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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평창, 세 번째 도전! ‘2018 올림픽 유치’
가르델라 FIBT 총장 ‘평창 승리 조력자’
입력 2011.07.16 (17:36) 연합뉴스
에르마노 가르델라 FIBT 최장수 사무총장…16일 퇴임



부상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한국인 청년의 열정에 이끌려 부자(父子)의 연을 맺고 2018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까지 묵묵히 힘을 보탠 이가 있다.



40년 동안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의 살림을 책임져 온 에르마노 가르델라(69·이탈리아) 사무총장이 주인공이다.



가르델라 사무총장은 1971년부터 40년간 자리를 지키면서 연맹의 발전에 공헌해 ’FIBT의 살아있는 역사’라 불린다.



’한국 썰매종목의 개척자’ 강광배(38) FIBT 국제부회장을 양아들로 삼고 큰 애정을 쏟아 한국과는 특히 인연이 깊다.



가르델라 총장이 강광배 부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14년 전 오스트리아였다.



당시 부상으로 스키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썰매 선수로 새출발한 강 부회장은 국제루지연맹(FIL) 쿤터 렘머러 코치의 소개로 인스브루크대학에 유학을 온 터였다.



가르델라 총장은 "강광배의 열정에 이끌렸다"고 당시 기억을 되짚으면서 "뜨거운 경쟁심을 품고 있었고 올림픽에 출전해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열정을 높이 산 가르델라 총장은 오스트리아 봅슬레이연맹에 강 부회장을 소개해 훈련을 지원하도록 손을 써 줬다.



타향에서 맺어진 인연은 어느덧 강 부회장을 양아들로 삼기까지 이르렀다.



가르델라 총장은 "나는 형제나 자매 없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었다"면서 "어느날 강광배가 나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혼자가 아니냐’며 양아들이 돼 내 옆을 지켜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가르델라 총장이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강 부회장이 병원을 찾아와 곁을 지켰던 것이다.



가르델라 총장은 "정말로 강광배가 찾아오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당연히 강 부회장의 성공은 가르델라 총장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이후 강 부회장은 한국에서 혼자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을 만들었고, 직접 선수를 가르쳐 가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어렵게 출전한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보다 역사가 훨씬 오래된 일본을 꺾고 결선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가르델라 총장은 "나는 선수가 아니기에 강광배를 도와준 것은 없다. 모든 것을 혼자 이뤄낸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강광배는 언제나 챔피언"이라며 "그가 성적이 나쁠 때도 있었지만 이 마음은 늘 변함이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인연은 자연스레 강광배 부회장이 몸담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가르델라 총장이 동·하계 종목을 통틀어 모든 국제연맹의 최장수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쌓은 국제스포츠계의 인맥은 강광배 부회장을 통해 고스란히 평창의 힘이 됐다.



가르델라 총장이 음지에서 평창을 도운 이유가 강 부회장과의 인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릴 때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서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일을 잘했습니다. 또 한국인들도 올림픽에 대한 애정이 컸고, 외국인들에게도 매우 친절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정말 잘 치러낼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가르델라 총장은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지난 7일 더반에서도 양아들과 함께 있었다.



당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을 호명하는 순간 강 부회장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가르델라 총장은 "강광배가 지난 두 차례 도전에서 실패하는 것을 보고 몹시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평창이 성공하는 순간 나도 정말 기뻤다"며 다시 한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 온 가르델라 총장은 이렇게 평창의 도전에 마지막 힘을 보태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날 총회를 마치면서 이보 페리아니(이탈리아) FIBT 회장이 가르델라 총장의 퇴임을 발표하자 자리에 모인 100여명의 임원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살아 있는 역사’의 퇴장에 경의를 표했다.



가르델라 총장은 자신이 일하면서 해낸 가장 큰 업적으로 선수들의 안전을 확보한 것을 꼽았다.



