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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그리스 2차 지원안 의미와 전망은?
입력 2011.07.22 (09:36) 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정상들이 21일 합의한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 프로그램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국가신용등급이 일시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민간채권단의 손실분담 원칙을 고수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재정 위기가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 구제금융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 국제통화기금(IMF)식 예비 성격의 신용제공을 허용하는 등 역할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기대와 우려가 섞인 이번 그리스 지원 프로그램이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번지는 조짐을 보인 유로존 재정 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할지는 금융시장의 평가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 디폴트 위험 무릅쓰고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결론 = 유로존 회원국들이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여부를 둘러싸고 2개월 가까이 벌인 밀고당기기에서 결국 손실분담 쪽으로 결론을 냈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납세자 뿐 아니라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 보험, 펀드 등 민간채권단도 2차 지원에 참여해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반면 프랑스,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민간채권단 참여가 신용평가회사들의 그리스에 대한 `부분적 디폴트(SD)' 등급 강등으로 이어져 유로존 전체에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며 독일 등을 설득했다.

이에 `부분적 디폴트' 등급으로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민간채권단을 손실분담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했고 이른바 `프랑스식 해법'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프랑스식 해법'은 2012~2014년 만기도래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해 70%를 보증이 된 30년 만기 우량 국채로 바꾸고 나머지 30%는 현금 상환하는 모델이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 4일 내놓은 성명에서 "이 제안들에 의한 롤오버(차환)은 `SD' 등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자 민간채권단 참여를 둘러싼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만, S&P는 "짧은 시간이 지난 후 그리스에 대한 새로운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할 것"이라며 `SD' 등급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임을 덧붙였다.

이에 유로존은 디폴트 등급 강등을 피하면서 민간채권단을 지원에 참여시키는 혜안을 찾지 못한 채 강경파의 주장대로 "민간채권단이 `여러 방안'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민간채권단이 채권 교환, 롤오버(차환), 환매(바이백) 등을 통해 2011~2014년 기간에 총 500억유로를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상들은 밝혔다.

다만,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그리스 상황은 예외적"이라며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참여는 그리스를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로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가 `SD' 등급으로 강등될 경우 그리스 은행들이 ECB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으면서 담보로 제공한 그리스 국채의 담보가치 상실로 자금줄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로존 정부들이 보증 등을 통해 보완하기로 했다.

◇ 전이 위기 차단 위해 EFSF `유럽판 IMF'로 활용 = 유로존 정상들은 재정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EFSF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EFSF는 룩셈부르크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V)이 회원국들의 출자금과 보증을 담보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구제금융으로 운용하는 메커니즘으로 오는 2013년 중반 항구적 메커니즘인 유로안정화기구(ESM)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앞서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달 EFSF의 실질 대출 여력을 2천500억유로에서 4천400억유로로 증액했었다.

정상들은 우선 EFSF가 제공하는 구제금융의 만기를 현재의 7년반에서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리고 금리도 4.5%에서 3.5%로 낮추기로 했다.

그리스는 물론 이미 EFSF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가 혜택을 입는다. 아울러 차제에 EU 구제금융을 받는 국가도 같은 조건을 적용받는다.

정상들은 또 EFSF가 재정 위기에 처한 국가의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IMF처럼 예비 성격의 신용제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EU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받지 않는 국가라도 다음 희생국으로 지목돼 시장의 불신에 직면할 경우 EFSF가 신속히 대응해 조기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유로존으로선 역내 경제규모 3위인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번지는 조짐을 보이는 지경에 이른 만큼 뭔가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꺼내 든 카드다.

이 같은 EFSF의 기능은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유로존 재정 위기 향방은 시장 평가 따라 =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프로그램은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라는 점에서는 유로존 재정 위기 해결에 긍정적이지만 `SD' 등급 위험을 무릅쓰고 민간채권단 손실분담을 채택했다는 점에선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합의 내용이 조금씩 흘러나온 이날 유럽 증시와 유로화 가치는 올라 일단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참여가 포함된 데다 구체적인 방식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탓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를 비롯해 시장 일각에서 2차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치고 있는 아일랜드나 포르투갈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건이다.

