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월드리포트] 中 공산당 90년, 대륙은 붉은 물결
입력 2011.07.03 (08:20) 특파원 현장보고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중국 대륙에 지금 붉은 물결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모든 매체가 총동원된 공산당 찬양 캠페인이 벌어지고, 다양한 행사도 열리고 있는데요.. 중국공산당 창당 90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구요?

그렇습니다. 90년 전 당원 21명으로 출범한 중국 공산당이 혁명에 성공한 것도 현대사적 사건이지만, 이후 과감한 개혁개방으로 미국과 양강 체제를 형성한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앞날이 쾌청한 것만은 아닙니다. 창당 90년을 맞은 중국공산당의 오늘과 내일을 강석훈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어제로 창당 9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이 성대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녹취> 후진타오(중국 국가주석):"13억 중국인은 중국식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 아래 믿음을 갖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 지금 전국이 온통 공산당의 이념과 사상을 강조하는 이른바 홍색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공산혁명의 성지로 부르는 옌안시가 관광 인파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창당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이른바 '홍색 여행단'입니다. 각급 학교나 직장 단위의 단체 여행객부터 참전 노병들까지 수많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라오홍쥔(네이멍구/88세):"제가 올해 88세입니다.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혁명 근거지에 와 보고 싶었습니다."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이 없다'는 이 혁명가요는 요즘 중국에서 귀가 따갑도록 들리는 노래입니다.

옌안은 마오쩌뚱이 이끄는 공산당 홍군이 1935년부터 13년동안 주둔하며 국공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근거지입니다. 이 때문에 홍색바람의 중심에 서 있는 역사적 인물은 역시 마오쩌뚱입니다. 마오쩌뚱을 찬양하는 바람도 다시 불고 있습니다.

<인터뷰> 레이메이(장수성):“마오 주석은 우리나라의 창건자이자 모든 공산당원의 본보기입니다.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

중국 서남부 장시성의 징강산은 중국 공산당이 또다른 혁명 성지로 부르는 곳입니다. 사방이 험준한 산으로 둘러쌓인 천연의 요새를 이용해 1927년 마오쩌뚱이 처음으로 농촌혁명 근거지를 구축했습니다. 이 곳에도 전국 각지의 홍색 여행단이 이어지고 있고 여기저기서 혁명 구호가 들리고 있습니다.

<녹취> "한 알의 불씨가 광야를 불사른다!"

<인터뷰> 왕윈칭(광둥성):"우리의 애국 열정과 신중국 건설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더하기 위해 왔습니다."

징강산에서 싸운 홍군의 역사와 1934년 징강산을 떠나 '대장정'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 대형 무대극 '징강산', 6백여명의 출연진은 모두 홍군들의 후손들입니다.

<녹취>"할아버지는 18세에 홍군에 들어가 장정의 길에서 희생됐습니다."

홍색 캠페인용으로 만들어진 이 공연은 홍색바람에 힘입어 대표적인 홍색 관광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 링훼이(산시성):"모두 한마음이 되는 느낌과 효과가 좋아요. (가장 감동되는 내용은요?) "여러 번 있었는데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어요."

공산당의 역사와 이념을 주입하고 강조하는 데 홍색 여행은 더없이 유용한 수단이 됐습니다.

다시 불고 있는 중국의 홍색캠페인은 공무원 사회에서 특히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사상을 강의하는 이 교실에는 멀리 창춘에서 날아온 공직자들이 집단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우진탕(징강산 간부학원 부원장):"우리 당의 중심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간부들을 이론적으로 무장시키고 사상적 능력을 배양시키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도 여느 때보다 홍색 교육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애국심과 공산주의 사상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녹취> "마오쩌둥의 옌안 경력과 마지막의 성공 요인을 소개해 보겠습니까?"

<녹취> "그는 옌안에서 지구전(持久戰)을 썼습니다."

