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소녀 “평창서 얼음 위 질주 꿈”

입력 2011.07.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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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드림프로그램 참가자 "2018년엔 평창으로"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돼 정말 기뻐요. 2018년에는 저도 그곳에서 얼음 위를 달릴 겁니다."

아프리카 케냐에 사는 14살의 소녀 멜리사에게는 요즘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케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이다.

멜리사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인라인스케이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 부문 우승을 차지한 기대주. 그런 멜리사가 빙상을 질주하는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를 꿈꾸게 된 계기는 지난 2월 '평창 드림 프로그램' 참가라고 16일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드림 프로그램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동계스포츠 소외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동계스포츠를 접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년간 945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고 이 가운데 12명의 국가대표가 배출됐다.

인라인스케이트 동료 선수 2명과 함께 드림 프로그램에 참가한 멜리사는 평창에서 생애 최초로 '겨울'을 만났다. 생전 처음 보는 하얀 눈과 스키장, 처음으로 신어보는 스피드스케이트 등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는 경험이었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로부터 직접 코치를 받는 것도 마냥 신나는 일이었다.

평창을 다녀간 뒤 멜리사는 학교 미술수업 시간에도 인라인스케이트 대신 스피드스케이트와 방한 훈련복을 그리게 됐다. 평창에서의 훈련을 떠올리며 임한 기록 측정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 나왔다.

비록 지금은 공용 주차장이나 공원에서 훈련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멜리사는 더는 열악한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평창이 두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은 것이다.

멜리사와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는 다른 케냐 학생들도 '열심히 훈련하면 언젠가 평창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꿈은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서도 알차게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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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냐 소녀 “평창서 얼음 위 질주 꿈”
    • 입력 2011-07-16 19:04:08
    연합뉴스
2월 드림프로그램 참가자 "2018년엔 평창으로"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게 돼 정말 기뻐요. 2018년에는 저도 그곳에서 얼음 위를 달릴 겁니다." 아프리카 케냐에 사는 14살의 소녀 멜리사에게는 요즘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케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이다. 멜리사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인라인스케이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 부문 우승을 차지한 기대주. 그런 멜리사가 빙상을 질주하는 스피드스케이트 선수를 꿈꾸게 된 계기는 지난 2월 '평창 드림 프로그램' 참가라고 16일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드림 프로그램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동계스포츠 소외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동계스포츠를 접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년간 945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고 이 가운데 12명의 국가대표가 배출됐다. 인라인스케이트 동료 선수 2명과 함께 드림 프로그램에 참가한 멜리사는 평창에서 생애 최초로 '겨울'을 만났다. 생전 처음 보는 하얀 눈과 스키장, 처음으로 신어보는 스피드스케이트 등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는 경험이었다.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로부터 직접 코치를 받는 것도 마냥 신나는 일이었다. 평창을 다녀간 뒤 멜리사는 학교 미술수업 시간에도 인라인스케이트 대신 스피드스케이트와 방한 훈련복을 그리게 됐다. 평창에서의 훈련을 떠올리며 임한 기록 측정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 나왔다. 비록 지금은 공용 주차장이나 공원에서 훈련해야 하는 형편이지만 멜리사는 더는 열악한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평창이 두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은 것이다. 멜리사와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는 다른 케냐 학생들도 '열심히 훈련하면 언젠가 평창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꿈은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서도 알차게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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