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문답

입력 2011.07.14 (13:34) 수정 2011.07.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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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우리 경제가 탄탄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미국경제의 더블딥 우려에 대해서는 "더블딥 정도로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우리의 성장 전망에 어느 정도 하방위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주택담보대출이 적지않게 늘고 있다"고 우려한 뒤 "과거보다 주택담보대출 용도가 다른 용도로 쓰이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경기둔화 지속시 돈을 풀겠다고 했는데.

▲버냉키 의장 본인은 3차 양적완화(QE3)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그렇게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시사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양적완화이든 과거 양적완화 정책을 더 지속하든 그 효과는 당연히 전세계에 미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유동성과 자본이동의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글로벌 유동성은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더 많아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고 자본이동은 선진국으로부터 신흥개도국으로 자본이동이 더 커질 위험이 없지 않다.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개연성도 있지 않느냐는 건데, 양적완화 수준이 더 높아지면 그런 방향으로 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유럽 국가채무 문제가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줬나.

▲유럽 문제가 확산될 개연성을 고려했다고 보면 된다. 우리와 유럽지역의 무역을 보더라도 2%도 안돼 직접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 자금 중 유럽 자금의 비중이 절반 정도로 높다. 이런 점에서 간접적 영향은 크겠다.

--미국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버냉키 의장도 연설문에서 미국경제는 예상보다 약하다고 표현했고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0.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그러나 이를 더블딥으로 보긴 어려울 것 같고 미국도 그런 표현은 안 썼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도 2013년이면 미국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더블딥 정도로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는 우리의 성장 전망에 어느 정도 하방위험으로 볼 수 있다.

--하반기 물가 전망은.

▲유가는 지금보다 많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고 많은 기관이 전망하지만 안정될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유가가 물가를 더 끌어내리는 정도의 영향일지는 좀더 두고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듯하다.

--당국의 대출규제 움직임에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많이 증가했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주택담보대출이 적지않은 규모로 계속 늘어나고 있고 과거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을 주택 이외의 용도로 쓰이는 비중이 늘어나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줄어들 것으로 본다. 가계부채 문제는 하루아침에 생긴 문제가 아니므로 하루아침에 해결하진 못한다.

--기준금리 결정에 가계부채 문제가 영향을 미쳤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거의 보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도 봤다. 이것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매우 중요한 변수로 고려했다.

--한은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으나 본회의에서 계류됐는데.

▲개정안이 본회의에 올라갔을 때는 거의 다 결정됐다고 생각했지만 본회의에서 계류됐다. 앞으로 임시국회가 열리면 다시 다뤄질 것으로 본다.

--개정안 내용 중 단독조사권이 공동조사권으로 수정됐다. 이에 대한 견해는.

▲단독조사권은 금융당국이 공동검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등에 대비한 것인데 수정된 내용을 보면 공동검사 요구시 30일 이내에 무조건 응하도록 바꿨다.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한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료에 대한 접근권이므로 (수정된 내용으로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한은법 개정안은 특정 기관의 영역을 넓히려는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은행으로서 책무의 범위를 넓히려는 것이다.

--외국자본이 계속 유입되고 추가 양적완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본유출입 규제방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가.

▲다음달 1일부터 외환건전성 부과금을 부과하고 운용책임을 한은에서 진다. 한은은 외환건전성 부담금이 국제적 규범이 되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국제규범에서는 자본통제와 거시건전성간 구별이 없으나 이 두 가지는 매우 다른 개념이다. 한은과 정부는 국제기구 등을 방문해 해당 제도가 국제규범으로 정착되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통위원 1명이 1년 넘게 임명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글로벌 경제와 시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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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문답
    • 입력 2011-07-14 13:34:36
    • 수정2011-07-14 14: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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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우리 경제가 탄탄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미국경제의 더블딥 우려에 대해서는 "더블딥 정도로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우리의 성장 전망에 어느 정도 하방위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주택담보대출이 적지않게 늘고 있다"고 우려한 뒤 "과거보다 주택담보대출 용도가 다른 용도로 쓰이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경기둔화 지속시 돈을 풀겠다고 했는데. ▲버냉키 의장 본인은 3차 양적완화(QE3)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그렇게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시사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양적완화이든 과거 양적완화 정책을 더 지속하든 그 효과는 당연히 전세계에 미칠 것으로 본다. 글로벌 유동성과 자본이동의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글로벌 유동성은 전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더 많아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고 자본이동은 선진국으로부터 신흥개도국으로 자본이동이 더 커질 위험이 없지 않다.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개연성도 있지 않느냐는 건데, 양적완화 수준이 더 높아지면 그런 방향으로 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유럽 국가채무 문제가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줬나. ▲유럽 문제가 확산될 개연성을 고려했다고 보면 된다. 우리와 유럽지역의 무역을 보더라도 2%도 안돼 직접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 자금 중 유럽 자금의 비중이 절반 정도로 높다. 이런 점에서 간접적 영향은 크겠다. --미국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버냉키 의장도 연설문에서 미국경제는 예상보다 약하다고 표현했고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0.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그러나 이를 더블딥으로 보긴 어려울 것 같고 미국도 그런 표현은 안 썼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도 2013년이면 미국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더블딥 정도로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는 우리의 성장 전망에 어느 정도 하방위험으로 볼 수 있다. --하반기 물가 전망은. ▲유가는 지금보다 많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는고 많은 기관이 전망하지만 안정될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유가가 물가를 더 끌어내리는 정도의 영향일지는 좀더 두고보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듯하다. --당국의 대출규제 움직임에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많이 증가했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주택담보대출이 적지않은 규모로 계속 늘어나고 있고 과거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을 주택 이외의 용도로 쓰이는 비중이 늘어나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줄어들 것으로 본다. 가계부채 문제는 하루아침에 생긴 문제가 아니므로 하루아침에 해결하진 못한다. --기준금리 결정에 가계부채 문제가 영향을 미쳤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거의 보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도 봤다. 이것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매우 중요한 변수로 고려했다. --한은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으나 본회의에서 계류됐는데. ▲개정안이 본회의에 올라갔을 때는 거의 다 결정됐다고 생각했지만 본회의에서 계류됐다. 앞으로 임시국회가 열리면 다시 다뤄질 것으로 본다. --개정안 내용 중 단독조사권이 공동조사권으로 수정됐다. 이에 대한 견해는. ▲단독조사권은 금융당국이 공동검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등에 대비한 것인데 수정된 내용을 보면 공동검사 요구시 30일 이내에 무조건 응하도록 바꿨다.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한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자료에 대한 접근권이므로 (수정된 내용으로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한은법 개정안은 특정 기관의 영역을 넓히려는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은행으로서 책무의 범위를 넓히려는 것이다. --외국자본이 계속 유입되고 추가 양적완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본유출입 규제방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가. ▲다음달 1일부터 외환건전성 부과금을 부과하고 운용책임을 한은에서 진다. 한은은 외환건전성 부담금이 국제적 규범이 되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국제규범에서는 자본통제와 거시건전성간 구별이 없으나 이 두 가지는 매우 다른 개념이다. 한은과 정부는 국제기구 등을 방문해 해당 제도가 국제규범으로 정착되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통위원 1명이 1년 넘게 임명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글로벌 경제와 시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런 사람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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