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검찰, 중수부 폐지 ‘수사로 정면 돌파’
입력 2011.06.06 (16:37) 수정 2011.06.06 (17:44) 연합뉴스
김준규 검찰총장이 6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움직임에 대해 직접 성명을 발표하며 방어선을 쳤다.

김 총장이 던진 메시지의 요지는 `중수부의 저축은행 수사는 끝까지 갈 것이고, 향후 판단은 국민에게 맡기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추념식이 끝나자마자 곧장 서초동 대검청사로 달려온 김 총장은 긴급 검찰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점심도 거른 채 문구를 가다듬고는 단상에 섰다.

그리고는 "상륙작전을 시도하는 데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반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대목은 애초 원고에는 없던 부분으로 김 총장이 발표 직전 첨가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이어 부패수사 본산으로서 중수부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자칫하면 우리 사회의 거악과 큰 부패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하면서 중수부는 결코 힘없는 서민을 표적으로 삼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검사들이 흔히 쓰는 경구 중 하나인 "수사로 말하겠다"는 말로 매듭을 지었다.

중수부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 말이지만 수사팀에서는 일부가 하루 휴식을 취한 것을 두고 태업, 시위용 수사중단, 직무유기 등의 말이 나온 데 대해 일면 서운하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박용석 대검 차장검사는 쏟아지는 질문에 "답은 총장이 다했다. 최선을 다하면 국민이 다시 한 번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검찰의 이런 입장에는 국회가 국민의 대변자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를 놓고는 국민의 뜻을 정확히 대변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문제의식이 녹아있다.

다른 검찰 간부들도 한결같이 검찰의 입장은 모두 총장의 성명에 담겨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정치권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차단하기 위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중수부 폐지에 대한 반발과 수사중단 조짐이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 아니냐는 야권 등 정치권의 반응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전혀 아니다. 입법권 도전이라는 말은 오늘 회의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수사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오니까 중수부 폐지 합의안이 도출된 게 아니겠느냐는 물음에도 "신문에서 나오는 말일 뿐 검찰에서는 전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정치권과의 충돌을 경계했다.

김준규 총장은 지난 3월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설치, 경찰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을 담은 합의안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 긴급 고검장회의를 소집했지만 직접 육성을 통해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정치인들 몇 명이 모여 사법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게 무슨 행태냐'고 강력히 반발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단상에 서는 일만은 자제했다.

지난달 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간부들에게 `직위를 건다는 자세로 임하라'고 독려하자, "경찰이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을 박용석 차장검사를 통해 밝힌 적도 있다. 그 때도 역시 성명서 낭독은 참았다.

그러나 김 총장은 중수부 폐지 논의가 표면화된다면 한 번은 자신이 직접 나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겠다는 구상을 이전부터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전날 "내일 회의 직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직접 성명을 내겠다는 결심을 굳혔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사개특위 전체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젠 한 말씀 하실 때가 됐다'는 일부 간부들의 뜻도 전달됐다. 물론 일부에서는 결론이 난 게 아닌데 총장이 직접 말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검찰 주변에서는 임기를 두 달 정도 남긴 김 총장이 사정수사의 핵심인 중수부를 지키기 위해 거취 문제를 거론할 지도 모른다는 설도 나왔으나 김 총장은 수사로 보여주겠다는 정공법을 택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발표문 중 "항해가 잘못되면 선장이 책임지면 되지, 배까지 침몰시킬 이유는 없다"는 문구는 김 총장이 직접 만들어 넣었다.

한편 김 총장의 성명 발표 직후, 청와대에서 `국회 사개특위에서 논의 중인 중수부 폐지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온 데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대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와대와는 아무런 교감도 없었고 그럴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중수부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어느 때보다도 강했다"고 말했다.

