 불신임하고 대표팀 전체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행위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또 "국가대표팀 코치진이 차출 대상 선수 명단을 전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기술위원장이 명단을 함부로 내팽개쳐 버렸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직위를 떠나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회택 위원장은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려고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NFC에서 열린 기술위 회의에 참석해 협회 정관을 들어 조 감독의 주장을 반박했다.



축구협회 정관 제31조(기술위원회) ①항은 ’기술위원회는 국가대표급 지도자와 선수의 선발, 선수와 지도자의 양성, 기술 분석 등을 통한 축구의 기술발전을 목적으로 설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위 기능을 세부적으로 규정한 같은 조 ②항에는 ’선수 선발과 관련된 업무의 검토 및 건의’로 돼 있어 논란의 여지는 있다.



2004년부터 기술위원장을 역임한 이 위원장은 "선수 선발은 기술위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은 감독의 의견을 존중해 대부분 수렴해왔을 뿐이라"면서 "이번에는 올림픽 예선 준비에 시간이 없어 조 감독에게 ’홍명보 (올림픽대표팀)감독에게 좀 베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조 감독과 개인적으로 4∼5번은 만났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기술위원을 통해 다시 만나게 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결국 기술위에서 정식 절차를 밟아 선수 선발에 일부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급 대표팀 감독은 조직의 일원이다. 개별적 언론 접촉을 자제하고 협회를 통해 하라는 경고도 했지만 이 또한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유감스러워했다.



조 감독이 보여준 명단을 집어던진 일도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조 감독은 내가 뽑은 지도자다. 그 감독을 내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느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해 진통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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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광래, ‘간섭 말라!’ 기술위 공개 비판
    • 입력 2011-05-23 11:11:44
    • 수정2011-05-23 17:13:47
    연합뉴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수 선발에 간섭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이에 대해 "선수 선발은 협회 정관상 기술위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조 감독은 협회 조직의 일원답게 처신하라"고 맞서 앞으로 대표팀 운영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조 감독은 23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3일 세르비아, 같은 달 7일 가나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할 27명의 대표선수를 발표하고 나서 협회 기술위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자 기다렸다는 듯이 최근 기술위의 행태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질의’라는 제목으로 A4용지 한 장에 담은 대표팀 코치진의 요구 사항을 읽어나갔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업무인 대표선수 선발에 대한 기술위원장과 대표팀 감독의 권한은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제시하고, 국가대표팀 감독의 언론 인터뷰 시 협회의 사전 통제를 받아야 하는지도 답변을 해 달라"며 기술위와 이회택 기술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최근 기술위는 지동원(전남),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모두 포함되는 선수의 대표팀 차출을 둘러싼 마찰을 ’교통정리’ 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 감독은 이에 대해 "가장 앞장서서 국가대표팀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할 기술위와 이회택 기술위원장에 의해 최근 대표팀 운영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술위의 독자적인 선수 선발 결정은 감독의 고유 영역을 침해하는 것임은 물론 감독을 불신임하고 대표팀 전체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행위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또 "국가대표팀 코치진이 차출 대상 선수 명단을 전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기술위원장이 명단을 함부로 내팽개쳐 버렸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직위를 떠나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회택 위원장은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려고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NFC에서 열린 기술위 회의에 참석해 협회 정관을 들어 조 감독의 주장을 반박했다.

축구협회 정관 제31조(기술위원회) ①항은 ’기술위원회는 국가대표급 지도자와 선수의 선발, 선수와 지도자의 양성, 기술 분석 등을 통한 축구의 기술발전을 목적으로 설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위 기능을 세부적으로 규정한 같은 조 ②항에는 ’선수 선발과 관련된 업무의 검토 및 건의’로 돼 있어 논란의 여지는 있다.

2004년부터 기술위원장을 역임한 이 위원장은 "선수 선발은 기술위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은 감독의 의견을 존중해 대부분 수렴해왔을 뿐이라"면서 "이번에는 올림픽 예선 준비에 시간이 없어 조 감독에게 ’홍명보 (올림픽대표팀)감독에게 좀 베풀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조 감독과 개인적으로 4∼5번은 만났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기술위원을 통해 다시 만나게 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결국 기술위에서 정식 절차를 밟아 선수 선발에 일부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급 대표팀 감독은 조직의 일원이다. 개별적 언론 접촉을 자제하고 협회를 통해 하라는 경고도 했지만 이 또한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며 유감스러워했다.

조 감독이 보여준 명단을 집어던진 일도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조 감독은 내가 뽑은 지도자다. 그 감독을 내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느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해 진통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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