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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가득 평창 보도
입력 2011.07.16 (08:32)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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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에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는 호재라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 언론은 필요 이상으로 특정 인물들을 영웅화하고 평창 올림픽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을 보도하는 등 고질적인 문제점도 노출했습니다.

차분함을 잃었던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보도를 박진현 기자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질문>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강원도 평창으로 확정된 소식은 분명 기쁜 소식이었죠.

언론들도 관련 기사들을 쏟아냈는데요.

어떤 문제점을 우선 꼽을 수 있나요?

<답변>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룬 쾌거잖아요.

시간으로 보면 국내 후보지 선정이후 12년인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노력을 했겠습니까?

그런데 언론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하면서 여기에 참여한 몇몇 인물들을 과도하게 영웅화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평창 ! "

강원도 평창이 확정되자 언론은 우선 프레젠테이션 팀에 공을 돌립니다.

<녹취> KBS.7.7.(김완수) : " 감동적이며 진심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이 압승의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때로는 농담을 섞어서, 때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제시한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지평이 IOC 위원들 가슴의 그 무엇을 건드렸습니다."

그리고는 발표자 면면에 맞춘 보도를 쏟아냅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녹취> MBC.7.7 : "이 대통령의 현지 유치 활동과 프레젠테이션은 평창 올림픽이 지역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국가적 행사라는 점을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에 호의적인 평가는 신문도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에게 날선 비판을 했던 신문도 이 대열에 가세합니다.

<녹취> 경향(7.7.6면) : "이 대통령은 더반에서 부동표로 분류된 IOC 위원들을 접촉하며 물밑 정상외교를 펼쳤다. 지난달부터는 기회가 되는대로 IOC 위원들과의 전화접촉도 계속했다. 시차를 고려해 주로 밤 11시 이후에 관저에서 통화를 했으며 어떤 위원은 10여차례의 시도만에 전화가 연결됐다고 한다. "

대통령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가 지지율 상승이라는 기사로 이어지는 대목은 올림픽 유치가 단순히 스포츠 행사가 아니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으로 기업인들도 등장합니다.

특히 언론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유치발표 순간에 보였던 눈물에 주목합니다.

<녹취> 중앙(7.8.4면) :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이 회장이 '나홀로 사면'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2009년 말 이례적으로 단독 사면·복권을 받았다. 평창을 위해 뛰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었다. 단독 사면은 이 회장에게 큰 짐이자 더욱 열심히 뛰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 2007년 불거진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사면 돼던 이 회장의 부담을 언론이 적극적으로 덜어준 것입니다.

심지어 여성 발표자들의 패션과 외모 등을 주제로 한 가십성 기사도 등장합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의상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녹취> SBS.7.8.(정연) : "프레젠테이션 때 원피스 위에 걸쳤던 검은색 망토는 '김연아 망토'로 불리며 단번에 패션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신문들도 김연아의 의상을 자세히 소개했고 특히 중앙일보는 담당 디자이너의 인터뷰까지 실어 옷도 전략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올림픽 유치위원회 나승연 대변인은 외모와 외국어 실력으로 부각됐습니다.

<녹취> MBC.7.7(임경아) : "평창 프레젠테이션으로 스타가 된 인물이 있죠. 평창 유치위원회 나승연 대변인인데요. 우아함에 유창한 영어, 불어로 세계를 매료시켰습니다."

나대변인의 목소리 톤까지 분석하는가 하면 ‘신데렐라’ ‘PT의 여왕’ 등의 이름을 붙이며 개인적인 가족사까지 기사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이런 보도태도는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언론 정보학과 교수) : “그분들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셨고 수고를 많이 하셨고 그런 것들이 우리 모두가 기뻐 할 만한 마음을 가질 만한 미담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거기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실제 평창 올림픽 유치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 그런 것들은 정말 쉽게 잊혀 질 수 밖에 없는 그런 문제가 생긴다는 거죠.”

<질문>

그러니까 언론이 냉정하고 차분하지 않고 특정 인물에만 집중해 많은 걸 놓치고 있다는 건데요.

20조원에서 60조원까지 천차만별인 경제적 효과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가요?