<녹취>"마오쩌둥은 옌안 야오지아링에서 7차 당대회를 소집했습니다."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홍색캠페인은 공산당과 정부등 관 주도적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각종 사회적 갈등과 불만이 커짐에 따라서 민심을 다독거리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소수민족인 몽골족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선 네이멍구 시위사태, 빈번해지고 있는 각종 시위는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서민층의 민심 이반 현상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모든 관영매체까지 대대적인 홍색 캠페인에 나선 것은 민생 문제와 사회적 갈등이 그만큼 더 심각해졌다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돈 천 억원 이상을 쏟아 공산당의 창당 과정을 그린 영화를 만들고 단체관람을 독려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같은 과도한 홍색 바람이 한편으로는 적잖은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홍색바람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허빙(정법대학 교수):"혁명가요를 부르도록 하면서도 혁명은 고무하지 않고, 공산당 건당위업을 보도록 하면서 당을 세우지는 않습니다."

전국적 홍색 바람이 극좌적 사상을 부추길 뿐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입니다.

공산당의 가장 근본적 과제는 분명 경제문제라는 데 이론이 없습니다. 이제는 경제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 등 불평등 해소가 화급한 숙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혁개방 30년을 넘기면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지만 부의 편중 현상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중국인 상위 1%가 전체 재산의 40% 이상을 독식하고 있다는 게 세계은행의 보고서입니다.

<인터뷰> 뤼우즈광(베이징대 교수):"빈부격차 확대는 지난 90년 대부터 심각해졌습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중대 과제이자 중대 도전입니다."

1921년 불과 53명의 당원으로 출발한 중국 공산당은 항일전쟁과 1,2차 국공내전에 승리하면서 1949년 신중국을 탄생시켰습니다.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의 격동기를 거쳐 개혁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창당 90년만에 당원이 8천만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주석을 계승하는 제 5세대 지도자가 등장합니다. 개혁개방으로 중국이 G2국가로 올라섰지만 복잡해지는 국내외 문제로 공산당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백년 역사를 꿈꾸는 중국 공산당의 홍색 항로에 갈수록 파고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 [월드리포트] 中 공산당 90년, 대륙은 붉은 물결
    • 입력 2011-07-03 08:20:3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중국 대륙에 지금 붉은 물결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모든 매체가 총동원된 공산당 찬양 캠페인이 벌어지고, 다양한 행사도 열리고 있는데요.. 중국공산당 창당 90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구요?

그렇습니다. 90년 전 당원 21명으로 출범한 중국 공산당이 혁명에 성공한 것도 현대사적 사건이지만, 이후 과감한 개혁개방으로 미국과 양강 체제를 형성한 것도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앞날이 쾌청한 것만은 아닙니다. 창당 90년을 맞은 중국공산당의 오늘과 내일을 강석훈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어제로 창당 9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이 성대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녹취> 후진타오(중국 국가주석):"13억 중국인은 중국식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 아래 믿음을 갖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 지금 전국이 온통 공산당의 이념과 사상을 강조하는 이른바 홍색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공산혁명의 성지로 부르는 옌안시가 관광 인파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창당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이른바 '홍색 여행단'입니다. 각급 학교나 직장 단위의 단체 여행객부터 참전 노병들까지 수많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라오홍쥔(네이멍구/88세):"제가 올해 88세입니다.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혁명 근거지에 와 보고 싶었습니다."

'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이 없다'는 이 혁명가요는 요즘 중국에서 귀가 따갑도록 들리는 노래입니다.

옌안은 마오쩌뚱이 이끄는 공산당 홍군이 1935년부터 13년동안 주둔하며 국공내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근거지입니다. 이 때문에 홍색바람의 중심에 서 있는 역사적 인물은 역시 마오쩌뚱입니다. 마오쩌뚱을 찬양하는 바람도 다시 불고 있습니다.

<인터뷰> 레이메이(장수성):“마오 주석은 우리나라의 창건자이자 모든 공산당원의 본보기입니다.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

중국 서남부 장시성의 징강산은 중국 공산당이 또다른 혁명 성지로 부르는 곳입니다. 사방이 험준한 산으로 둘러쌓인 천연의 요새를 이용해 1927년 마오쩌뚱이 처음으로 농촌혁명 근거지를 구축했습니다. 이 곳에도 전국 각지의 홍색 여행단이 이어지고 있고 여기저기서 혁명 구호가 들리고 있습니다.

