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 사고수습 ‘1단계’ 종료…진통 속 진전

입력 2011.07.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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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새어나오는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 이상 지났고, 도쿄전력이 사고 수습 일정표(로드맵)를 제시한 지 17일로 3개월째가 됐다.

도쿄전력은 지난 4월17일 "3개월 후인 7월17일까지 1단계 작업을 달성하고, 내년 1월말까지 2단계 작업을 벌이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1단계 작업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과제도 산적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단계 '진통은 있었지만 진전' = 1단계의 핵심 과제는 원자로의 안정 냉각이었다.

도쿄전력은 지난 4월 일정표를 발표할 때만 해도 격납용기에 물을 채워 압력용기를 용기째 식히는 이른바 '수관(水棺) 냉각' 방식에 집착했지만, 1호기에서 시험해본 결과 격납용기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밝혀져 포기했다.

이후 원자로 건물 주변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를 정화한 뒤 이 물을 다시 원자로에 주입하는 '순환 냉각' 방식으로 전환했다.

최대 난제는 12만t 이상으로 불어난 오염수 처리 문제였다. 도쿄전력은 여러 가지 문제를 겪기는 했지만 6월17일부터 프랑스와 미국 회사의 도움을 받아서 만든 정화장치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이후 오염수는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6월27일부터는 오염수를 재이용해 원자로 노심을 냉각하기 시작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의 순환 냉각은 2, 3호기에서 먼저 시작했고, 1호기는 8월 초, 4호기는 이달 말에 각각 순환 냉각장치를 가동할 예정이다.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격납용기에 질소 가스를 주입하는 작업도 1∼3호기에서 모두 시작됐다.

특히 건물 내의 방사선량 수치가 높은 3호기에 질소 가스를 주입한 것은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원전 부지 안에 흩어진 건물더미도 컨테이너 약 400개 분량을 제거했고, 원자로 건물 주변의 방사선량도 크게 줄었다. 도쿄전력은 16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새어나온 방사성 물질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자로 주변을 지하 30m 깊이의 벽으로 둘러싸는 이른바 '지하 댐' 설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빠르면 내년 1월까지 2단계 작업 기간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화정치가 자주 고장을 일으킨 탓에 가동률은 70%대에 불과하고, 방사성 물질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원자로 덮개 설치 공사를 이제부터 벌여야 하는 등 남은 문제도 적지 않다.

◇日 총리 "2단계 달성 앞당기겠다" = 2단계 작업의 기한은 내년 1월이다. 여기서는 원자로의 온도를 100℃ 미만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이른바 '냉온 정지' 상태를 달성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다. 온도를 단순히 낮추는데 그치지 않고 추가로 어떤 과제를 달성해야 하는지 목표부터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순환 냉각을 안정시켜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 도쿄전력은 내달초 정화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 대비해 방사성 물질 제거장치를 추가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덧붙여 원자로에 물을 집어넣는 계통을 복수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작업원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이미 도쿄전력 사원 6명이 비상시 방사선 노출 한도인 250밀리시버트(m㏜)를 넘었고, 100밀리시버트를 넘은 사원은 111명에 이른다. 열사병 대책도 난제다. 무더위 속에 방호복에 마스크 차림으로 작업을 하느라 지금까지 31명이 열사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16일 오후 일본 취재진에게 "많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2단계 작업을 앞당겨 실현하겠다"고 장담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19일 1단계 작업을 총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업그레이드된 일정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2단계를 달성한다고 해서 연료봉을 곧바로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의 계획으로는 1∼4호기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서 연료봉을 꺼내는데 3년 더 걸리고, 원자로 연료봉 제거 시점은 10년후가 될 전망이다. 원자로 폐쇄에는 수십년이 걸리는 만큼 갈 길이 여전히 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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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7-17 13:34:45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대량 새어나오는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 이상 지났고, 도쿄전력이 사고 수습 일정표(로드맵)를 제시한 지 17일로 3개월째가 됐다. 도쿄전력은 지난 4월17일 "3개월 후인 7월17일까지 1단계 작업을 달성하고, 내년 1월말까지 2단계 작업을 벌이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1단계 작업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과제도 산적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단계 '진통은 있었지만 진전' = 1단계의 핵심 과제는 원자로의 안정 냉각이었다. 도쿄전력은 지난 4월 일정표를 발표할 때만 해도 격납용기에 물을 채워 압력용기를 용기째 식히는 이른바 '수관(水棺) 냉각' 방식에 집착했지만, 1호기에서 시험해본 결과 격납용기에서 물이 새는 것으로 밝혀져 포기했다. 이후 원자로 건물 주변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를 정화한 뒤 이 물을 다시 원자로에 주입하는 '순환 냉각' 방식으로 전환했다. 최대 난제는 12만t 이상으로 불어난 오염수 처리 문제였다. 도쿄전력은 여러 가지 문제를 겪기는 했지만 6월17일부터 프랑스와 미국 회사의 도움을 받아서 만든 정화장치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이후 오염수는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6월27일부터는 오염수를 재이용해 원자로 노심을 냉각하기 시작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의 순환 냉각은 2, 3호기에서 먼저 시작했고, 1호기는 8월 초, 4호기는 이달 말에 각각 순환 냉각장치를 가동할 예정이다.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해 격납용기에 질소 가스를 주입하는 작업도 1∼3호기에서 모두 시작됐다. 특히 건물 내의 방사선량 수치가 높은 3호기에 질소 가스를 주입한 것은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원전 부지 안에 흩어진 건물더미도 컨테이너 약 400개 분량을 제거했고, 원자로 건물 주변의 방사선량도 크게 줄었다. 도쿄전력은 16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새어나온 방사성 물질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자로 주변을 지하 30m 깊이의 벽으로 둘러싸는 이른바 '지하 댐' 설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빠르면 내년 1월까지 2단계 작업 기간에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화정치가 자주 고장을 일으킨 탓에 가동률은 70%대에 불과하고, 방사성 물질이 새어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원자로 덮개 설치 공사를 이제부터 벌여야 하는 등 남은 문제도 적지 않다. ◇日 총리 "2단계 달성 앞당기겠다" = 2단계 작업의 기한은 내년 1월이다. 여기서는 원자로의 온도를 100℃ 미만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이른바 '냉온 정지' 상태를 달성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다. 온도를 단순히 낮추는데 그치지 않고 추가로 어떤 과제를 달성해야 하는지 목표부터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순환 냉각을 안정시켜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 도쿄전력은 내달초 정화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때에 대비해 방사성 물질 제거장치를 추가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덧붙여 원자로에 물을 집어넣는 계통을 복수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작업원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다. 이미 도쿄전력 사원 6명이 비상시 방사선 노출 한도인 250밀리시버트(m㏜)를 넘었고, 100밀리시버트를 넘은 사원은 111명에 이른다. 열사병 대책도 난제다. 무더위 속에 방호복에 마스크 차림으로 작업을 하느라 지금까지 31명이 열사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16일 오후 일본 취재진에게 "많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2단계 작업을 앞당겨 실현하겠다"고 장담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19일 1단계 작업을 총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업그레이드된 일정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2단계를 달성한다고 해서 연료봉을 곧바로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의 계획으로는 1∼4호기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에서 연료봉을 꺼내는데 3년 더 걸리고, 원자로 연료봉 제거 시점은 10년후가 될 전망이다. 원자로 폐쇄에는 수십년이 걸리는 만큼 갈 길이 여전히 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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