<답변>

네, 언론이 각자 몇몇 연구소의 평창 올림픽에 대한 경제효과 보고서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것 보다는 그 근거와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확정되자 언론은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녹취> KBS.7.7(박예원/앵커멘트) : "산업연구원은 직접적인 경제 효과만 29조 3천억원으로 분석했습니다. "

<녹취> MBC.7.7(한동수) : "현재 우리나라 연간 외국인 관광객은 천만명 정도인데 약 10%만 늘어나도 경제효과는 10년동안 32조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녹취> SBS.7.7(송욱) : "국가와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보태면 직.간전 경제 효과는 최대 65조원대로 추산됐습니다."

신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조원 대를 말하는 언론은 산업 연구원의 2008년 자료 또는 지난해 삼성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고 64조를 언급하는 언론은 최근 현대 경제 연구원 보고서를 기사화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기사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제적 효과와 경제성의 개념적 차이가 설명되지 않아 혼동을 준다는 것입니다.

경기장을 건설하고 도로망을 확충하기 위해 국가 또는 지방 재정을 집행하면 이는 국민 세금을 투여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경기장을 건설한다고 할 때 시설자재와 중장비 등 연관 산업에 파급되는 효과를 모두 합한 것이 직접적인 경제 효과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 효과는 투자한 비용에 비해 편익이 얼마나 생기는 가를 따지는 경제성과는 전혀 다른데도 같은 개념처럼 보도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우석훈(2.1 연구소 소장) : “경제적인 측면을 검토한다고 할 때는 경제성 검토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들어가는 돈은 얼마고 나오는 돈은 얼마냐, 그 다음에 어는 정도 수긍률이 있냐는 걸 놓고 사회적 결정을 하는 게 법적 절차예요. 경제적 효과는 법적인 의미가 없거던요. 들어간 돈은 전부다 생겨난 돈이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니까. 실제로 경제성은 없더라도 경제적 효과는 클 수 있거든요.”

또 다른 문제는 올림픽으로 인해 예상되는 이른바 간접적인 경제 효과를 43조원으로 추산하면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것입니다.

평창 올림픽 이후 10년 동안 천 만명의 관광객 유입 효과로 32조원의 경제 효과가 있다고 전망하고 또 올림픽 경기로
우리 나라가 노출되고 이는 국가 브랜드를 제고시키는 동시에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1%씩 상승시켜 11조원 정도의 광고 효과가 발생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무리한 예측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지난 2002년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같이 열렸을 때도 전년도에 비해 관광객 증가가 3.9%에 불과했는데 평창으로 매년 10%씩 증가한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세계 10위권의 우리 경제를 두고 88올림픽 때처럼 국가 브랜드 제고로 인한 효과가 클 것이라는 주장도 격에 맞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우석훈(2.1 연구소 소장) : “3.4천불 이럴 때하고 지금 2만 불일 때 한국은 세계 10위 권 규모를 갖고 있거든요.그러니까 지금 한국을 더 알린다는 것이 그만한 효과가 나올 수가 없다구요. 나올 수 없고 그 다음에 반드시 알린다고 해가지고선 긍정적일 거다 라는 보장도 없거든요.”

마지막으로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제대로 된 검증 절차도 없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경제 효과 자료를 다른 경제 기관에 의뢰를 한다든지 아니면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검증을 하는 내용은 신문과 방송을 가리지 않고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언론들의 경제효과에 대한 보도는 국민들에게 과도한 경제적 환상을 심어주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선대인(김광수 경제 연구소 부소장) : “스포츠 행사라든지 국제 행사를 통해서 이 재정을 쓰게 되는 것은 설사 이렇게 해서 경제 효과가 생긴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그것이 이렇게 아래쪽으로 일반 가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그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적다라는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동계 올림픽의 실제 경제 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하는 겁니까?

<답변>

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를것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부터라도 세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평창의 장밋빛 미래가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캐나다 벤쿠버에 이르기까지 동계올림픽을 치른 도시들 중 수익을 본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1998년 일본의 나가노시는 동계올림픽을 치른 뒤 적자에 허덕이는 도시로 자주 인용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7.9.4면) :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은 대표적인 '적자 올림픽'으로 꼽힌다. 당시 조직위는 2800만달러(약 310억원) 흑자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100억달러 정도 적자를 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

장밋빛 전망으로 출발한 국제 대회가 실제 어떤 결과를 내놨는지는 국내 사례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 전라남도 영암에서 열렸던 제 1회 F1 대회입니다.

