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6명 사상

입력 2011.07.0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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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낮 강화도의 한 해병 부대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병사 한 명이 훔친 소총을 부대원들을 향해 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최영윤 기자! (네)

<질문> 총기 사건이 나기 전에 싸우는 듯한 소리가 났다죠?

<답변>

네, 사건이 일어난 곳은 강화도 남쪽 해안 수색을 맡고 있는 한 해병대 부대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11시 50분쯤 부대 내부에서 싸우는 듯한 큰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총소리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민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주민: "훈련할 때와 소리가 다르게 총기가 단발로 땅땅 소리 나고, 15초 있다가 땅땅 세 발해서 총 5발 정도 났었던 것 같아요."

부대원 가운데 김 모 상병이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을 발사한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25살 이승훈 하사 등 3명은 현장에서, 21살 박치현 상병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습니다.

또 19살 권 혁 이병과 사고를 낸 김 상병도 크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상병은 총을 난사한 뒤 인근의 창고로 가서 수류탄을 터뜨렸는데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태은 해병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녹취> 김태은(해병대 공보실장): "수류탄은 별도의 공간에서, 총 사격한 다음에 별도의 공간에 나와서 터뜨린 것으로..."

김 상병은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오후 6시쯤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숨진 장병들도 차례로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되고 있고. 해병대는 합동 빈소와 장례식장을 마련하고 조문을 받는 방안을 유족들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질문> 총기 관리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김 상병이 총기를 훔쳤죠?

<답변>

네, 해병대는 사건이 나기 2시간 전인 오전 10시쯤, 김 상병이 해안초소 상황실에서 총기와 탄약을 훔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무 교대 시간에 범행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상병은 11시 50분쯤 생활관에 잠들어 있는 열 명가량의 장병들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고, 이에 놀란 장병들은 속옷 차림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민의 말입니다.

<녹취> 주민: "팬티 바람인 사병들이 저희 가게 앞쪽으로 해서 전체가 다 도망을 가는..."

불행 중 다행으로 총기 발사 직 후 내무반에 있던 권 혁 이병은 김 상병의 총부리를 잡고 밀쳐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권 이병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권 이병을 치료한 의사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지상(뉴고려병원 일반외과장): "오른쪽 대퇴부 안쪽에 한 10센티미터 상처가 나 있었지만, 다행히 환자가 의식은 명료하고..."

해병대는 사건 직후 합동 조사반을 동원해 현장 감식 등을 진행했는데요, 해병대는 그 결과를 포함한 중간 조사 결과를 내일 오후 2시 발표할 계획입니다.

<질문> 최근 해병대에서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군기가 해이해진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올 만 하네요.

<답변>

네, 최근 해병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들을 한 번 나열해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5월 말에 해병대 사령관을 음해한 혐의로 2사단 박 모 소장이 구속됐고, 곧이어 전역을 앞둔 홍모 소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또 같은 달에 부대 사병을 성추행한 혐의로 해병대 6여단의 현역 중대장이 입건됐습니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같은 여단에서 이모 상병이 자신의 K-2 소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해병대는 이 상병이 왜 자살했는지 한차례 설명조차 하지 않아 구타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돼 왔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강화도 교동도에선 초소 근무중이던 병사 2명이 아시아나 민항기를 오인해 99발의 경고 사격을 가했습니다.

군 관계자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녹취>김관진(국방장관/지난달 23일): "민항기에 대해서 초병이 총을 쐈다하는 건 참 대단히 죄송하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참사까지 이어졌는데요,

어느 군보다 센 군기로 귀신 잡는 해병으로 불리던 해병대의 명성이 잇단 사고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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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6명 사상
    • 입력 2011-07-04 23: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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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낮 강화도의 한 해병 부대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병사 한 명이 훔친 소총을 부대원들을 향해 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최영윤 기자! (네) <질문> 총기 사건이 나기 전에 싸우는 듯한 소리가 났다죠? <답변> 네, 사건이 일어난 곳은 강화도 남쪽 해안 수색을 맡고 있는 한 해병대 부대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11시 50분쯤 부대 내부에서 싸우는 듯한 큰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총소리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한 주민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주민: "훈련할 때와 소리가 다르게 총기가 단발로 땅땅 소리 나고, 15초 있다가 땅땅 세 발해서 총 5발 정도 났었던 것 같아요." 부대원 가운데 김 모 상병이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을 발사한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25살 이승훈 하사 등 3명은 현장에서, 21살 박치현 상병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습니다. 또 19살 권 혁 이병과 사고를 낸 김 상병도 크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상병은 총을 난사한 뒤 인근의 창고로 가서 수류탄을 터뜨렸는데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태은 해병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녹취> 김태은(해병대 공보실장): "수류탄은 별도의 공간에서, 총 사격한 다음에 별도의 공간에 나와서 터뜨린 것으로..." 김 상병은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오후 6시쯤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숨진 장병들도 차례로 국군수도병원에 안치되고 있고. 해병대는 합동 빈소와 장례식장을 마련하고 조문을 받는 방안을 유족들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질문> 총기 관리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김 상병이 총기를 훔쳤죠? <답변> 네, 해병대는 사건이 나기 2시간 전인 오전 10시쯤, 김 상병이 해안초소 상황실에서 총기와 탄약을 훔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무 교대 시간에 범행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상병은 11시 50분쯤 생활관에 잠들어 있는 열 명가량의 장병들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고, 이에 놀란 장병들은 속옷 차림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민의 말입니다. <녹취> 주민: "팬티 바람인 사병들이 저희 가게 앞쪽으로 해서 전체가 다 도망을 가는..." 불행 중 다행으로 총기 발사 직 후 내무반에 있던 권 혁 이병은 김 상병의 총부리를 잡고 밀쳐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권 이병은 다리에 총상을 입었지만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권 이병을 치료한 의사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지상(뉴고려병원 일반외과장): "오른쪽 대퇴부 안쪽에 한 10센티미터 상처가 나 있었지만, 다행히 환자가 의식은 명료하고..." 해병대는 사건 직후 합동 조사반을 동원해 현장 감식 등을 진행했는데요, 해병대는 그 결과를 포함한 중간 조사 결과를 내일 오후 2시 발표할 계획입니다. <질문> 최근 해병대에서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군기가 해이해진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올 만 하네요. <답변> 네, 최근 해병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들을 한 번 나열해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5월 말에 해병대 사령관을 음해한 혐의로 2사단 박 모 소장이 구속됐고, 곧이어 전역을 앞둔 홍모 소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또 같은 달에 부대 사병을 성추행한 혐의로 해병대 6여단의 현역 중대장이 입건됐습니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같은 여단에서 이모 상병이 자신의 K-2 소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해병대는 이 상병이 왜 자살했는지 한차례 설명조차 하지 않아 구타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돼 왔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지난달 17일, 강화도 교동도에선 초소 근무중이던 병사 2명이 아시아나 민항기를 오인해 99발의 경고 사격을 가했습니다. 군 관계자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녹취>김관진(국방장관/지난달 23일): "민항기에 대해서 초병이 총을 쐈다하는 건 참 대단히 죄송하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참사까지 이어졌는데요, 어느 군보다 센 군기로 귀신 잡는 해병으로 불리던 해병대의 명성이 잇단 사고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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