검찰에서는 그동안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 등 사법개혁안과 관련해 한 번도 검찰의 입장을 살려준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김준규 총장의 발표에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 검찰, 중수부 폐지 ‘수사로 정면 돌파’
    • 입력 2011-06-06 16:37:29
    • 수정2011-06-06 17:44:34
    연합뉴스
김준규 검찰총장이 6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움직임에 대해 직접 성명을 발표하며 방어선을 쳤다.

김 총장이 던진 메시지의 요지는 `중수부의 저축은행 수사는 끝까지 갈 것이고, 향후 판단은 국민에게 맡기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 추념식이 끝나자마자 곧장 서초동 대검청사로 달려온 김 총장은 긴급 검찰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점심도 거른 채 문구를 가다듬고는 단상에 섰다.

그리고는 "상륙작전을 시도하는 데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반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대목은 애초 원고에는 없던 부분으로 김 총장이 발표 직전 첨가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이어 부패수사 본산으로서 중수부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자칫하면 우리 사회의 거악과 큰 부패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하면서 중수부는 결코 힘없는 서민을 표적으로 삼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검사들이 흔히 쓰는 경구 중 하나인 "수사로 말하겠다"는 말로 매듭을 지었다.

중수부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 말이지만 수사팀에서는 일부가 하루 휴식을 취한 것을 두고 태업, 시위용 수사중단, 직무유기 등의 말이 나온 데 대해 일면 서운하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박용석 대검 차장검사는 쏟아지는 질문에 "답은 총장이 다했다. 최선을 다하면 국민이 다시 한 번 판단을 해주실 것이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검찰의 이런 입장에는 국회가 국민의 대변자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를 놓고는 국민의 뜻을 정확히 대변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문제의식이 녹아있다.

다른 검찰 간부들도 한결같이 검찰의 입장은 모두 총장의 성명에 담겨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정치권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차단하기 위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중수부 폐지에 대한 반발과 수사중단 조짐이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 아니냐는 야권 등 정치권의 반응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전혀 아니다. 입법권 도전이라는 말은 오늘 회의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수사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이름이 나오니까 중수부 폐지 합의안이 도출된 게 아니겠느냐는 물음에도 "신문에서 나오는 말일 뿐 검찰에서는 전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정치권과의 충돌을 경계했다.

김준규 총장은 지난 3월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설치, 경찰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을 담은 합의안을 처음 들고 나왔을 때 긴급 고검장회의를 소집했지만 직접 육성을 통해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정치인들 몇 명이 모여 사법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게 무슨 행태냐'고 강력히 반발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단상에 서는 일만은 자제했다.

지난달 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간부들에게 `직위를 건다는 자세로 임하라'고 독려하자, "경찰이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을 박용석 차장검사를 통해 밝힌 적도 있다. 그 때도 역시 성명서 낭독은 참았다.

그러나 김 총장은 중수부 폐지 논의가 표면화된다면 한 번은 자신이 직접 나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겠다는 구상을 이전부터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전날 "내일 회의 직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직접 성명을 내겠다는 결심을 굳혔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사개특위 전체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젠 한 말씀 하실 때가 됐다'는 일부 간부들의 뜻도 전달됐다. 물론 일부에서는 결론이 난 게 아닌데 총장이 직접 말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검찰 주변에서는 임기를 두 달 정도 남긴 김 총장이 사정수사의 핵심인 중수부를 지키기 위해 거취 문제를 거론할 지도 모른다는 설도 나왔으나 김 총장은 수사로 보여주겠다는 정공법을 택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발표문 중 "항해가 잘못되면 선장이 책임지면 되지, 배까지 침몰시킬 이유는 없다"는 문구는 김 총장이 직접 만들어 넣었다.

한편 김 총장의 성명 발표 직후, 청와대에서 `국회 사개특위에서 논의 중인 중수부 폐지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온 데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대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와대와는 아무런 교감도 없었고 그럴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중수부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어느 때보다도 강했다"고 말했다.

검찰에서는 그동안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 등 사법개혁안과 관련해 한 번도 검찰의 입장을 살려준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김준규 총장의 발표에 상당히 촉각을 곤두세웠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