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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봉?…감시 강화·경쟁 도입
입력 2011.07.26 (07:55) 뉴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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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광고했던 신라면 블랙이 허위 과장 광고로 드러나 과징금이 부과된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해당업체는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그대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김세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소비자는 봉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데요.

우리나라 소비자들, 곳곳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죠?

<답변>

네, 말씀하신대로 신라면 블랙은 허위 과장 광고로 적발된 뒤에도 가격은 요지부동입니다.

과대광고로 지적받은 문구 역시 변화가 없고요.

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산 날개 없는 선풍기의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국내 소비자 가격은 59만 원인데요.

업체는 복잡한 유통구조 등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미국과 일본과 비교해보면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국내에서 170만 원대인 유럽산 유모차도 미국보다 60만 원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차별이 있었습니다.

지난 2009년 도요타가 가속페달 결함으로 미국에서 리콜을 한 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여섯 달이 지나서야 리콜을 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로 사는 게 쉽지가 않군요.

소비자의 권리가 좀 더 커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국내 소비자 운동, 어떤 수준인가요?

<답변>

네, 한마디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 에어컨이 오작동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요.

구매자 1,400여 명이 인터넷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삼성이 사과했습니다.

또 안전성 논란이 있는 제품을 판매한 파워 블로거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과들이 체계적인 소비자 운동이라기보다는 피해를 본 뒤, 집단 반발에 그친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질문>

김기자 말대로라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직적인 소비자 운동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에 좋은 예가 있다죠?

<답변>

네, 미국 소비자연맹이 펴내는 '컨슈머 리포트'가 좋은 모델입니다.

역사가 75년, 유료 구독자도 700만 명이나 됩니다.

컨슈머 리포트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있는데요.

지난해 7월 하와이 휴가 중이던 스티브 잡스가 급히 돌아와 기자회견을 연 적이 있습니다.

아이폰 4의 안테나가 불량해 추천할 수 없다는 컨슈머 리포트의 평가 때문이었습니다.

도요타도 렉서스 GX 460 차량이 '전복 위험'이 있다는 컨슈머 리포트의 평가에 대규모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질문>

기업을 쩔쩔매게 하는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답변>

네, 컨슈머 리포트를 발간하는 미국 소비자연맹의 시험실에서 나옵니다.

50개나 되는 시험실에선 냉장고와 자동차 등 3천 가지 제품의 테스트가 쉴 새 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컨슈머 리포트의 또 다른 힘은 완벽한 재정 독립인데요.

7백만 구독자가 내는 회비와 기부금이 이 단체의 버팀목입니다.

기업 광고나 후원은 전혀 없고, 시험용 전구 하나까지 제값을 치르고 살 수 있어서 철저하고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질문>

이렇게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소비자를 왕으로 만들어 준다는 얘긴데요.

국내 사정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우리나라에서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관이 한국 소비자원인데요.

전체 시험 예산이 2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품질과 안전성을 시험해 소비자 잡지에 결과를 싣는 제품은 1년에 40여 개 품목에 불과하구요.

자동차 같은 비싼 소비재는 테스트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민간 소비자단체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를 제안했지만 전문성과 예산 확보가 급선무입니다.

또 통신비와 기름값 같은 경우는 몇몇 대기업이 시장을 나눠갖는 구조여서 미국처럼 완벽한 컨슈머 리포트가 나와도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송보경(서울여대 명예교수, 소시모) : "정부 정책의 변화가 급선무로 보입니다. 개별 소비자의 힘으로는 너무 단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깨뜨리기 어렵지 않은가..."

소비자가 대접받는 사회가 되려면 소비자단체의 시장 감시기능 강화와 함께 독과점을 깨고 경쟁구조를 도입하는 일이 선결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소비자는 봉?…감시 강화·경쟁 도입
    • 입력 2011-07-26 07: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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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광고했던 신라면 블랙이 허위 과장 광고로 드러나 과징금이 부과된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해당업체는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그대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김세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소비자는 봉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데요.

우리나라 소비자들, 곳곳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죠?

<답변>

네, 말씀하신대로 신라면 블랙은 허위 과장 광고로 적발된 뒤에도 가격은 요지부동입니다.

과대광고로 지적받은 문구 역시 변화가 없고요.

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산 날개 없는 선풍기의 가격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국내 소비자 가격은 59만 원인데요.

업체는 복잡한 유통구조 등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미국과 일본과 비교해보면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국내에서 170만 원대인 유럽산 유모차도 미국보다 60만 원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차별이 있었습니다.

지난 2009년 도요타가 가속페달 결함으로 미국에서 리콜을 한 적이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여섯 달이 지나서야 리콜을 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로 사는 게 쉽지가 않군요.

소비자의 권리가 좀 더 커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국내 소비자 운동, 어떤 수준인가요?

<답변>

네, 한마디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 에어컨이 오작동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요.

구매자 1,400여 명이 인터넷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삼성이 사과했습니다.

또 안전성 논란이 있는 제품을 판매한 파워 블로거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과들이 체계적인 소비자 운동이라기보다는 피해를 본 뒤, 집단 반발에 그친다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질문>

김기자 말대로라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직적인 소비자 운동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에 좋은 예가 있다죠?

<답변>

네, 미국 소비자연맹이 펴내는 '컨슈머 리포트'가 좋은 모델입니다.

역사가 75년, 유료 구독자도 700만 명이나 됩니다.

컨슈머 리포트의 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있는데요.

지난해 7월 하와이 휴가 중이던 스티브 잡스가 급히 돌아와 기자회견을 연 적이 있습니다.

아이폰 4의 안테나가 불량해 추천할 수 없다는 컨슈머 리포트의 평가 때문이었습니다.

도요타도 렉서스 GX 460 차량이 '전복 위험'이 있다는 컨슈머 리포트의 평가에 대규모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질문>

기업을 쩔쩔매게 하는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답변>

네, 컨슈머 리포트를 발간하는 미국 소비자연맹의 시험실에서 나옵니다.

50개나 되는 시험실에선 냉장고와 자동차 등 3천 가지 제품의 테스트가 쉴 새 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컨슈머 리포트의 또 다른 힘은 완벽한 재정 독립인데요.

7백만 구독자가 내는 회비와 기부금이 이 단체의 버팀목입니다.

기업 광고나 후원은 전혀 없고, 시험용 전구 하나까지 제값을 치르고 살 수 있어서 철저하고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것입니다.

<질문>

이렇게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소비자를 왕으로 만들어 준다는 얘긴데요.

국내 사정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우리나라에서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관이 한국 소비자원인데요.

전체 시험 예산이 2억 원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품질과 안전성을 시험해 소비자 잡지에 결과를 싣는 제품은 1년에 40여 개 품목에 불과하구요.

자동차 같은 비싼 소비재는 테스트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민간 소비자단체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를 제안했지만 전문성과 예산 확보가 급선무입니다.

또 통신비와 기름값 같은 경우는 몇몇 대기업이 시장을 나눠갖는 구조여서 미국처럼 완벽한 컨슈머 리포트가 나와도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죠.

<인터뷰> 송보경(서울여대 명예교수, 소시모) : "정부 정책의 변화가 급선무로 보입니다. 개별 소비자의 힘으로는 너무 단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깨뜨리기 어렵지 않은가..."

소비자가 대접받는 사회가 되려면 소비자단체의 시장 감시기능 강화와 함께 독과점을 깨고 경쟁구조를 도입하는 일이 선결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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