<녹취> KBS(2010.9.24) : "올해 기대되는 수입은 입장권 판매 5백 64억원, 기업 부스 판매 89억 원, 스폰서 수입 58억 원 등 모두 7백 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

하지만 한달 뒤 언론들은 F1 대회가 많은 적자를 남겼다는 결과를 보도하며 자기 모순에 빠졌습니다.

<녹취> 조선(2010.11.17. 4면) : "F1 적자 400억원..영국 회사만 600억 챙겨갔다. 대회 전 740억원 수입을 기대했던 조직위는 지금 꿀 먹은 벙어리’다. 564억원을 목표로 했던 입장권 판매 수입은 반의 반도 못 미쳤다."

결국 제대로 된 경제성 검토 없이 시작된 F1 대회를 전남 도민들이 중단 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경제 효과에 대한 전망과 현실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바로 지난해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입니다

이때도 언론들은 정상회의로 예상되는 경제효과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녹취> 중앙(10/8 7면) :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3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직접적 경제효과 2667억원과 간접 효과 31조 80억원 등 모두 31조 2747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8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효과는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인터뷰> 선대인(김광수 경제 연구소 부소장) : “자연스럽게 경제 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스포츠 행사도 열리고 국제 행사도 열리는, 동시에 열리는 상관관계일 뿐인데 마치 스포츠 경기나 국제 행사가 이런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것처럼 인과 관계로 이렇게 왜곡 보도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엄밀성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는 보도라고 볼 수가 있죠.”

<질문>

그런데 이번 유치 과정에서 보면 평창의 경우 경쟁 도시였던 뮌헨이나 안시에 비해 90%가 넘는 주민지지율을 보였지 않습니까?

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언론은 어떻게 해석을 했습니까?

<답변>

네, 올림픽 유치 찬성 92%라는 숫자를 언론은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열정과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쪽 면만 부각시킨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IOC 설문 조사에서 평창은 92%가 올림픽 유치에 찬성했습니다.

언론들은 이러한 찬성 열기가 경쟁도시였던 뮌헨의 60%, 프랑스 안시의 51% 보다 높은 수치며 평창의 강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MBC. 7.7(정규목) : "여기에 90% 가 넘는 지지를 보낸 국민의 열정이 보태지면서 IOC 위원들은 마침내 평창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녹취> SBS.7.7(최대식) : "90%가 넘는 국민지지율은 평창의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 유치는 곧 '국민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도시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환경 훼손 문제와 지방 재정 악화 등의 이유인데 이런 문제에 대한 이렇다 할 분석은 없었습니다.

우리 내부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언론은 이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향(7.8 3면/이유있는 다른 시선) :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강원 평창이 확정된 것을 두고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지방재정 악화와 환경훼손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빛에 가린 그늘을 가리키는 ‘이유 있는’ 목소리인 셈이다"

대신 동계 올림픽을 국가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가 강조됩니다.

<녹취> 조선(7.9.3면) : "10년 방황 끝...선진국으로 진입할 마지막 기회, 우리 사회를 하나로 묶어줄 공동체 의식은 갈수록 희박해졌고, 대신 갈등과 분열이 우리 내부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2018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는 다시 한번 국가적 목표를 점검하고, 선진국을 향해 나아갈 동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계 올림픽을 찬양하는 언론의 시선은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습니다.

두 차례 유치전에서 역전패 했던 경험은 동계 올림픽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바꾸어 놓았고 따라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가라않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객관적 시선이 더욱 필요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조대엽(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인기 영합주의적인 보도가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한 공론의 장을 열었어야 하는데 우리 언론들은 획일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서는 그나마 올림픽 유치로 인한 흥분이 가라앉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에서 돋보이는 기획 기사를 연재하고 있고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언론들도 평창 올림픽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창에게는 아직 7년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언론은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평창의 성공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과 무리한 투자는 없는지 감시를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입니다.










  • ‘장밋빛’ 가득 평창 보도
    • 입력 2011-07-16 08:32:57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지난 주에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는 호재라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 언론은 필요 이상으로 특정 인물들을 영웅화하고 평창 올림픽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을 보도하는 등 고질적인 문제점도 노출했습니다.

