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인간의 선악 깊이 파고 싶었다”

입력 2011.06.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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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나쁜가에서 출발한 영화지만 최종적으로는 인간 본래의 선과 악, 욕망을 깊게 파보고 싶었습니다."



'훌라걸스' '식스티 나인' 등을 연출한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이 신작 '악인'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내한했다.



'악인'은 요시다 슈이치가 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질문을 묵직하게 던진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식스티 나인' 등으로 국내팬에게 잘 알려진 츠마부키 사토시가 살인범 유이치를 연기했고 '매직아워' '춤추는 대수사선' 등에 출연한 후카츠 에리는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유이치를 사랑하는 미츠요 역을 맡았다.



이상일 감독은 2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소설은 욕구와 애정이 뒤섞인 인간의 감정을 테마로 했기에 영화로 만들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을 영화로 옮기면서 유이치 역을 표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같지 않은 느낌으로 보일 수 있어요. 소설은 유이치가 자란 배경과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주위의 증언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주죠. 영화에서는 역으로 접근해 증언을 아예 삭제했고 관객이 유이치의 시선으로 보면서 인물을 이해하고 느끼도록 했어요."



그는 원작 소설과 영화는 라스트신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원작자인 요시다 슈이치와 각본 작업을 같이했다. 그는 "원작자와 의견이 같았던 것은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는 점"이라면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흑백을 나누지 않고 선과 악을 갖고 있지만, 확실히 구분되지 않는 잿빛 느낌의 인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밝은 이미지로 알려진 츠마부키 사토시는 지금까지 하지 않은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 캐스팅 제의를 받기도 전에 먼저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그는 전했다.



"연기를 어떻게 할지 자세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첫 장면에서 인물이 영상에 비칠 때 눈 속에 있는 깊은 슬픔을 나타내면 좋겠다고 했어요.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은 츠마부키 사토시뿐만 아니라 후카츠 에리 역시 마찬가지였죠. 두 사람 모두 현장에 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같이 시간을 공유하면서 생기는 공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따라와 줬죠."



그는 또 "베테랑이건 신인이건 모든 배우가 '이 정도 하면 될까?' 이러는게 아니라 '다른 것이 또 없을까?' 하는 식으로 극한까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의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영화에는 얼굴 클로즈업이 많이 보인다. 미츠요와 유이치의 얼굴을 차례로 보여주는 라스트신이 특히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 감독은 "인물의 눈동자를 어떻게 보여줄지를 촬영감독과 함께 신경 썼다"면서 "전반에서는 눈이 보일락 말락할 정도로 화면이 어두운데 후반으로 가면서 (관객이) 인물을 좀 이해하게 되면 밝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영화 '악인'은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돼 일본아카데미상에서 5개 부문을 휩쓰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오는 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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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일 “인간의 선악 깊이 파고 싶었다”
    • 입력 2011-06-02 16:28:11
    연합뉴스
 "누가 나쁜가에서 출발한 영화지만 최종적으로는 인간 본래의 선과 악, 욕망을 깊게 파보고 싶었습니다."

'훌라걸스' '식스티 나인' 등을 연출한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이 신작 '악인'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내한했다.

'악인'은 요시다 슈이치가 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질문을 묵직하게 던진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식스티 나인' 등으로 국내팬에게 잘 알려진 츠마부키 사토시가 살인범 유이치를 연기했고 '매직아워' '춤추는 대수사선' 등에 출연한 후카츠 에리는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유이치를 사랑하는 미츠요 역을 맡았다.

이상일 감독은 2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소설은 욕구와 애정이 뒤섞인 인간의 감정을 테마로 했기에 영화로 만들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을 영화로 옮기면서 유이치 역을 표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같지 않은 느낌으로 보일 수 있어요. 소설은 유이치가 자란 배경과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주위의 증언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주죠. 영화에서는 역으로 접근해 증언을 아예 삭제했고 관객이 유이치의 시선으로 보면서 인물을 이해하고 느끼도록 했어요."

그는 원작 소설과 영화는 라스트신이 다르다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원작자인 요시다 슈이치와 각본 작업을 같이했다. 그는 "원작자와 의견이 같았던 것은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는 점"이라면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흑백을 나누지 않고 선과 악을 갖고 있지만, 확실히 구분되지 않는 잿빛 느낌의 인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밝은 이미지로 알려진 츠마부키 사토시는 지금까지 하지 않은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어 캐스팅 제의를 받기도 전에 먼저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그는 전했다.

"연기를 어떻게 할지 자세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첫 장면에서 인물이 영상에 비칠 때 눈 속에 있는 깊은 슬픔을 나타내면 좋겠다고 했어요. 새로운 도전을 한 것은 츠마부키 사토시뿐만 아니라 후카츠 에리 역시 마찬가지였죠. 두 사람 모두 현장에 있는 시간이 길었는데 같이 시간을 공유하면서 생기는 공기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따라와 줬죠."

그는 또 "베테랑이건 신인이건 모든 배우가 '이 정도 하면 될까?' 이러는게 아니라 '다른 것이 또 없을까?' 하는 식으로 극한까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의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영화에는 얼굴 클로즈업이 많이 보인다. 미츠요와 유이치의 얼굴을 차례로 보여주는 라스트신이 특히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 감독은 "인물의 눈동자를 어떻게 보여줄지를 촬영감독과 함께 신경 썼다"면서 "전반에서는 눈이 보일락 말락할 정도로 화면이 어두운데 후반으로 가면서 (관객이) 인물을 좀 이해하게 되면 밝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영화 '악인'은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돼 일본아카데미상에서 5개 부문을 휩쓰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오는 9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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