<녹취> "한 알의 불씨가 광야를 불사른다!"

<인터뷰> 왕윈칭(광둥성):"우리의 애국 열정과 신중국 건설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더하기 위해 왔습니다."

징강산에서 싸운 홍군의 역사와 1934년 징강산을 떠나 '대장정'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 대형 무대극 '징강산', 6백여명의 출연진은 모두 홍군들의 후손들입니다.

<녹취>"할아버지는 18세에 홍군에 들어가 장정의 길에서 희생됐습니다."

홍색 캠페인용으로 만들어진 이 공연은 홍색바람에 힘입어 대표적인 홍색 관광상품으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 링훼이(산시성):"모두 한마음이 되는 느낌과 효과가 좋아요. (가장 감동되는 내용은요?) "여러 번 있었는데 감동해서 눈물을 흘렸어요."

공산당의 역사와 이념을 주입하고 강조하는 데 홍색 여행은 더없이 유용한 수단이 됐습니다.

다시 불고 있는 중국의 홍색캠페인은 공무원 사회에서 특히 강도높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사상을 강의하는 이 교실에는 멀리 창춘에서 날아온 공직자들이 집단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우진탕(징강산 간부학원 부원장):"우리 당의 중심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간부들을 이론적으로 무장시키고 사상적 능력을 배양시키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도 여느 때보다 홍색 교육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애국심과 공산주의 사상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녹취> "마오쩌둥의 옌안 경력과 마지막의 성공 요인을 소개해 보겠습니까?"

<녹취> "그는 옌안에서 지구전(持久戰)을 썼습니다."

<녹취>"마오쩌둥은 옌안 야오지아링에서 7차 당대회를 소집했습니다."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홍색캠페인은 공산당과 정부등 관 주도적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각종 사회적 갈등과 불만이 커짐에 따라서 민심을 다독거리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소수민족인 몽골족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선 네이멍구 시위사태, 빈번해지고 있는 각종 시위는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서민층의 민심 이반 현상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모든 관영매체까지 대대적인 홍색 캠페인에 나선 것은 민생 문제와 사회적 갈등이 그만큼 더 심각해졌다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돈 천 억원 이상을 쏟아 공산당의 창당 과정을 그린 영화를 만들고 단체관람을 독려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같은 과도한 홍색 바람이 한편으로는 적잖은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홍색바람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허빙(정법대학 교수):"혁명가요를 부르도록 하면서도 혁명은 고무하지 않고, 공산당 건당위업을 보도록 하면서 당을 세우지는 않습니다."

전국적 홍색 바람이 극좌적 사상을 부추길 뿐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치유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입니다.

공산당의 가장 근본적 과제는 분명 경제문제라는 데 이론이 없습니다. 이제는 경제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빈부격차와 양극화 문제 등 불평등 해소가 화급한 숙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개혁개방 30년을 넘기면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지만 부의 편중 현상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중국인 상위 1%가 전체 재산의 40% 이상을 독식하고 있다는 게 세계은행의 보고서입니다.

<인터뷰> 뤼우즈광(베이징대 교수):"빈부격차 확대는 지난 90년 대부터 심각해졌습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중대 과제이자 중대 도전입니다."

1921년 불과 53명의 당원으로 출발한 중국 공산당은 항일전쟁과 1,2차 국공내전에 승리하면서 1949년 신중국을 탄생시켰습니다. 대약진 운동과 문화대혁명의 격동기를 거쳐 개혁개방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창당 90년만에 당원이 8천만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내년이면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주석을 계승하는 제 5세대 지도자가 등장합니다. 개혁개방으로 중국이 G2국가로 올라섰지만 복잡해지는 국내외 문제로 공산당의 어깨는 점점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백년 역사를 꿈꾸는 중국 공산당의 홍색 항로에 갈수록 파고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특파원 현장보고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