차분함을 잃었던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보도를 박진현 기자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질문>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강원도 평창으로 확정된 소식은 분명 기쁜 소식이었죠.

언론들도 관련 기사들을 쏟아냈는데요.

어떤 문제점을 우선 꼽을 수 있나요?

<답변>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룬 쾌거잖아요.

시간으로 보면 국내 후보지 선정이후 12년인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노력을 했겠습니까?

그런데 언론은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하면서 여기에 참여한 몇몇 인물들을 과도하게 영웅화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평창 ! "

강원도 평창이 확정되자 언론은 우선 프레젠테이션 팀에 공을 돌립니다.

<녹취> KBS.7.7.(김완수) : " 감동적이며 진심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이 압승의 일등공신이었습니다. 때로는 농담을 섞어서, 때로는 떨리는 목소리로 제시한 동계올림픽의 새로운 지평이 IOC 위원들 가슴의 그 무엇을 건드렸습니다."

그리고는 발표자 면면에 맞춘 보도를 쏟아냅니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녹취> MBC.7.7 : "이 대통령의 현지 유치 활동과 프레젠테이션은 평창 올림픽이 지역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국가적 행사라는 점을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에 호의적인 평가는 신문도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에게 날선 비판을 했던 신문도 이 대열에 가세합니다.

<녹취> 경향(7.7.6면) : "이 대통령은 더반에서 부동표로 분류된 IOC 위원들을 접촉하며 물밑 정상외교를 펼쳤다. 지난달부터는 기회가 되는대로 IOC 위원들과의 전화접촉도 계속했다. 시차를 고려해 주로 밤 11시 이후에 관저에서 통화를 했으며 어떤 위원은 10여차례의 시도만에 전화가 연결됐다고 한다. "

대통령에 대한 호의적인 기사가 지지율 상승이라는 기사로 이어지는 대목은 올림픽 유치가 단순히 스포츠 행사가 아니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으로 기업인들도 등장합니다.

특히 언론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유치발표 순간에 보였던 눈물에 주목합니다.

<녹취> 중앙(7.8.4면) : "삼성그룹의 한 임원은 “이 회장이 '나홀로 사면'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2009년 말 이례적으로 단독 사면·복권을 받았다. 평창을 위해 뛰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었다. 단독 사면은 이 회장에게 큰 짐이자 더욱 열심히 뛰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 2007년 불거진 삼성 비자금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사면 돼던 이 회장의 부담을 언론이 적극적으로 덜어준 것입니다.

심지어 여성 발표자들의 패션과 외모 등을 주제로 한 가십성 기사도 등장합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의상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녹취> SBS.7.8.(정연) : "프레젠테이션 때 원피스 위에 걸쳤던 검은색 망토는 '김연아 망토'로 불리며 단번에 패션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신문들도 김연아의 의상을 자세히 소개했고 특히 중앙일보는 담당 디자이너의 인터뷰까지 실어 옷도 전략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올림픽 유치위원회 나승연 대변인은 외모와 외국어 실력으로 부각됐습니다.

<녹취> MBC.7.7(임경아) : "평창 프레젠테이션으로 스타가 된 인물이 있죠. 평창 유치위원회 나승연 대변인인데요. 우아함에 유창한 영어, 불어로 세계를 매료시켰습니다."

나대변인의 목소리 톤까지 분석하는가 하면 ‘신데렐라’ ‘PT의 여왕’ 등의 이름을 붙이며 개인적인 가족사까지 기사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이런 보도태도는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언론 정보학과 교수) : “그분들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셨고 수고를 많이 하셨고 그런 것들이 우리 모두가 기뻐 할 만한 마음을 가질 만한 미담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거기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실제 평창 올림픽 유치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 그런 것들은 정말 쉽게 잊혀 질 수 밖에 없는 그런 문제가 생긴다는 거죠.”

<질문>

그러니까 언론이 냉정하고 차분하지 않고 특정 인물에만 집중해 많은 걸 놓치고 있다는 건데요.

20조원에서 60조원까지 천차만별인 경제적 효과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가요?

