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뢰침 잘못 설치하면 오히려 벼락 맞아

<앵커 멘트>

해마다 집중호우 때면 벼락이 쳐 화재 등 갖가지 피해가 나죠.

벼락 피해를 막기 위해 피뢰침을 설치하는데요.

잘못 설치하면 오히려 피해를 부를 수 있다고 합니다.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한 전류를 띤 벼락은 화재나 폭발, 정전 등의 사고를 일으킵니다.

지난 4월 전국에선 하룻밤 새 4만여 차례나 벼락이 떨어져 곳곳에 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축사가 벼락을 맞아 시커멓게 그을렸습니다.

피뢰침을 잘못 설치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영동소방서 화재 조사관 : "파이프 기둥 같은 거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거 뽑아서 하나 임의적으로 만들어 놓은…"

청주의 한 아파트입니다.

피뢰침에는 절연체가 부착돼 있어야 하지만 테이프만 감겨 있습니다.

피뢰침에 유도된 벼락을 안에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절연체가 없으면, 벼락의 고압 전류가 건물 사방으로 퍼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강수(한국전기안전공사 충북본부) : "쇠파이프가 도전체이기 때문에 쇠파이프를 통해서 건물 전체가 번개를 맞는 것과 마찬가지인거죠."

피뢰침 주변의 설치물도 문제입니다.

피뢰침은 보호 범위의 안쪽에 한해 피해를 막아줄 수 있는데, 이 건물은 밖으로 간판이 튀어나와 있어 벼락이 간판을 타고 건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한해 평균 벼락으로 발생하는 화재만 무려 3백 50여 건.. 재산피해도 20억 원이 넘습니다.

잘못 설치된 피뢰침, 곳곳에 돌출된 물체 등이 장마철에 또 벼락을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