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저축은행 고비는 넘겼지만…

입력 2011.07.05 (06: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전복수 해설위원]



수술대에 누워있는 저축은행. 어떻게 치료하는 게 좋을까요? 곪은 부위를 도려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깨끗하게 치료되지만 당장은 통증이 심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상처가 덧나지 않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충격도 적고 그다지 아프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환부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고민하던 정부는 이번에도 통증이 심한 수술을 피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가급적이면 저축은행을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첫 작업으로 오늘부터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가 시작됩니다.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겠다는 의도에섭니다. 결과에 따라 퇴출명단은 9월말쯤 발표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입니다. 그러나 문을 닫게 될 저축은행은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퇴출기준을 더 까다롭게 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BIS 자기자본비율이 1%인 저축은행도 최장 1년까지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경영이 좋아지면 살리겠다는 의돕니다. 정부가 저축은행 문제를 구조조정보다 연착륙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대규모 퇴출이 단행될 경우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가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섭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우량 저축은행도 이름만 거론되면 돈을 찾겠다는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도 당초에는 47개였지만 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85개 전체로 늘렸다는 것입니다. 또

 

퇴출명단이 발표될 9월말 이전에는 추가 영업정지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저축은행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시장을 안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저축은행을 살리겠다는 정부대책으로 저축은행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닙니다. 최근 6년 여 동안 부실 저축은행에 투입된 돈은 3조원이 넘습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돈을 쏟아 부은 결괍니다. 세금으로 예금을 물어주고 감시와 감독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1, 2년 뒤에는 또 사고가 터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왔습니다.  



 전체 저축은행을 검사하는 이번에야 말로 철저한 평가로 옥석을 제대로 가려야 할 것입니다.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은 서민들의 금융으로 되돌아가도록 지원해줘야 할 것입니다. 저축은행들이 어렵다며 외면한 사이 대부업과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린 서민들 그들을 찾아오는 일. 저축은행 문제해결의 첫 걸음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저축은행 고비는 넘겼지만…
    • 입력 2011-07-05 06:58:46
    뉴스광장 1부
[전복수 해설위원]


수술대에 누워있는 저축은행. 어떻게 치료하는 게 좋을까요? 곪은 부위를 도려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깨끗하게 치료되지만 당장은 통증이 심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상처가 덧나지 않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충격도 적고 그다지 아프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환부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고민하던 정부는 이번에도 통증이 심한 수술을 피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가급적이면 저축은행을 살리겠다는 것입니다. 첫 작업으로 오늘부터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가 시작됩니다.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겠다는 의도에섭니다. 결과에 따라 퇴출명단은 9월말쯤 발표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입니다. 그러나 문을 닫게 될 저축은행은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퇴출기준을 더 까다롭게 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BIS 자기자본비율이 1%인 저축은행도 최장 1년까지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경영이 좋아지면 살리겠다는 의돕니다. 정부가 저축은행 문제를 구조조정보다 연착륙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대규모 퇴출이 단행될 경우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가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섭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우량 저축은행도 이름만 거론되면 돈을 찾겠다는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축은행에 대한 검사도 당초에는 47개였지만 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85개 전체로 늘렸다는 것입니다. 또
 
퇴출명단이 발표될 9월말 이전에는 추가 영업정지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저축은행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시장을 안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입니다. 저축은행을 살리겠다는 정부대책으로 저축은행들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닙니다. 최근 6년 여 동안 부실 저축은행에 투입된 돈은 3조원이 넘습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돈을 쏟아 부은 결괍니다. 세금으로 예금을 물어주고 감시와 감독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1, 2년 뒤에는 또 사고가 터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왔습니다.  

 전체 저축은행을 검사하는 이번에야 말로 철저한 평가로 옥석을 제대로 가려야 할 것입니다.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은 서민들의 금융으로 되돌아가도록 지원해줘야 할 것입니다. 저축은행들이 어렵다며 외면한 사이 대부업과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린 서민들 그들을 찾아오는 일. 저축은행 문제해결의 첫 걸음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