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백 억 명품도로 ‘애물단지’ 전락

입력 2011.07.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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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주특별자치도가 수십 년 된 가로수를 보전한다며, 수백억 원을 들여, 새로 도로를 만들었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가로수를 고사시켜,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주특별자치도가 8년 동안 630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완공한 이른바 명품도로입니다.

30년 된 구실잣밤나무 가로수를 보전하기 위해 가로수 바깥쪽으로 도로를 새로 만들고, 안쪽은 산책로로 조성했습니다.

도로를 확포장하기 전 과거 가로수 길과 비교해봤습니다.

한눈에 훼손된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가로수 580여 그루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사라졌습니다.

남아 있는 가로수도 대부분 병들어 속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환경 변화에 약한 구실잣밤나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한 결과입니다.

<인터뷰>김찬수(난대산림연구소 박사): "이것을 고려했다면 처음에 계획할 때 이렇진 않았을 거다, 충분한 심사숙고 없이 명품도로를 이 나무로 했다고 보여집니다."

산책로도 만들었지만, 양쪽 차도 한가운데에 있어, 이용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아름다운 가로수 길을 보전한다며 수백억 원을 들여 도로를 만들었는데, 막상 도로를 완공하고 보니 가로수길이 이처럼 볼품없게 변해버렸습니다.

구실잣밤나무가 고사하자 서귀포시는 25억 원을 들여 다른 수종으로 가로수를 심기로 했습니다.

<녹취>서귀포시 관계자: "연차적으로 (수종을) 교체하려고, 올해 1구간 처음 시작되는 부분과 2구간 공사를 발주했습니다."

섣부른 명품도로 조성으로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되고, 아름다운 가로수 길만 망쳐놓았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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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수백 억 명품도로 ‘애물단지’ 전락
    • 입력 2011-07-20 13:13:16
    뉴스 12
<앵커 멘트> 제주특별자치도가 수십 년 된 가로수를 보전한다며, 수백억 원을 들여, 새로 도로를 만들었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가로수를 고사시켜,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채승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주특별자치도가 8년 동안 630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완공한 이른바 명품도로입니다. 30년 된 구실잣밤나무 가로수를 보전하기 위해 가로수 바깥쪽으로 도로를 새로 만들고, 안쪽은 산책로로 조성했습니다. 도로를 확포장하기 전 과거 가로수 길과 비교해봤습니다. 한눈에 훼손된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가로수 580여 그루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사라졌습니다. 남아 있는 가로수도 대부분 병들어 속이 썩어가고 있습니다. 환경 변화에 약한 구실잣밤나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한 결과입니다. <인터뷰>김찬수(난대산림연구소 박사): "이것을 고려했다면 처음에 계획할 때 이렇진 않았을 거다, 충분한 심사숙고 없이 명품도로를 이 나무로 했다고 보여집니다." 산책로도 만들었지만, 양쪽 차도 한가운데에 있어, 이용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아름다운 가로수 길을 보전한다며 수백억 원을 들여 도로를 만들었는데, 막상 도로를 완공하고 보니 가로수길이 이처럼 볼품없게 변해버렸습니다. 구실잣밤나무가 고사하자 서귀포시는 25억 원을 들여 다른 수종으로 가로수를 심기로 했습니다. <녹취>서귀포시 관계자: "연차적으로 (수종을) 교체하려고, 올해 1구간 처음 시작되는 부분과 2구간 공사를 발주했습니다." 섣부른 명품도로 조성으로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되고, 아름다운 가로수 길만 망쳐놓았습니다. KBS 뉴스 채승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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