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최철한 부진 ‘다승왕 안갯속’
입력 2011.06.17 (12:37)
수정 2011.06.1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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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다승 선두를 이끌던 이세돌과 최철한이 동반부진에 빠지면서 올해 다승왕 자리를 놓고 혼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현재 다승선두는 25승(7패)의 이영구 8단이다.
그 뒤로 5위까지 이세돌 9단, 조한승 9단, 윤준상 8단, 이지현 2단 등 4명이 1승 차로 늘어서 있다.
23승으로 6위인 박진솔 5단과 22승의 강동윤 9단·김승준 9단도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하룻밤이 지나면 선두가 바뀌는 초접전이 이어지면서 다승왕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3월까지 다승선두는 단연 최철한이었다.
3연승으로 2011년을 상큼하게 시작한 최철한은 이후 이세돌, 이창호의 벽에 막히며 3연패로 주춤했다.
최철한은 1월14일부터 한 달간 농심배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고 국수(國手) 타이틀을 따내는 등 10연승을 올렸다.
이어 3월까지 16승을 거두며 순항했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지쓰배가 일본대지진의 여파로 연기되면서 잔뜩 벼려 놓았던 최철한의 칼날은 무뎌졌다. 물가정보배에서 단 한판을 소화했으나 그 판마저 이영구에게 패해 4월을 1패로 보냈다.
최철한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세돌이 치고 올라왔다.
3월까지 13승으로 다승 2위를 지키던 이세돌은 비씨카드배 준결승에서 박정환 9단을,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을 누르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 달 사이에 7승을 쓸어담으며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비씨카드배가 후지쓰배 종료 직후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후지쓰배 연기는 이세돌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체력이 약한 이세돌에게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20일 동안 12판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부담스러웠으나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경쟁자 최철한과의 승차를 4승으로 벌리며 본격적인 다승 독주체재를 갖췄다.
하지만 5월 들어 상황은 다시 한번 바뀌었다.
김승재와 이지현을 연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한 이세돌은 중국 원정길에서 발목이 잡혔다.
'한·중·일 고수초청전'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과 구리 9단에 연달아 패하며 꼴찌로 떨어진 것이다.
대회에 따라 집중력에 차이를 보이는 이세돌이 '반드시 이겨야 할 대회'였던 비씨카드배 결승 이후 20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열린 이벤트성 대회에서 불꽃투혼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상대 중 한 명은 혈투의 상대였던 '동갑내기 친구' 구리였다.
한국기원이 이 대회를 공식대회로 인정한 것도 이세돌에게는 악재였다.
5월에 2승3패로 주춤거린 이세돌은 6월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천원(天元)전에서는 이영구에게 패해 예선 탈락했고 박영훈에게 막히며 LG배 본선 1회전에서 짐을 싸야 했다.
자국선수들끼리의 대결을 피해 주는 LG배에서 한국의 강자 박영훈 9단과 만난 것도 불운이었다.
한국은 32강전에 17명이 출전해 어느 한 조는 한국선수끼리 대결해야 하는데 추첨식에서 박영훈이 공교롭게 이세돌을 뽑은 것이다.
4월까지 80%에 달하던 승률은 어느새 69%까지 떨어졌다.
이세돌과 최철한의 동반부진을 틈타 이영구와 윤준상이 약진했다.
특히 윤준상은 3월25일∼5월19일 16연승을 올리며 급상승세를 탔다.
프로 2년 차 이지현도 11연승(4월11일∼5월1일)과 9연승(5월18일∼6월12일)을 기록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위 이영구와 10위 최철한의 승차는 5승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승왕 후보 1순위로 여전히 이세돌을 꼽는다.
추월을 허용했지만, 이세돌은 1위와 1승 뒤진 2위다.
경쟁자인 이영구, 윤준상, 이지현 등이 비교적 약한 상대와 대결하는 예선전에서 승수를 쌓은 반면 이세돌이 예선에서 올린 승리는 2승에 불과할 정도로 순도가 높다.
