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땅 등기 안돼 ‘법대로’ 국가 귀속?

입력 2011.06.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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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조상 대대로 살던 땅이 갑자기 정부 소유로 넘어가면서 땅을 되찾기 위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보를 통해 등기를 하라고 알렸다는데, 이게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김연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82살 한남희 씨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집입니다.

그런데 지난 1990년 이 집터가 등기가 돼있지 않다는 이유로 국가 소유로 넘어갔습니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6개월 동안 관보에 등기를 하라는 공고를 내 법적 절차를 밟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경기도 오산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공고기간에 이의가 없는 경우 법에 따라 국유재산이 됩니다."

한씨는 땅 주인이 증조 할아버지로 돼있는 일제 강점기 토지조사부를 발견하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 20년이 지난 지난해에 겨우 땅을 되찾았습니다.

<인터뷰> 한남희(소유권 소송 승소) : "관청에 가서 그런 거(관보) 볼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먹고 살기 (바쁜데.)"

70살 조기완 씨도 등기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993년 선산이 국가에 귀속됐습니다.

선산이 조부 명의로 돼 있는 일제 강점기 임야조사부를 찾은 조씨는 현재 국가를 상대로 선산을 되찾을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기완(소유권 소송 준비) : "조상님한테 떳떳하지 못하고, 충격을 많이 받았죠. 식구들이…"

조상 대대로 소유해온 땅의 경우 6.25를 겪으며 등기부 등본이 사라진 경우가 적지 않아 이런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뷰> 남희웅(법률지원단 변호사) : "명의인이 없거나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 국가가 제한적으로 취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이렇게 국가에 귀속된 부동산을 개인이 소송을 통해 되찾은 경우는 44건.

국가가 지급한 배상금만 113억 원이 넘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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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 땅 등기 안돼 ‘법대로’ 국가 귀속?
    • 입력 2011-06-21 22: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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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조상 대대로 살던 땅이 갑자기 정부 소유로 넘어가면서 땅을 되찾기 위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보를 통해 등기를 하라고 알렸다는데, 이게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김연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82살 한남희 씨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집입니다. 그런데 지난 1990년 이 집터가 등기가 돼있지 않다는 이유로 국가 소유로 넘어갔습니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6개월 동안 관보에 등기를 하라는 공고를 내 법적 절차를 밟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경기도 오산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공고기간에 이의가 없는 경우 법에 따라 국유재산이 됩니다." 한씨는 땅 주인이 증조 할아버지로 돼있는 일제 강점기 토지조사부를 발견하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 20년이 지난 지난해에 겨우 땅을 되찾았습니다. <인터뷰> 한남희(소유권 소송 승소) : "관청에 가서 그런 거(관보) 볼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먹고 살기 (바쁜데.)" 70살 조기완 씨도 등기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993년 선산이 국가에 귀속됐습니다. 선산이 조부 명의로 돼 있는 일제 강점기 임야조사부를 찾은 조씨는 현재 국가를 상대로 선산을 되찾을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기완(소유권 소송 준비) : "조상님한테 떳떳하지 못하고, 충격을 많이 받았죠. 식구들이…" 조상 대대로 소유해온 땅의 경우 6.25를 겪으며 등기부 등본이 사라진 경우가 적지 않아 이런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뷰> 남희웅(법률지원단 변호사) : "명의인이 없거나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 국가가 제한적으로 취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이렇게 국가에 귀속된 부동산을 개인이 소송을 통해 되찾은 경우는 44건. 국가가 지급한 배상금만 113억 원이 넘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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