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스타] ⑮ ‘미녀 새’ 이신바예바

입력 2011.06.02 (07:09) 수정 2011.06.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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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높이뛰기 여제(女帝)’로 불리는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는 ’단거리 지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육상 스타 가운데 하나다.



새로 쓴 세계 기록만 무려 27개(실외 15개·실내 12개)에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5m 벽’을 넘었다.



숱하게 많은 여자 선수들이 장대를 잡고 솟구쳐봤지만 5m 아래에서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그는 실외에선 5m06, 실내에서도 5m를 날아올라 두 부문 모두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48·우크라이나)에 빗대어 그녀를 ’미녀새’로 찬양한다.



부브카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6연패를 거머쥔 입지전적인 인물로, 현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을 맡으면서 이따금 이신바예바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태어난 이신바예바는 다섯 살 때부터 10년간 ’체조 꿈나무’였지만, 15살이 되던 해에 키가 174㎝까지 갑자기 자라는 바람에 장대를 잡게 됐다.



어린 시절 체조를 통해 기른 유연함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데 큰 무기가 됐다.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한 지 1년 만인 1998년 16세의 나이에 처음 국제대회에 출전, 4m를 솟구치고 우승을 차지해 세계 육상계를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체조와 육상을 공중에서 결합시킨 완벽한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성장을 거듭해 2003년 영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4m82를 훌쩍 뛰어넘으며 첫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7번이나 거듭된 세계기록 경신 행진의 출발점이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신바예바는 ’선배’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를 100분의 1m 차이로 꺾고 또 한 번의 세계신기록(4m91)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이신바예바는 거침없이 독주 시대를 열어젖혔다.



2005·2007 세계선수권은 물론 2008 베이징 올림픽마저 제패한 이신바예바는 메이저 대회에서 총 9번이나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IAAF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3번(2004·2005·2008)이나 독차지했고, 라리우스 재단이 뽑은 ’올해의 스포츠우먼’에도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03년 세계선수권 이후 무려 6년간 무패행진을 달리던 그녀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2009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예행연습 삼아 출전한 그해 영국 대회에서 ’폴란드 복병’ 아나 로고프스카에 패한 것.



대회 3연패에 나선 그녀는 결국 베를린에서 이례적으로 3번 연속 바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대회 우승은 로고프스카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특급 스타답게 슬럼프 극복도 빨랐다.



이신바예바는 ’베를린 참패’를 당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출전한 IAAF 취리히 대회에서 5m06을 넘어 2008 올림픽에서 세운 5m05를 1년 만에 1㎝ 경신했다.



그녀는 기록을 세우고 나서 "세계기록을 36번 바꿀 계획"이라고 말하는 등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자랑했다.



굳이 ’36번’을 언급한 건 부브카의 세계기록 경신 횟수가 35번이기 때문이었다.



지난해에도 잠시 부진에 빠진 이신바예바는 자신을 세계적 선수로 키워낸 ’옛 스승’ 예브게니 트로피모프 코치에게로 5년 만에 돌아갔다.



훈련지도 이탈리아 포미아에서 고향인 러시아 볼고그라드로 옮겼다.



오는 8월 열리는 대구 세계선수권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의 우승은 물론 ’28번째 신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신바예바는 2011 모스크바 실내대회서 4m85로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볼고그라드 국립 아카데미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그녀는 현재 도네츠크 국립 기술대학교에서 다시 대학원 과정을 밟는 등 학업에도 열중이다.



스포츠인 평화단체인 ’챔피언스 포 피스(Champions for Peace)’의 일원으로 세계 평화를 위한 자선 행사에 참여하는 등 사회 활동에도 욕심이 많다.



고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 예정이다.



’미녀새’ 이신바예바가 8월 대구 스타디움에서 멋진 비상으로 베를린의 치욕을 씻을 수 있을지 세계 육상팬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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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육상 스타] ⑮ ‘미녀 새’ 이신바예바
    • 입력 2011-06-02 07:09:11
    • 수정2011-06-02 13:47:42
    연합뉴스
’장대높이뛰기 여제(女帝)’로 불리는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는 ’단거리 지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육상 스타 가운데 하나다.