이영구와 윤준상은 예선에서 18승을 거뒀고 이지현은 24승 중 23승을 예선에서 따냈다.
대국수가 많은 한국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연기됐던 후지쓰배와 삼성화재배가 8월부터 줄지어 열린다. 이세돌은 한국랭킹 1위로 모든 세계대회 본선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승수 쌓기에 유리하다.
이세돌의 2년 연속 다승왕 등극에 가장 큰 변수는 최철한이다.
최철한 역시 랭킹 2위로 세계대회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출전기회가 많다.
몰아치기에 능한 이세돌과는 달리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LG배 2회전에서 탈락한 다음 날인 16일 한국리그서 안형준을 물리친 것도 최철한의 평상심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년 9승 차로 다승왕을 이세돌에게 내준 그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큰 경기에 강한 이세돌·최철한의 '성큼 걸음'과 물량공세에 나서는 이영구·윤준상·조한승의 '잔걸음' 대결이 올해 다승왕 경쟁구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 다승선두는 25승(7패)의 이영구 8단이다.
그 뒤로 5위까지 이세돌 9단, 조한승 9단, 윤준상 8단, 이지현 2단 등 4명이 1승 차로 늘어서 있다.
23승으로 6위인 박진솔 5단과 22승의 강동윤 9단·김승준 9단도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하룻밤이 지나면 선두가 바뀌는 초접전이 이어지면서 다승왕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3월까지 다승선두는 단연 최철한이었다.
3연승으로 2011년을 상큼하게 시작한 최철한은 이후 이세돌, 이창호의 벽에 막히며 3연패로 주춤했다.
최철한은 1월14일부터 한 달간 농심배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고 국수(國手) 타이틀을 따내는 등 10연승을 올렸다.
이어 3월까지 16승을 거두며 순항했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지쓰배가 일본대지진의 여파로 연기되면서 잔뜩 벼려 놓았던 최철한의 칼날은 무뎌졌다. 물가정보배에서 단 한판을 소화했으나 그 판마저 이영구에게 패해 4월을 1패로 보냈다.
최철한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세돌이 치고 올라왔다.
3월까지 13승으로 다승 2위를 지키던 이세돌은 비씨카드배 준결승에서 박정환 9단을,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을 누르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 달 사이에 7승을 쓸어담으며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비씨카드배가 후지쓰배 종료 직후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후지쓰배 연기는 이세돌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체력이 약한 이세돌에게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20일 동안 12판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부담스러웠으나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경쟁자 최철한과의 승차를 4승으로 벌리며 본격적인 다승 독주체재를 갖췄다.
하지만 5월 들어 상황은 다시 한번 바뀌었다.
김승재와 이지현을 연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한 이세돌은 중국 원정길에서 발목이 잡혔다.
'한·중·일 고수초청전'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과 구리 9단에 연달아 패하며 꼴찌로 떨어진 것이다.
대회에 따라 집중력에 차이를 보이는 이세돌이 '반드시 이겨야 할 대회'였던 비씨카드배 결승 이후 20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열린 이벤트성 대회에서 불꽃투혼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상대 중 한 명은 혈투의 상대였던 '동갑내기 친구' 구리였다.
한국기원이 이 대회를 공식대회로 인정한 것도 이세돌에게는 악재였다.
5월에 2승3패로 주춤거린 이세돌은 6월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천원(天元)전에서는 이영구에게 패해 예선 탈락했고 박영훈에게 막히며 LG배 본선 1회전에서 짐을 싸야 했다.
자국선수들끼리의 대결을 피해 주는 LG배에서 한국의 강자 박영훈 9단과 만난 것도 불운이었다.
한국은 32강전에 17명이 출전해 어느 한 조는 한국선수끼리 대결해야 하는데 추첨식에서 박영훈이 공교롭게 이세돌을 뽑은 것이다.
