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귀 불편한 천안 80대 할아버지 전 재산 기증

입력 2011.07.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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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이 보이지 않고 귀마저 제대로 들리지 않는 홀로 사는 80대 할아버지가 전 재산을 이웃을 위해 내놓아 주변에 감동을 주고 있다.

천안시 직산읍 이덕순(83) 옹은 최근 매주 집으로 찾아오는 사회복지사 이진우씨에게 자신의 전 재산인 1천만원을 좋은 일을 위해 쓰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4일 천안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를 전달했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월 40여만원의 기초생활비가 수입의 전부인 이 옹은 이마저도 아껴 쓰며 남몰래 한푼 두푼 모아 그동안 주위에서 자신에게 베풀어 준 은혜에 조금이나마 갚겠다는 생각에 모두를 사회에 희사한 것이다.

이 옹도 젊어서는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하지만 30대 초 목수 일을 하면서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고 나머지 눈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35살에 들어서던 해 모든 시력을 잃었다.

나이가 들면서 귀에도 문제가 생겨 지금은 한쪽 귀로 겨우 큰 소리만 알아듣고 있다.

유일한 혈육으로 마음을 의지하던 아들마저 2008년 50대 초반에 지병이 악화돼 이 옹의 가슴속에 묻었다.

이 옹은 "땅 주인의 배려로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집도 있고 매주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이 챙겨주는 밑반찬에 무엇하나 부족한게 없다"며 "나 보다 더 혜택을 입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우 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할아버지는 항상 도움만 받는 처지를 미안해 하며 '나도 언젠가 남을 위해 뭔가 좋을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되뇌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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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귀 불편한 천안 80대 할아버지 전 재산 기증
    • 입력 2011-07-04 17:41:49
    연합뉴스
두 눈이 보이지 않고 귀마저 제대로 들리지 않는 홀로 사는 80대 할아버지가 전 재산을 이웃을 위해 내놓아 주변에 감동을 주고 있다. 천안시 직산읍 이덕순(83) 옹은 최근 매주 집으로 찾아오는 사회복지사 이진우씨에게 자신의 전 재산인 1천만원을 좋은 일을 위해 쓰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4일 천안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를 전달했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월 40여만원의 기초생활비가 수입의 전부인 이 옹은 이마저도 아껴 쓰며 남몰래 한푼 두푼 모아 그동안 주위에서 자신에게 베풀어 준 은혜에 조금이나마 갚겠다는 생각에 모두를 사회에 희사한 것이다. 이 옹도 젊어서는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하지만 30대 초 목수 일을 하면서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고 나머지 눈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35살에 들어서던 해 모든 시력을 잃었다. 나이가 들면서 귀에도 문제가 생겨 지금은 한쪽 귀로 겨우 큰 소리만 알아듣고 있다. 유일한 혈육으로 마음을 의지하던 아들마저 2008년 50대 초반에 지병이 악화돼 이 옹의 가슴속에 묻었다. 이 옹은 "땅 주인의 배려로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집도 있고 매주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이 챙겨주는 밑반찬에 무엇하나 부족한게 없다"며 "나 보다 더 혜택을 입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우 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는 "할아버지는 항상 도움만 받는 처지를 미안해 하며 '나도 언젠가 남을 위해 뭔가 좋을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되뇌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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