그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선수들은 훨씬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앞으로도 FIBT가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가르델라 총장은 마지막으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그랬듯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과 아시아에서 동계스포츠가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 가르델라 FIBT 총장 ‘평창 승리 조력자’
    • 입력 2011-07-16 17:36:06
    연합뉴스
에르마노 가르델라 FIBT 최장수 사무총장…16일 퇴임



부상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한국인 청년의 열정에 이끌려 부자(父子)의 연을 맺고 2018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까지 묵묵히 힘을 보탠 이가 있다.



40년 동안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의 살림을 책임져 온 에르마노 가르델라(69·이탈리아) 사무총장이 주인공이다.



가르델라 사무총장은 1971년부터 40년간 자리를 지키면서 연맹의 발전에 공헌해 ’FIBT의 살아있는 역사’라 불린다.



’한국 썰매종목의 개척자’ 강광배(38) FIBT 국제부회장을 양아들로 삼고 큰 애정을 쏟아 한국과는 특히 인연이 깊다.



가르델라 총장이 강광배 부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14년 전 오스트리아였다.



당시 부상으로 스키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썰매 선수로 새출발한 강 부회장은 국제루지연맹(FIL) 쿤터 렘머러 코치의 소개로 인스브루크대학에 유학을 온 터였다.



가르델라 총장은 "강광배의 열정에 이끌렸다"고 당시 기억을 되짚으면서 "뜨거운 경쟁심을 품고 있었고 올림픽에 출전해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열정을 높이 산 가르델라 총장은 오스트리아 봅슬레이연맹에 강 부회장을 소개해 훈련을 지원하도록 손을 써 줬다.



타향에서 맺어진 인연은 어느덧 강 부회장을 양아들로 삼기까지 이르렀다.



가르델라 총장은 "나는 형제나 자매 없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었다"면서 "어느날 강광배가 나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혼자가 아니냐’며 양아들이 돼 내 옆을 지켜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가르델라 총장이 아파서 병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강 부회장이 병원을 찾아와 곁을 지켰던 것이다.



가르델라 총장은 "정말로 강광배가 찾아오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당연히 강 부회장의 성공은 가르델라 총장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이후 강 부회장은 한국에서 혼자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을 만들었고, 직접 선수를 가르쳐 가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어렵게 출전한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보다 역사가 훨씬 오래된 일본을 꺾고 결선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가르델라 총장은 "나는 선수가 아니기에 강광배를 도와준 것은 없다. 모든 것을 혼자 이뤄낸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강광배는 언제나 챔피언"이라며 "그가 성적이 나쁠 때도 있었지만 이 마음은 늘 변함이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인연은 자연스레 강광배 부회장이 몸담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가르델라 총장이 동·하계 종목을 통틀어 모든 국제연맹의 최장수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쌓은 국제스포츠계의 인맥은 강광배 부회장을 통해 고스란히 평창의 힘이 됐다.



가르델라 총장이 음지에서 평창을 도운 이유가 강 부회장과의 인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릴 때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당시 서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일을 잘했습니다. 또 한국인들도 올림픽에 대한 애정이 컸고, 외국인들에게도 매우 친절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면 정말 잘 치러낼 수 있으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가르델라 총장은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지난 7일 더반에서도 양아들과 함께 있었다.



당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을 호명하는 순간 강 부회장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가르델라 총장은 "강광배가 지난 두 차례 도전에서 실패하는 것을 보고 몹시 마음이 아팠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평창이 성공하는 순간 나도 정말 기뻤다"며 다시 한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 온 가르델라 총장은 이렇게 평창의 도전에 마지막 힘을 보태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날 총회를 마치면서 이보 페리아니(이탈리아) FIBT 회장이 가르델라 총장의 퇴임을 발표하자 자리에 모인 100여명의 임원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살아 있는 역사’의 퇴장에 경의를 표했다.



가르델라 총장은 자신이 일하면서 해낸 가장 큰 업적으로 선수들의 안전을 확보한 것을 꼽았다.



그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선수들은 훨씬 안전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앞으로도 FIBT가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가르델라 총장은 마지막으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그랬듯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수많은 한국 선수들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과 아시아에서 동계스포츠가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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