4월까지 80%에 달하던 승률은 어느새 69%까지 떨어졌다.
이세돌과 최철한의 동반부진을 틈타 이영구와 윤준상이 약진했다.
특히 윤준상은 3월25일∼5월19일 16연승을 올리며 급상승세를 탔다.
프로 2년 차 이지현도 11연승(4월11일∼5월1일)과 9연승(5월18일∼6월12일)을 기록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위 이영구와 10위 최철한의 승차는 5승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승왕 후보 1순위로 여전히 이세돌을 꼽는다.
추월을 허용했지만, 이세돌은 1위와 1승 뒤진 2위다.
경쟁자인 이영구, 윤준상, 이지현 등이 비교적 약한 상대와 대결하는 예선전에서 승수를 쌓은 반면 이세돌이 예선에서 올린 승리는 2승에 불과할 정도로 순도가 높다.
이영구와 윤준상은 예선에서 18승을 거뒀고 이지현은 24승 중 23승을 예선에서 따냈다.
대국수가 많은 한국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연기됐던 후지쓰배와 삼성화재배가 8월부터 줄지어 열린다. 이세돌은 한국랭킹 1위로 모든 세계대회 본선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승수 쌓기에 유리하다.
이세돌의 2년 연속 다승왕 등극에 가장 큰 변수는 최철한이다.
최철한 역시 랭킹 2위로 세계대회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출전기회가 많다.
몰아치기에 능한 이세돌과는 달리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LG배 2회전에서 탈락한 다음 날인 16일 한국리그서 안형준을 물리친 것도 최철한의 평상심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년 9승 차로 다승왕을 이세돌에게 내준 그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큰 경기에 강한 이세돌·최철한의 '성큼 걸음'과 물량공세에 나서는 이영구·윤준상·조한승의 '잔걸음' 대결이 올해 다승왕 경쟁구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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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1-06-17 12:37:46
- 수정2011-06-17 12:43:29
상반기 다승 선두를 이끌던 이세돌과 최철한이 동반부진에 빠지면서 올해 다승왕 자리를 놓고 혼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현재 다승선두는 25승(7패)의 이영구 8단이다.
그 뒤로 5위까지 이세돌 9단, 조한승 9단, 윤준상 8단, 이지현 2단 등 4명이 1승 차로 늘어서 있다.
23승으로 6위인 박진솔 5단과 22승의 강동윤 9단·김승준 9단도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하룻밤이 지나면 선두가 바뀌는 초접전이 이어지면서 다승왕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3월까지 다승선두는 단연 최철한이었다.
3연승으로 2011년을 상큼하게 시작한 최철한은 이후 이세돌, 이창호의 벽에 막히며 3연패로 주춤했다.
최철한은 1월14일부터 한 달간 농심배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고 국수(國手) 타이틀을 따내는 등 10연승을 올렸다.
이어 3월까지 16승을 거두며 순항했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지쓰배가 일본대지진의 여파로 연기되면서 잔뜩 벼려 놓았던 최철한의 칼날은 무뎌졌다. 물가정보배에서 단 한판을 소화했으나 그 판마저 이영구에게 패해 4월을 1패로 보냈다.
최철한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세돌이 치고 올라왔다.
3월까지 13승으로 다승 2위를 지키던 이세돌은 비씨카드배 준결승에서 박정환 9단을,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을 누르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 달 사이에 7승을 쓸어담으며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비씨카드배가 후지쓰배 종료 직후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후지쓰배 연기는 이세돌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체력이 약한 이세돌에게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20일 동안 12판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부담스러웠으나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경쟁자 최철한과의 승차를 4승으로 벌리며 본격적인 다승 독주체재를 갖췄다.
하지만 5월 들어 상황은 다시 한번 바뀌었다.
김승재와 이지현을 연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한 이세돌은 중국 원정길에서 발목이 잡혔다.