<답변>

네, 언론이 각자 몇몇 연구소의 평창 올림픽에 대한 경제효과 보고서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것 보다는 그 근거와 타당성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확정되자 언론은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녹취> KBS.7.7(박예원/앵커멘트) : "산업연구원은 직접적인 경제 효과만 29조 3천억원으로 분석했습니다. "

<녹취> MBC.7.7(한동수) : "현재 우리나라 연간 외국인 관광객은 천만명 정도인데 약 10%만 늘어나도 경제효과는 10년동안 32조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녹취> SBS.7.7(송욱) : "국가와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보태면 직.간전 경제 효과는 최대 65조원대로 추산됐습니다."

신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20조원 대를 말하는 언론은 산업 연구원의 2008년 자료 또는 지난해 삼성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한 것이고 64조를 언급하는 언론은 최근 현대 경제 연구원 보고서를 기사화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기사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제적 효과와 경제성의 개념적 차이가 설명되지 않아 혼동을 준다는 것입니다.

경기장을 건설하고 도로망을 확충하기 위해 국가 또는 지방 재정을 집행하면 이는 국민 세금을 투여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경기장을 건설한다고 할 때 시설자재와 중장비 등 연관 산업에 파급되는 효과를 모두 합한 것이 직접적인 경제 효과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경제 효과는 투자한 비용에 비해 편익이 얼마나 생기는 가를 따지는 경제성과는 전혀 다른데도 같은 개념처럼 보도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우석훈(2.1 연구소 소장) : “경제적인 측면을 검토한다고 할 때는 경제성 검토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들어가는 돈은 얼마고 나오는 돈은 얼마냐, 그 다음에 어는 정도 수긍률이 있냐는 걸 놓고 사회적 결정을 하는 게 법적 절차예요. 경제적 효과는 법적인 의미가 없거던요. 들어간 돈은 전부다 생겨난 돈이다라고 얘기를 하는 거니까. 실제로 경제성은 없더라도 경제적 효과는 클 수 있거든요.”

또 다른 문제는 올림픽으로 인해 예상되는 이른바 간접적인 경제 효과를 43조원으로 추산하면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것입니다.

평창 올림픽 이후 10년 동안 천 만명의 관광객 유입 효과로 32조원의 경제 효과가 있다고 전망하고 또 올림픽 경기로
우리 나라가 노출되고 이는 국가 브랜드를 제고시키는 동시에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1%씩 상승시켜 11조원 정도의 광고 효과가 발생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무리한 예측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지난 2002년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같이 열렸을 때도 전년도에 비해 관광객 증가가 3.9%에 불과했는데 평창으로 매년 10%씩 증가한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세계 10위권의 우리 경제를 두고 88올림픽 때처럼 국가 브랜드 제고로 인한 효과가 클 것이라는 주장도 격에 맞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우석훈(2.1 연구소 소장) : “3.4천불 이럴 때하고 지금 2만 불일 때 한국은 세계 10위 권 규모를 갖고 있거든요.그러니까 지금 한국을 더 알린다는 것이 그만한 효과가 나올 수가 없다구요. 나올 수 없고 그 다음에 반드시 알린다고 해가지고선 긍정적일 거다 라는 보장도 없거든요.”

마지막으로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제대로 된 검증 절차도 없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경제 효과 자료를 다른 경제 기관에 의뢰를 한다든지 아니면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검증을 하는 내용은 신문과 방송을 가리지 않고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언론들의 경제효과에 대한 보도는 국민들에게 과도한 경제적 환상을 심어주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선대인(김광수 경제 연구소 부소장) : “스포츠 행사라든지 국제 행사를 통해서 이 재정을 쓰게 되는 것은 설사 이렇게 해서 경제 효과가 생긴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그것이 이렇게 아래쪽으로 일반 가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그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적다라는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동계 올림픽의 실제 경제 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하는 겁니까?

<답변>

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를것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부터라도 세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평창의 장밋빛 미래가 우리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지난해 캐나다 벤쿠버에 이르기까지 동계올림픽을 치른 도시들 중 수익을 본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1998년 일본의 나가노시는 동계올림픽을 치른 뒤 적자에 허덕이는 도시로 자주 인용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7.9.4면) :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은 대표적인 '적자 올림픽'으로 꼽힌다. 당시 조직위는 2800만달러(약 310억원) 흑자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100억달러 정도 적자를 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

장밋빛 전망으로 출발한 국제 대회가 실제 어떤 결과를 내놨는지는 국내 사례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 전라남도 영암에서 열렸던 제 1회 F1 대회입니다.

