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왕선재 감독 “도의적 책임 통감”

입력 2011.05.29 (16:03) 수정 2011.05.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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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선수들이 ’승부조작’ 의혹에 휘말린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왕선재(52) 감독은 "선수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왕 감독은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프로축구 K리그 2011 12라운드 포항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최근 미드필더 박모(26) 등 선수 8명이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상황에 대한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왕 감독은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 "팀 사정을 떠나 축구계 전체로서도 너무나 큰 사건이다.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선수들 교육을 완벽히 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지친 표정이 역력한 왕 감독은 "지도자로서 요 며칠 정말 괴롭고 힘들었다. 오늘 경기장에서도 솔직히 어떤 표정으로 앉아있어야 할지 몰라서 가면이나 선글라스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라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 왕 감독은 "침체돼 있긴 하지만 사건에 연루된 선수가 2군 선수라 주전들은 비교적 동요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를 앞두고 미팅에서는 ’말보다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며 경기하는 모습으로 보여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축구는 계속돼야 하고 이번 사태를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서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대전 구단 측은 경기장에 ’대전 시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K리그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문구의 한국프로축구연맹 플래카드와 나란히 내걸었다.



또 경기에 앞서 "최근 승부조작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불거진 데에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양팀 주장은 선수 대표로 나서 감독, 코치진과 함께 ’공정하고 스포츠의 근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했다.



전반 18분 선제골을 기록한 대전의 황진산은 동료들과 함께 벤치로 달려가 ’신뢰로 거듭나겠습니다’라고 손으로 쓴 흰 깃발을 펼쳐드는 사죄의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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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 왕선재 감독 “도의적 책임 통감”
    • 입력 2011-05-29 16:03:36
    • 수정2011-05-29 16:13:54
    연합뉴스
소속 선수들이 ’승부조작’ 의혹에 휘말린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왕선재(52) 감독은 "선수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왕 감독은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프로축구 K리그 2011 12라운드 포항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최근 미드필더 박모(26) 등 선수 8명이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상황에 대한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왕 감독은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 "팀 사정을 떠나 축구계 전체로서도 너무나 큰 사건이다.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선수들 교육을 완벽히 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지친 표정이 역력한 왕 감독은 "지도자로서 요 며칠 정말 괴롭고 힘들었다. 오늘 경기장에서도 솔직히 어떤 표정으로 앉아있어야 할지 몰라서 가면이나 선글라스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라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 왕 감독은 "침체돼 있긴 하지만 사건에 연루된 선수가 2군 선수라 주전들은 비교적 동요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를 앞두고 미팅에서는 ’말보다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며 경기하는 모습으로 보여주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축구는 계속돼야 하고 이번 사태를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서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대전 구단 측은 경기장에 ’대전 시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K리그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문구의 한국프로축구연맹 플래카드와 나란히 내걸었다.

또 경기에 앞서 "최근 승부조작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불거진 데에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양팀 주장은 선수 대표로 나서 감독, 코치진과 함께 ’공정하고 스포츠의 근간을 위협하는 불법 행위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했다.

전반 18분 선제골을 기록한 대전의 황진산은 동료들과 함께 벤치로 달려가 ’신뢰로 거듭나겠습니다’라고 손으로 쓴 흰 깃발을 펼쳐드는 사죄의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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