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곳곳 권리금 갈등…해법 논의 ‘제자리’

입력 2011.07.12 (22:11) 수정 2011.07.1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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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용산 참사가 일어난지 2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주요 원인이었던 권리금 문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 곳곳에서 똑같은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모두 용산참사가 재발될 수 있는 불씨를 그대로 떠안고 있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갈등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가게가 하나, 둘 철거되는 서울 명동 재개발 3구역, 농성중인 상가 세입자들과 재개발 시행사 측이 충돌해 거친 몸싸움을 벌입니다.



가게 권리금 때문입니다.



<인터뷰>설순임(커피숍 운영/9년간) : "(보상금이) 많아야 3-4천만 원을 넘지 않거 든요. 대부분 2억 가까이 되는 돈을 들여 장사하던 사람들이 이 돈 갖고 나가서 어떤 걸 할 수 있겠어요."



인근 명동 재개발 2구역과 4구역 세입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자입니다.



가게가 철거되면 수억 원의 권리금과 시설 투자비를 고스란히 날릴 처지입니다.



<인터뷰>이근혜(티베트 음식점 운영/3년간) : "보증금 2천만 원 돌려줄 테니까 나가라고 얘기하면 저희가 쏟아부었던 모든 거를 날려버려야 하는 상황이 되거든요."



서울의 한 쇼핑몰에서 10년 가까이 식당을 했던 안 모씨의 경우 건물 리모델링을 이유로 두 달 전 가게가 강제 철거됐습니다.



2억 원 상당의 권리금은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나 다른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달옥(설렁탕집 운영/8년간) : "(제) 가게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죠. 남의 가게 와서 종업원으로 알바 하고 있다는 게…"



상가 세입자들의 권리금 문제가 재개발 지역 곳곳에서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상가 건물, 특히, 권리금을 둘러싼 갈등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홍희정 기자? 권리금 문제, 왜 이렇게 심각한건가요?



<답변>



권리금, 자릿세라고도 하는데요.



임대인과는 상관없는 상인들간의 관행입니다.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없는데도 시세에 따라 점점 높아지는데, 문제가 생기면 모든 손실은 가장 나중에 입주한 상인이 떠안게 됩니다.



특히, 재건축, 리모델링을 하거나,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상인을 일방적으로 내쫓을 때 갈등은 극에 달합니다.



상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이 권리금에 해당하는 이익을 가로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데요.



권리금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관행인데, 해외는 이런 분쟁이 없을까요?



박장범 런던 특파원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일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비는 런던 시내의 상인들은 최근 임대료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종 세금인상과 물가 상승을 이유로 건물주들이 큰 폭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런던 기념품점 상인 : "많은 상인들이 가겟세가 비싸지고 월세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대료 분쟁은 있어도 상인들이 갑작스럽게 쫓겨나 가게를 옮기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제 3의 독립적인 전문가가 임대료 조정안을 제시해 합의를 도출하는 관행이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는 권리도 적극적으로 보장됩니다.



계약기간이 끝나 건물주가 나가라고 해도 법원에 중재를 요청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건물주의 잘못된 행동으로 영업에 손해를 봤다면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도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마스터즈(변호사) : "영업손실에 대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복자한 분석을 거쳐 세입자가 거뒀을 성과를 측정하게 됩니다."



프랑스에서도 단골 손님처럼 세입자의 노력으로 일군 무형의 자산을 영업재산권으로 보장하고 이를 양도할 권리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임대계약을 최장 30년까지 허용해 세입자의 안정적인 영업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해외의 경우에는 건물주에 비해 약자인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군요.



우리는 해결책이 없는 건가요?



<답변>



용산참사 직후, 정부와 정치권 등이 권리금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손을 놓은 상태입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는게 사실인데요, 최문종 기자가 대책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용산참사 직후 정치권에선 권리금 보호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영업이익과 입지 등을 고려해 권리금을 산정하도록 한 법안, 영업기법 같은 무형의 재산 가치도 보상하도록 한 법안 등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유형이 다양하고, 정형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용산참사 당시 해결 방안을 모색했던 정부도 지금은 손을 놓았습니다.



상인에게 부담이 되고, 결국은 없어져야 할 권리금을 보호해주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권리금 문제 해결의 기본은 무엇보다 재정착 보장 여부입니다.



