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불황에 매니저들 ‘텃새화’

입력 2011.06.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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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이직 탓에 `철새'로 불렸던 펀드매니저들의 자리 이동이 점차 뜸해지고 있다.

펀드 운용방식이 점차 팀제로 바뀌면서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리기가 어려워졌고, 펀드시장 불황으로 굳이 비싼 몸값을 지불하면서 펀드매니저를 영입하려는 운용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가 57개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는 펀드매니저 602명의 재직 기간을 파악한 결과 이달 현재 평균 근무 기간은 3년10개월로 나타났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6월 조사 때의 3년7개월에 비해 3개월 더 늘어났다.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 기간은 2008년 6월 3년1개월, 2009년 6월 3년2개월로 해마다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 근무기간이 가장 긴 자산운용사는 KTB자산운용(6년9개월)으로, 평균 6년 이상씩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5년9개월), 푸르덴셜자산운용ㆍ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5년7개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ㆍ한국투신운용ㆍ골든브릿지자산운용(5년5개월)도 펀드매니저의 근무기간이 평균 5년 이상으로 길었다.

펀드매니저가 42명으로 가장 많은 삼성자산운용의 평균 재직기간도 4년5개월로 상대적으로 긴 편이었다.

한 회사에서의 근속기간이 늘어난 것은 운용사들이 펀드 운용을 점차 `개인'이 아닌 `팀' 운용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과거 펀드시장이 한창 성장했을 때에는 펀드매니저 이름을 딴 실명펀드가 많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박현주펀드', KTB자산운용 `장인환펀드', 한국투신 `장동헌펀드', 현대투신 `강신우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유명 매니저의 이름을 내걸기만 해도 장사가 되다 보니 스타 매니저는 스카우트 경쟁의 표적이 됐다. 운용사로서는 기껏 키워놨더니 높은 연봉을 받고 다른 운용사로 옮기거나 최근에는 자문사를 차려 독립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펀드 운용을 한두 명의 의사결정에 맡기지 않고 아예 팀 단위로 바꿔 개개인의 역량이 덜 부각되도록 펀드 운용방식을 개편한 것이다.

무엇보다 펀드시장이 대규모 환매 탓에 몸살을 앓으면서 펀드매니저에 대한 수요 역시 예전 같지 않다. 펀드 시장 침체로 운용사 실적이 신통찮다 보니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새로운 매니저를 구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연봉이 높은 펀드매니저를 데려오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몫이 너무 커지게 된다. 또 펀드매니저를 새로 영입한다 해도 좋은 성과를 낸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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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펀드시장 불황에 매니저들 ‘텃새화’
    • 입력 2011-06-06 16:14:29
    연합뉴스
잦은 이직 탓에 `철새'로 불렸던 펀드매니저들의 자리 이동이 점차 뜸해지고 있다. 펀드 운용방식이 점차 팀제로 바뀌면서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리기가 어려워졌고, 펀드시장 불황으로 굳이 비싼 몸값을 지불하면서 펀드매니저를 영입하려는 운용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가 57개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는 펀드매니저 602명의 재직 기간을 파악한 결과 이달 현재 평균 근무 기간은 3년10개월로 나타났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6월 조사 때의 3년7개월에 비해 3개월 더 늘어났다. 펀드매니저의 평균 근무 기간은 2008년 6월 3년1개월, 2009년 6월 3년2개월로 해마다 길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 근무기간이 가장 긴 자산운용사는 KTB자산운용(6년9개월)으로, 평균 6년 이상씩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5년9개월), 푸르덴셜자산운용ㆍ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5년7개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ㆍ한국투신운용ㆍ골든브릿지자산운용(5년5개월)도 펀드매니저의 근무기간이 평균 5년 이상으로 길었다. 펀드매니저가 42명으로 가장 많은 삼성자산운용의 평균 재직기간도 4년5개월로 상대적으로 긴 편이었다. 한 회사에서의 근속기간이 늘어난 것은 운용사들이 펀드 운용을 점차 `개인'이 아닌 `팀' 운용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과거 펀드시장이 한창 성장했을 때에는 펀드매니저 이름을 딴 실명펀드가 많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박현주펀드', KTB자산운용 `장인환펀드', 한국투신 `장동헌펀드', 현대투신 `강신우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유명 매니저의 이름을 내걸기만 해도 장사가 되다 보니 스타 매니저는 스카우트 경쟁의 표적이 됐다. 운용사로서는 기껏 키워놨더니 높은 연봉을 받고 다른 운용사로 옮기거나 최근에는 자문사를 차려 독립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펀드 운용을 한두 명의 의사결정에 맡기지 않고 아예 팀 단위로 바꿔 개개인의 역량이 덜 부각되도록 펀드 운용방식을 개편한 것이다. 무엇보다 펀드시장이 대규모 환매 탓에 몸살을 앓으면서 펀드매니저에 대한 수요 역시 예전 같지 않다. 펀드 시장 침체로 운용사 실적이 신통찮다 보니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새로운 매니저를 구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연봉이 높은 펀드매니저를 데려오면 회사가 부담해야 할 몫이 너무 커지게 된다. 또 펀드매니저를 새로 영입한다 해도 좋은 성과를 낸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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