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GK’ 이윤의 “시키면 절대 복종”

입력 2011.07.09 (22: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계속 도전은 좀 그렇고 군인이니까 시키면 절대 복종하겠습니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 상주 상무의 경기.

유일한 골키퍼 권순태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상주는 수비수 이윤의(24)를 임시 골키퍼로 내보냈다.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이윤의는 전반에 '막강 화력'을 뽐내는 서울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잘생긴 외모 덕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도 오르는 등 화제를 모은 이윤의는 그러나 후반에만 3실점, 팀이 2-3으로 패하며 함께 고개를 숙였다.

이윤의는 "3일 전에 골키퍼로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팀이 어렵기 때문에 누가 골키퍼를 보든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후반 3분에는 한 번 잡았던 공을 내려놨다가 상대 공격수가 다가오자 다시 잡는 실수를 저질러 페널티 지역 안에서 간접 프리킥을 내주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했다.

이윤의는 "학생 때도 골키퍼로 경기에 나간 적이 없다 보니 그 장면은 100% 내 실수였다"며 "그래도 최대한 티 안 나고 선수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열심히 했다"고 자평했다.

데얀의 오른발 땅볼 강슛으로 내준 두 번째 실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그 골만 신경을 써서 막았다면 이길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얼마나 아쉬운지는 골키퍼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광운대를 졸업한 이윤의는 강원FC를 거쳐 올해 입대했다.

강원에서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올해 4월 부산 아이파크와의 러시앤캐시컵 경기에 교체로 나온 것이 유일한 프로 데뷔 후 출전 경력이다.

선발 및 K리그 경기 출전이 이날이 처음이었던 이윤의는 "골키퍼가 됐든 뭐가 됐든 팀을 위해 뛸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며 "다른 골키퍼들은 10년 이상씩 한 사람들인데 나는 3일 연습하고 뛰었다. 계속 도전은 그렇지만 시킨다면 군인이기 때문에 절대 복종하겠다"고 다짐했다.

골키퍼 장갑이 따로 없어 권순태의 것을 빌려 나온 이윤의는 서울의 유효 슈팅 13개 가운데 10개를 막아냈다.

이날 상주 감독대행을 맡은 김태완 코치는 "선수들이 골키퍼가 없다 보니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됐던 것 같다. 100% 이상을 해줘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골키퍼 운영에 대해 "권순태가 뛰더라도 후보 골키퍼는 필드 플레이어를 당분간 등록해야 할 것 같다"며 "골키퍼 모집 공고를 냈지만 다른 팀도 시즌 중에 선수를 입대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임시 GK’ 이윤의 “시키면 절대 복종”
    • 입력 2011-07-09 22:51:05
    연합뉴스
"계속 도전은 좀 그렇고 군인이니까 시키면 절대 복종하겠습니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FC서울과 상주 상무의 경기. 유일한 골키퍼 권순태가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 상주는 수비수 이윤의(24)를 임시 골키퍼로 내보냈다.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이윤의는 전반에 '막강 화력'을 뽐내는 서울을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잘생긴 외모 덕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도 오르는 등 화제를 모은 이윤의는 그러나 후반에만 3실점, 팀이 2-3으로 패하며 함께 고개를 숙였다. 이윤의는 "3일 전에 골키퍼로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팀이 어렵기 때문에 누가 골키퍼를 보든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후반 3분에는 한 번 잡았던 공을 내려놨다가 상대 공격수가 다가오자 다시 잡는 실수를 저질러 페널티 지역 안에서 간접 프리킥을 내주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했다. 이윤의는 "학생 때도 골키퍼로 경기에 나간 적이 없다 보니 그 장면은 100% 내 실수였다"며 "그래도 최대한 티 안 나고 선수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열심히 했다"고 자평했다. 데얀의 오른발 땅볼 강슛으로 내준 두 번째 실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그 골만 신경을 써서 막았다면 이길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얼마나 아쉬운지는 골키퍼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광운대를 졸업한 이윤의는 강원FC를 거쳐 올해 입대했다. 강원에서는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올해 4월 부산 아이파크와의 러시앤캐시컵 경기에 교체로 나온 것이 유일한 프로 데뷔 후 출전 경력이다. 선발 및 K리그 경기 출전이 이날이 처음이었던 이윤의는 "골키퍼가 됐든 뭐가 됐든 팀을 위해 뛸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며 "다른 골키퍼들은 10년 이상씩 한 사람들인데 나는 3일 연습하고 뛰었다. 계속 도전은 그렇지만 시킨다면 군인이기 때문에 절대 복종하겠다"고 다짐했다. 골키퍼 장갑이 따로 없어 권순태의 것을 빌려 나온 이윤의는 서울의 유효 슈팅 13개 가운데 10개를 막아냈다. 이날 상주 감독대행을 맡은 김태완 코치는 "선수들이 골키퍼가 없다 보니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됐던 것 같다. 100% 이상을 해줘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골키퍼 운영에 대해 "권순태가 뛰더라도 후보 골키퍼는 필드 플레이어를 당분간 등록해야 할 것 같다"며 "골키퍼 모집 공고를 냈지만 다른 팀도 시즌 중에 선수를 입대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