<녹취> KBS(2010.9.24) : "올해 기대되는 수입은 입장권 판매 5백 64억원, 기업 부스 판매 89억 원, 스폰서 수입 58억 원 등 모두 7백 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

하지만 한달 뒤 언론들은 F1 대회가 많은 적자를 남겼다는 결과를 보도하며 자기 모순에 빠졌습니다.

<녹취> 조선(2010.11.17. 4면) : "F1 적자 400억원..영국 회사만 600억 챙겨갔다. 대회 전 740억원 수입을 기대했던 조직위는 지금 꿀 먹은 벙어리’다. 564억원을 목표로 했던 입장권 판매 수입은 반의 반도 못 미쳤다."

결국 제대로 된 경제성 검토 없이 시작된 F1 대회를 전남 도민들이 중단 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경제 효과에 대한 전망과 현실의 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바로 지난해 열린 서울 G20 정상회의입니다

이때도 언론들은 정상회의로 예상되는 경제효과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녹취> 중앙(10/8 7면) :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3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직접적 경제효과 2667억원과 간접 효과 31조 80억원 등 모두 31조 2747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8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효과는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인터뷰> 선대인(김광수 경제 연구소 부소장) : “자연스럽게 경제 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스포츠 행사도 열리고 국제 행사도 열리는, 동시에 열리는 상관관계일 뿐인데 마치 스포츠 경기나 국제 행사가 이런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것처럼 인과 관계로 이렇게 왜곡 보도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엄밀성 측면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는 보도라고 볼 수가 있죠.”

<질문>

그런데 이번 유치 과정에서 보면 평창의 경우 경쟁 도시였던 뮌헨이나 안시에 비해 90%가 넘는 주민지지율을 보였지 않습니까?

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언론은 어떻게 해석을 했습니까?

<답변>

네, 올림픽 유치 찬성 92%라는 숫자를 언론은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열정과 승리의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쪽 면만 부각시킨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IOC 설문 조사에서 평창은 92%가 올림픽 유치에 찬성했습니다.

언론들은 이러한 찬성 열기가 경쟁도시였던 뮌헨의 60%, 프랑스 안시의 51% 보다 높은 수치며 평창의 강점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MBC. 7.7(정규목) : "여기에 90% 가 넘는 지지를 보낸 국민의 열정이 보태지면서 IOC 위원들은 마침내 평창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녹취> SBS.7.7(최대식) : "90%가 넘는 국민지지율은 평창의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 유치는 곧 '국민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도시의 지지율이 낮은 것은 환경 훼손 문제와 지방 재정 악화 등의 이유인데 이런 문제에 대한 이렇다 할 분석은 없었습니다.

우리 내부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언론은 이를 크게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경향(7.8 3면/이유있는 다른 시선) :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강원 평창이 확정된 것을 두고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지방재정 악화와 환경훼손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빛에 가린 그늘을 가리키는 ‘이유 있는’ 목소리인 셈이다"

대신 동계 올림픽을 국가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가 강조됩니다.

<녹취> 조선(7.9.3면) : "10년 방황 끝...선진국으로 진입할 마지막 기회, 우리 사회를 하나로 묶어줄 공동체 의식은 갈수록 희박해졌고, 대신 갈등과 분열이 우리 내부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2018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는 다시 한번 국가적 목표를 점검하고, 선진국을 향해 나아갈 동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계 올림픽을 찬양하는 언론의 시선은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습니다.

두 차례 유치전에서 역전패 했던 경험은 동계 올림픽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바꾸어 놓았고 따라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가라않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객관적 시선이 더욱 필요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조대엽(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인기 영합주의적인 보도가 아니라 차분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건전한 공론의 장을 열었어야 하는데 우리 언론들은 획일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

최근 언론 보도에서는 그나마 올림픽 유치로 인한 흥분이 가라앉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에서 돋보이는 기획 기사를 연재하고 있고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언론들도 평창 올림픽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창에게는 아직 7년이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언론은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평창의 성공을 위한 건설적인 비판과 무리한 투자는 없는지 감시를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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