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이슈] 위기의 ‘하우스 푸어’

입력 2011.05.2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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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전에는 아파트 분양권에 수천만 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웃돈은 커녕 오히려 분양가보다 싼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대출 받아 집을 산 3,40대 가구주들이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경제부 이병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분양가보다 싸다면 집주인 입장에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집을 내놓고 있다, 이런 얘기겠군요, 어느 지역이 심합니까?

<답변>

네, 대표적인 곳은 인천 청라지굽니다.

2년 전 분양 당시만 해도 수천만 원이 넘는 웃돈이 형성될 만큼 인기였는데요.

직접 찾아가보니 전매 제한에서 풀린 분양권들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분양가보다 2천만 원에서 4천만 원이 싼 분양권들이 나와있었습니다.

심지어 서둘러 팔기 위해 이미 납부한 수천만 원의 계약금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공인중개사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강분순(공인중개사) : "예전엔 7,8천씩 플러스 피 붙었던 것이 지금은 마이너스 3,4천 내지 5천까지 매물이 나오는데도 실제 거래되는 것은 미미하다."

<질문> 더 많은 웃돈을 기대했더니 웃돈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아파트까지 등장한 것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가치를 인정받았던 서울의 재개발 아파트들도 최고 1억 원이나 싼 분양권들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 아파트는 2년 전 최고 삼십대 일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었는데요.

그래서 5천만 원정도 웃돈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 분양분에 붙었던 웃돈이 모두 사라진 상탭니다.

이런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는 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웃돈을 주고 샀던 분양권들이 침체기를 맞아서 한꺼번에 풀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출금에 따른 이자 부담도 앞다퉈 분양권을 내놓는 이윱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박합수(국민은행 PB부동산팀장) : "아울러서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금융 비용도 증가하면서 이것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매도에 나서는 이런 상황입니다."

<질문> 그런데 집을 산 뒤 빚 갚느라고 정작 생활비는 모자란 사람들, 이른바 '하우스 푸어'들이 타격이 더 심하겠죠?

<답변>

빚을 내 아파트를 산 한 가정을 찾았는데요,

지난 2006년 은행에서 2억 2천만 원을 빌린 이 주부의 한 달 이자만 100만 원 오는 8월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소득의 절반인 2백만 원씩 갚아야 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봤더니 '하우스 푸어'는 108만 가구 전체 주택 보유가구의 10%를 넘었습니다.

연령대별 '하우스푸어' 비율을 보면 30대가 20%를 넘었고, 이어 40대가 13.5%로 조사됐습니다.

30대에서 하우스 푸어 비율이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활동을 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가장 큰 이윱니다.

또 수도권 아파트를 가진 소유자 중 하우스 푸어가 많았는데요,

이는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 등락이 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질문> 더 큰 문제는 금리 상승기에 이처럼 돈을 빌려 집을 산 하우스푸어가 취약하다는 점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하우스 푸어는 가처분 소득, 그러니까 실제 소득의 절반가량인 42%를 빚 갚는데 쓰고 있었습니다.

상환 상황을 보니까, 빚을 갚을 수 있는 가구는 전체 하우스 푸어의 30%, 8%는 만기를 연장해줘도 빚 갚을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 "하우스 푸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굉장히 큰데 여기에 이자가 오르고 소득이 줄어들면 연체율이 높아지고 금융안전성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가 됩니다."

가계부채가 800조 원을 넘은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하우스 푸어가 가계발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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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와 이슈] 위기의 ‘하우스 푸어’
    • 입력 2011-05-27 17:28:37
    오늘의 경제
<앵커 멘트> 예전에는 아파트 분양권에 수천만 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웃돈은 커녕 오히려 분양가보다 싼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대출 받아 집을 산 3,40대 가구주들이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경제부 이병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분양가보다 싸다면 집주인 입장에선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집을 내놓고 있다, 이런 얘기겠군요, 어느 지역이 심합니까? <답변> 네, 대표적인 곳은 인천 청라지굽니다. 2년 전 분양 당시만 해도 수천만 원이 넘는 웃돈이 형성될 만큼 인기였는데요. 직접 찾아가보니 전매 제한에서 풀린 분양권들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분양가보다 2천만 원에서 4천만 원이 싼 분양권들이 나와있었습니다. 심지어 서둘러 팔기 위해 이미 납부한 수천만 원의 계약금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공인중개사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강분순(공인중개사) : "예전엔 7,8천씩 플러스 피 붙었던 것이 지금은 마이너스 3,4천 내지 5천까지 매물이 나오는데도 실제 거래되는 것은 미미하다." <질문> 더 많은 웃돈을 기대했더니 웃돈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아파트까지 등장한 것이죠? <답변> 그렇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가치를 인정받았던 서울의 재개발 아파트들도 최고 1억 원이나 싼 분양권들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 아파트는 2년 전 최고 삼십대 일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었는데요. 그래서 5천만 원정도 웃돈이 붙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 분양분에 붙었던 웃돈이 모두 사라진 상탭니다. 이런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는 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웃돈을 주고 샀던 분양권들이 침체기를 맞아서 한꺼번에 풀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출금에 따른 이자 부담도 앞다퉈 분양권을 내놓는 이윱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박합수(국민은행 PB부동산팀장) : "아울러서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금융 비용도 증가하면서 이것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매도에 나서는 이런 상황입니다." <질문> 그런데 집을 산 뒤 빚 갚느라고 정작 생활비는 모자란 사람들, 이른바 '하우스 푸어'들이 타격이 더 심하겠죠? <답변> 빚을 내 아파트를 산 한 가정을 찾았는데요, 지난 2006년 은행에서 2억 2천만 원을 빌린 이 주부의 한 달 이자만 100만 원 오는 8월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소득의 절반인 2백만 원씩 갚아야 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봤더니 '하우스 푸어'는 108만 가구 전체 주택 보유가구의 10%를 넘었습니다. 연령대별 '하우스푸어' 비율을 보면 30대가 20%를 넘었고, 이어 40대가 13.5%로 조사됐습니다. 30대에서 하우스 푸어 비율이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활동을 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가장 큰 이윱니다. 또 수도권 아파트를 가진 소유자 중 하우스 푸어가 많았는데요, 이는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 등락이 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질문> 더 큰 문제는 금리 상승기에 이처럼 돈을 빌려 집을 산 하우스푸어가 취약하다는 점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하우스 푸어는 가처분 소득, 그러니까 실제 소득의 절반가량인 42%를 빚 갚는데 쓰고 있었습니다. 상환 상황을 보니까, 빚을 갚을 수 있는 가구는 전체 하우스 푸어의 30%, 8%는 만기를 연장해줘도 빚 갚을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 "하우스 푸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굉장히 큰데 여기에 이자가 오르고 소득이 줄어들면 연체율이 높아지고 금융안전성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가 됩니다." 가계부채가 800조 원을 넘은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하우스 푸어가 가계발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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