유로존 정상들이 민간채권단 참여는 그리스가 마지막이라고 안심시켰지만, 이들 국가 국채의 투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신용평가사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변수다. 애초 예고한 대로 일시적으로 `부분적 디폴트' 등급으로 떨어뜨린 후 등급을 상향조정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변경할 때 가장 중시하는 채무상환능력의 변화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 유로존, 그리스 2차 지원안 의미와 전망은?
    • 입력 2011-07-22 09:36:58
    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정상들이 21일 합의한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 프로그램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국가신용등급이 일시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등급으로 떨어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민간채권단의 손실분담 원칙을 고수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재정 위기가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 구제금융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 국제통화기금(IMF)식 예비 성격의 신용제공을 허용하는 등 역할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기대와 우려가 섞인 이번 그리스 지원 프로그램이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번지는 조짐을 보인 유로존 재정 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할지는 금융시장의 평가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 디폴트 위험 무릅쓰고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결론 = 유로존 회원국들이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여부를 둘러싸고 2개월 가까이 벌인 밀고당기기에서 결국 손실분담 쪽으로 결론을 냈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납세자 뿐 아니라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 보험, 펀드 등 민간채권단도 2차 지원에 참여해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반면 프랑스,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민간채권단 참여가 신용평가회사들의 그리스에 대한 `부분적 디폴트(SD)' 등급 강등으로 이어져 유로존 전체에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며 독일 등을 설득했다.

이에 `부분적 디폴트' 등급으로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민간채권단을 손실분담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했고 이른바 `프랑스식 해법'이 유력하게 떠올랐다.

`프랑스식 해법'은 2012~2014년 만기도래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해 70%를 보증이 된 30년 만기 우량 국채로 바꾸고 나머지 30%는 현금 상환하는 모델이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 4일 내놓은 성명에서 "이 제안들에 의한 롤오버(차환)은 `SD' 등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자 민간채권단 참여를 둘러싼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만, S&P는 "짧은 시간이 지난 후 그리스에 대한 새로운 국가신용등급을 부여할 것"이라며 `SD' 등급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임을 덧붙였다.

이에 유로존은 디폴트 등급 강등을 피하면서 민간채권단을 지원에 참여시키는 혜안을 찾지 못한 채 강경파의 주장대로 "민간채권단이 `여러 방안'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민간채권단이 채권 교환, 롤오버(차환), 환매(바이백) 등을 통해 2011~2014년 기간에 총 500억유로를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상들은 밝혔다.

다만,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그리스 상황은 예외적"이라며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참여는 그리스를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로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가 `SD' 등급으로 강등될 경우 그리스 은행들이 ECB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으면서 담보로 제공한 그리스 국채의 담보가치 상실로 자금줄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로존 정부들이 보증 등을 통해 보완하기로 했다.

◇ 전이 위기 차단 위해 EFSF `유럽판 IMF'로 활용 = 유로존 정상들은 재정 위기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EFSF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EFSF는 룩셈부르크에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V)이 회원국들의 출자금과 보증을 담보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구제금융으로 운용하는 메커니즘으로 오는 2013년 중반 항구적 메커니즘인 유로안정화기구(ESM)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앞서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달 EFSF의 실질 대출 여력을 2천500억유로에서 4천400억유로로 증액했었다.

정상들은 우선 EFSF가 제공하는 구제금융의 만기를 현재의 7년반에서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리고 금리도 4.5%에서 3.5%로 낮추기로 했다.

그리스는 물론 이미 EFSF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가 혜택을 입는다. 아울러 차제에 EU 구제금융을 받는 국가도 같은 조건을 적용받는다.

정상들은 또 EFSF가 재정 위기에 처한 국가의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도록 허용하고 IMF처럼 예비 성격의 신용제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EU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받지 않는 국가라도 다음 희생국으로 지목돼 시장의 불신에 직면할 경우 EFSF가 신속히 대응해 조기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유로존으로선 역내 경제규모 3위인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번지는 조짐을 보이는 지경에 이른 만큼 뭔가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꺼내 든 카드다.

이 같은 EFSF의 기능은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유로존 재정 위기 향방은 시장 평가 따라 =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프로그램은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라는 점에서는 유로존 재정 위기 해결에 긍정적이지만 `SD' 등급 위험을 무릅쓰고 민간채권단 손실분담을 채택했다는 점에선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합의 내용이 조금씩 흘러나온 이날 유럽 증시와 유로화 가치는 올라 일단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민간채권단 손실분담 참여가 포함된 데다 구체적인 방식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탓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를 비롯해 시장 일각에서 2차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치고 있는 아일랜드나 포르투갈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건이다.

유로존 정상들이 민간채권단 참여는 그리스가 마지막이라고 안심시켰지만, 이들 국가 국채의 투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신용평가사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변수다. 애초 예고한 대로 일시적으로 `부분적 디폴트' 등급으로 떨어뜨린 후 등급을 상향조정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변경할 때 가장 중시하는 채무상환능력의 변화에 어떤 판단을 내릴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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