'한·중·일 고수초청전'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과 구리 9단에 연달아 패하며 꼴찌로 떨어진 것이다.
대회에 따라 집중력에 차이를 보이는 이세돌이 '반드시 이겨야 할 대회'였던 비씨카드배 결승 이후 20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열린 이벤트성 대회에서 불꽃투혼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상대 중 한 명은 혈투의 상대였던 '동갑내기 친구' 구리였다.
한국기원이 이 대회를 공식대회로 인정한 것도 이세돌에게는 악재였다.
5월에 2승3패로 주춤거린 이세돌은 6월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천원(天元)전에서는 이영구에게 패해 예선 탈락했고 박영훈에게 막히며 LG배 본선 1회전에서 짐을 싸야 했다.
자국선수들끼리의 대결을 피해 주는 LG배에서 한국의 강자 박영훈 9단과 만난 것도 불운이었다.
한국은 32강전에 17명이 출전해 어느 한 조는 한국선수끼리 대결해야 하는데 추첨식에서 박영훈이 공교롭게 이세돌을 뽑은 것이다.
4월까지 80%에 달하던 승률은 어느새 69%까지 떨어졌다.
이세돌과 최철한의 동반부진을 틈타 이영구와 윤준상이 약진했다.
특히 윤준상은 3월25일∼5월19일 16연승을 올리며 급상승세를 탔다.
프로 2년 차 이지현도 11연승(4월11일∼5월1일)과 9연승(5월18일∼6월12일)을 기록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위 이영구와 10위 최철한의 승차는 5승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승왕 후보 1순위로 여전히 이세돌을 꼽는다.
추월을 허용했지만, 이세돌은 1위와 1승 뒤진 2위다.
경쟁자인 이영구, 윤준상, 이지현 등이 비교적 약한 상대와 대결하는 예선전에서 승수를 쌓은 반면 이세돌이 예선에서 올린 승리는 2승에 불과할 정도로 순도가 높다.
이영구와 윤준상은 예선에서 18승을 거뒀고 이지현은 24승 중 23승을 예선에서 따냈다.
대국수가 많은 한국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연기됐던 후지쓰배와 삼성화재배가 8월부터 줄지어 열린다. 이세돌은 한국랭킹 1위로 모든 세계대회 본선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승수 쌓기에 유리하다.
이세돌의 2년 연속 다승왕 등극에 가장 큰 변수는 최철한이다.
최철한 역시 랭킹 2위로 세계대회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출전기회가 많다.
몰아치기에 능한 이세돌과는 달리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LG배 2회전에서 탈락한 다음 날인 16일 한국리그서 안형준을 물리친 것도 최철한의 평상심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년 9승 차로 다승왕을 이세돌에게 내준 그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큰 경기에 강한 이세돌·최철한의 '성큼 걸음'과 물량공세에 나서는 이영구·윤준상·조한승의 '잔걸음' 대결이 올해 다승왕 경쟁구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 다승선두는 25승(7패)의 이영구 8단이다.
그 뒤로 5위까지 이세돌 9단, 조한승 9단, 윤준상 8단, 이지현 2단 등 4명이 1승 차로 늘어서 있다.
23승으로 6위인 박진솔 5단과 22승의 강동윤 9단·김승준 9단도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리고 있다.
하룻밤이 지나면 선두가 바뀌는 초접전이 이어지면서 다승왕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3월까지 다승선두는 단연 최철한이었다.
3연승으로 2011년을 상큼하게 시작한 최철한은 이후 이세돌, 이창호의 벽에 막히며 3연패로 주춤했다.
최철한은 1월14일부터 한 달간 농심배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고 국수(國手) 타이틀을 따내는 등 10연승을 올렸다.
이어 3월까지 16승을 거두며 순항했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후지쓰배가 일본대지진의 여파로 연기되면서 잔뜩 벼려 놓았던 최철한의 칼날은 무뎌졌다. 물가정보배에서 단 한판을 소화했으나 그 판마저 이영구에게 패해 4월을 1패로 보냈다.