임차인이 부당하게 퇴거당할 경우 다른 곳에서 다시 영업할 수 있도록 손실은 보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희철(민주당 의원) : "상가 세입자의 개별 소득세를 권리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아서 권리금을 양성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권리금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국회와 정부의 의지가 긴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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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1-07-19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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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가 일어난지 2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주요 원인이었던 권리금 문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 곳곳에서 똑같은 갈등이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모두 용산참사가 재발될 수 있는 불씨를 그대로 떠안고 있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갈등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가게가 하나, 둘 철거되는 서울 명동 재개발 3구역, 농성중인 상가 세입자들과 재개발 시행사 측이 충돌해 거친 몸싸움을 벌입니다.

가게 권리금 때문입니다.

<인터뷰>설순임(커피숍 운영/9년간) : "(보상금이) 많아야 3-4천만 원을 넘지 않거 든요. 대부분 2억 가까이 되는 돈을 들여 장사하던 사람들이 이 돈 갖고 나가서 어떤 걸 할 수 있겠어요."

인근 명동 재개발 2구역과 4구역 세입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자입니다.

가게가 철거되면 수억 원의 권리금과 시설 투자비를 고스란히 날릴 처지입니다.

<인터뷰>이근혜(티베트 음식점 운영/3년간) : "보증금 2천만 원 돌려줄 테니까 나가라고 얘기하면 저희가 쏟아부었던 모든 거를 날려버려야 하는 상황이 되거든요."

서울의 한 쇼핑몰에서 10년 가까이 식당을 했던 안 모씨의 경우 건물 리모델링을 이유로 두 달 전 가게가 강제 철거됐습니다.

2억 원 상당의 권리금은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나 다른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달옥(설렁탕집 운영/8년간) : "(제) 가게 볼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죠. 남의 가게 와서 종업원으로 알바 하고 있다는 게…"

상가 세입자들의 권리금 문제가 재개발 지역 곳곳에서 분쟁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상가 건물, 특히, 권리금을 둘러싼 갈등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홍희정 기자? 권리금 문제, 왜 이렇게 심각한건가요?

<답변>

권리금, 자릿세라고도 하는데요.

임대인과는 상관없는 상인들간의 관행입니다.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없는데도 시세에 따라 점점 높아지는데, 문제가 생기면 모든 손실은 가장 나중에 입주한 상인이 떠안게 됩니다.

특히, 재건축, 리모델링을 하거나,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상인을 일방적으로 내쫓을 때 갈등은 극에 달합니다.

상인 입장에서는 임대인이 권리금에 해당하는 이익을 가로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데요.

권리금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관행인데, 해외는 이런 분쟁이 없을까요?

박장범 런던 특파원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일년 내내 관광객들로 붐비는 런던 시내의 상인들은 최근 임대료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종 세금인상과 물가 상승을 이유로 건물주들이 큰 폭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런던 기념품점 상인 : "많은 상인들이 가겟세가 비싸지고 월세가 올라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대료 분쟁은 있어도 상인들이 갑작스럽게 쫓겨나 가게를 옮기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제 3의 독립적인 전문가가 임대료 조정안을 제시해 합의를 도출하는 관행이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같은 장소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는 권리도 적극적으로 보장됩니다.

계약기간이 끝나 건물주가 나가라고 해도 법원에 중재를 요청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건물주의 잘못된 행동으로 영업에 손해를 봤다면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도 있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마스터즈(변호사) : "영업손실에 대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복자한 분석을 거쳐 세입자가 거뒀을 성과를 측정하게 됩니다."

프랑스에서도 단골 손님처럼 세입자의 노력으로 일군 무형의 자산을 영업재산권으로 보장하고 이를 양도할 권리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임대계약을 최장 30년까지 허용해 세입자의 안정적인 영업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해외의 경우에는 건물주에 비해 약자인 세입자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군요.

우리는 해결책이 없는 건가요?

<답변>

용산참사 직후, 정부와 정치권 등이 권리금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손을 놓은 상태입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측면이 있는게 사실인데요, 최문종 기자가 대책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용산참사 직후 정치권에선 권리금 보호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영업이익과 입지 등을 고려해 권리금을 산정하도록 한 법안, 영업기법 같은 무형의 재산 가치도 보상하도록 한 법안 등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유정현(한나라당 의원) :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유형이 다양하고, 정형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용산참사 당시 해결 방안을 모색했던 정부도 지금은 손을 놓았습니다.

상인에게 부담이 되고, 결국은 없어져야 할 권리금을 보호해주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권리금 문제 해결의 기본은 무엇보다 재정착 보장 여부입니다.

임차인이 부당하게 퇴거당할 경우 다른 곳에서 다시 영업할 수 있도록 손실은 보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희철(민주당 의원) : "상가 세입자의 개별 소득세를 권리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아서 권리금을 양성화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권리금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국회와 정부의 의지가 긴요한 상황입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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