새로 쓴 세계 기록만 무려 27개(실외 15개·실내 12개)에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5m 벽’을 넘었다.

숱하게 많은 여자 선수들이 장대를 잡고 솟구쳐봤지만 5m 아래에서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그는 실외에선 5m06, 실내에서도 5m를 날아올라 두 부문 모두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간새’ 세르게이 부브카(48·우크라이나)에 빗대어 그녀를 ’미녀새’로 찬양한다.

부브카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6연패를 거머쥔 입지전적인 인물로, 현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을 맡으면서 이따금 이신바예바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태어난 이신바예바는 다섯 살 때부터 10년간 ’체조 꿈나무’였지만, 15살이 되던 해에 키가 174㎝까지 갑자기 자라는 바람에 장대를 잡게 됐다.

어린 시절 체조를 통해 기른 유연함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데 큰 무기가 됐다.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한 지 1년 만인 1998년 16세의 나이에 처음 국제대회에 출전, 4m를 솟구치고 우승을 차지해 세계 육상계를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체조와 육상을 공중에서 결합시킨 완벽한 선수라는 찬사를 보냈다.

성장을 거듭해 2003년 영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4m82를 훌쩍 뛰어넘으며 첫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7번이나 거듭된 세계기록 경신 행진의 출발점이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신바예바는 ’선배’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러시아)를 100분의 1m 차이로 꺾고 또 한 번의 세계신기록(4m91)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이신바예바는 거침없이 독주 시대를 열어젖혔다.

2005·2007 세계선수권은 물론 2008 베이징 올림픽마저 제패한 이신바예바는 메이저 대회에서 총 9번이나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IAAF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3번(2004·2005·2008)이나 독차지했고, 라리우스 재단이 뽑은 ’올해의 스포츠우먼’에도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03년 세계선수권 이후 무려 6년간 무패행진을 달리던 그녀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2009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예행연습 삼아 출전한 그해 영국 대회에서 ’폴란드 복병’ 아나 로고프스카에 패한 것.

대회 3연패에 나선 그녀는 결국 베를린에서 이례적으로 3번 연속 바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대회 우승은 로고프스카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특급 스타답게 슬럼프 극복도 빨랐다.

이신바예바는 ’베를린 참패’를 당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출전한 IAAF 취리히 대회에서 5m06을 넘어 2008 올림픽에서 세운 5m05를 1년 만에 1㎝ 경신했다.

그녀는 기록을 세우고 나서 "세계기록을 36번 바꿀 계획"이라고 말하는 등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자랑했다.

굳이 ’36번’을 언급한 건 부브카의 세계기록 경신 횟수가 35번이기 때문이었다.

지난해에도 잠시 부진에 빠진 이신바예바는 자신을 세계적 선수로 키워낸 ’옛 스승’ 예브게니 트로피모프 코치에게로 5년 만에 돌아갔다.

훈련지도 이탈리아 포미아에서 고향인 러시아 볼고그라드로 옮겼다.

오는 8월 열리는 대구 세계선수권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의 우승은 물론 ’28번째 신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신바예바는 2011 모스크바 실내대회서 4m85로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볼고그라드 국립 아카데미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그녀는 현재 도네츠크 국립 기술대학교에서 다시 대학원 과정을 밟는 등 학업에도 열중이다.

스포츠인 평화단체인 ’챔피언스 포 피스(Champions for Peace)’의 일원으로 세계 평화를 위한 자선 행사에 참여하는 등 사회 활동에도 욕심이 많다.

고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 예정이다.

’미녀새’ 이신바예바가 8월 대구 스타디움에서 멋진 비상으로 베를린의 치욕을 씻을 수 있을지 세계 육상팬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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