최철한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세돌이 치고 올라왔다.
3월까지 13승으로 다승 2위를 지키던 이세돌은 비씨카드배 준결승에서 박정환 9단을,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을 누르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한 달 사이에 7승을 쓸어담으며 단숨에 1위에 올라섰다.
비씨카드배가 후지쓰배 종료 직후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후지쓰배 연기는 이세돌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체력이 약한 이세돌에게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20일 동안 12판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 부담스러웠으나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경쟁자 최철한과의 승차를 4승으로 벌리며 본격적인 다승 독주체재를 갖췄다.
하지만 5월 들어 상황은 다시 한번 바뀌었다.
김승재와 이지현을 연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한 이세돌은 중국 원정길에서 발목이 잡혔다.
'한·중·일 고수초청전'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과 구리 9단에 연달아 패하며 꼴찌로 떨어진 것이다.
대회에 따라 집중력에 차이를 보이는 이세돌이 '반드시 이겨야 할 대회'였던 비씨카드배 결승 이후 20일이 채 지나지 않아 열린 이벤트성 대회에서 불꽃투혼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더구나 상대 중 한 명은 혈투의 상대였던 '동갑내기 친구' 구리였다.
한국기원이 이 대회를 공식대회로 인정한 것도 이세돌에게는 악재였다.
5월에 2승3패로 주춤거린 이세돌은 6월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천원(天元)전에서는 이영구에게 패해 예선 탈락했고 박영훈에게 막히며 LG배 본선 1회전에서 짐을 싸야 했다.
자국선수들끼리의 대결을 피해 주는 LG배에서 한국의 강자 박영훈 9단과 만난 것도 불운이었다.
한국은 32강전에 17명이 출전해 어느 한 조는 한국선수끼리 대결해야 하는데 추첨식에서 박영훈이 공교롭게 이세돌을 뽑은 것이다.
4월까지 80%에 달하던 승률은 어느새 69%까지 떨어졌다.
이세돌과 최철한의 동반부진을 틈타 이영구와 윤준상이 약진했다.
특히 윤준상은 3월25일∼5월19일 16연승을 올리며 급상승세를 탔다.
프로 2년 차 이지현도 11연승(4월11일∼5월1일)과 9연승(5월18일∼6월12일)을 기록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위 이영구와 10위 최철한의 승차는 5승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승왕 후보 1순위로 여전히 이세돌을 꼽는다.
추월을 허용했지만, 이세돌은 1위와 1승 뒤진 2위다.
경쟁자인 이영구, 윤준상, 이지현 등이 비교적 약한 상대와 대결하는 예선전에서 승수를 쌓은 반면 이세돌이 예선에서 올린 승리는 2승에 불과할 정도로 순도가 높다.
이영구와 윤준상은 예선에서 18승을 거뒀고 이지현은 24승 중 23승을 예선에서 따냈다.
대국수가 많은 한국리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연기됐던 후지쓰배와 삼성화재배가 8월부터 줄지어 열린다. 이세돌은 한국랭킹 1위로 모든 세계대회 본선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승수 쌓기에 유리하다.
이세돌의 2년 연속 다승왕 등극에 가장 큰 변수는 최철한이다.
최철한 역시 랭킹 2위로 세계대회 시드권을 확보하고 있어 출전기회가 많다.
몰아치기에 능한 이세돌과는 달리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장점이다.
LG배 2회전에서 탈락한 다음 날인 16일 한국리그서 안형준을 물리친 것도 최철한의 평상심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년 9승 차로 다승왕을 이세돌에게 내준 그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큰 경기에 강한 이세돌·최철한의 '성큼 걸음'과 물량공세에 나서는 이영구·윤준상·조한승의 '잔걸음' 대결이 올해 다승왕 경쟁구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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