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추 가격 폭락에 산지 폐기…허탈한 농심

입력 2011.05.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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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추가 올 봄엔 가격 폭락의 된서리를 맞고 있는데요.

제주에서는 아예 산지 폐기에 들어가면서 농심이 멍들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속이 꽉 찬 배추 위로 육중한 트랙터가 지나갑니다.

지난 겨울 '금추'라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올해는 수확은커녕 잘게 부서져 폐기되고 있습니다.

25년 땅을 일궈온 농민도 황량하게 변한 밭과 마주하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인터뷰> 최봉상(농민) : "올해 바람도 얼마나 불었어요. 비닐 날아가는 거 삽질해서 안 날아가도록 세워서, 키워놨는데 뭐 시세가 안 나가니까 어쩔 수 없지."

배추 재배면적이 급증해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폭락해 수확이 곧 적자인 상황, 제주 배추 농가의 80%를 차지하는 대정읍에서 작업비를 지원해 밭 자체를 갈아엎는 '산지폐기'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윤순선(배추 재배 농민) : "천 만원 훨씬 넘게 들었는데 단 돈 십 원 하나 못 건지니까 몇천만 원 빚을 지고 살기가 힘들죠."

현재 배추 3포기 한 망의 도매가격은 3천4백 원,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인터뷰> 강정준(조합장) : "3배 이상 재배면적 늘었고 작황도 좋지만 육지에도 배추값이 형편없습니다. 제주 배추가 육지 올라가면 운송비도 감당을 못 합니다. 불가피한 선택이죠."

저장 배추 출하까지 늘면서 산지폐기에 나서는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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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배추 가격 폭락에 산지 폐기…허탈한 농심
    • 입력 2011-05-25 13:00:49
    뉴스 12
<앵커 멘트> 배추가 올 봄엔 가격 폭락의 된서리를 맞고 있는데요. 제주에서는 아예 산지 폐기에 들어가면서 농심이 멍들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속이 꽉 찬 배추 위로 육중한 트랙터가 지나갑니다. 지난 겨울 '금추'라 불리며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올해는 수확은커녕 잘게 부서져 폐기되고 있습니다. 25년 땅을 일궈온 농민도 황량하게 변한 밭과 마주하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인터뷰> 최봉상(농민) : "올해 바람도 얼마나 불었어요. 비닐 날아가는 거 삽질해서 안 날아가도록 세워서, 키워놨는데 뭐 시세가 안 나가니까 어쩔 수 없지." 배추 재배면적이 급증해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폭락해 수확이 곧 적자인 상황, 제주 배추 농가의 80%를 차지하는 대정읍에서 작업비를 지원해 밭 자체를 갈아엎는 '산지폐기'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윤순선(배추 재배 농민) : "천 만원 훨씬 넘게 들었는데 단 돈 십 원 하나 못 건지니까 몇천만 원 빚을 지고 살기가 힘들죠." 현재 배추 3포기 한 망의 도매가격은 3천4백 원,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인터뷰> 강정준(조합장) : "3배 이상 재배면적 늘었고 작황도 좋지만 육지에도 배추값이 형편없습니다. 제주 배추가 육지 올라가면 운송비도 감당을 못 합니다. 불가피한 선택이죠." 저장 배추 출하까지 늘면서 산지폐기에 나서는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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