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우유 부족 심각…소비자·농민 고통

입력 2011.07.2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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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조금만 늦게 장을 보러 늦게 나가면 이렇게 우유 판매대가 드문드문 비어 있습니다.

젖소가 여름 더위 때문에 지쳐구나하고 넘어가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합니다.

먼저 이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형마트의 우유 코너 한 칸이 텅 비었습니다.

오후가 되면 우유가 금세 동이 납니다.

품절 안내문만 수두룩합니다.

<인터뷰>최미라(서울시 당산동) : "아이가 두 명이라 우유를 꼭 먹여야하는데 장보러 와서 못 먹은 적이 있어요.그래서 저희가 일찍 와서 (사요)"

동네 빵집들도 우유가 모자라 애가 탑니다.

매일 1리터짜리 우유 30팩을 공급받던 이 빵 집도 평소의 절반 정도만 납품받고 있습니다.

<녹취> "신경 써서 공급많이 해주세요. 일을 못하고 물건을 못 만들고 있으니..."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제품을 줄이는 등 빵집마다 고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광종(빵집 주인) : "28년째 이 일 하고 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우유가 모자라다 보니 탈지분유 등 유제품 생산까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인터뷰>김병현(우유업체 전략기획 이사) : "남는 우유가 있어야 크림이나 버터 등을 만드는데 남는게 없다보니 거의 생산을 못하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우유 대란, 획기적인 수급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9월 개학 이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앵커 멘트>

그런가하면 오늘 서울 여의도에는 전국의 낙농업자가 만 명 넘게 몰렸습니다.

여기저기서 우유 달라 하니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힘들어 못 살겠다고 합니다.

어찌된 사정인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민들이 우유를 땅에 쏟아 붓습니다.

만 여명의 농민들이 요구하는 건 원유, 즉 목장 우유값 인상입니다.

지난 2008년 이후 3년 동안 가격이 동결되고 있지만, 그 사이 사료값 등 생산비는 30% 이상 뛰었다는 겁니다.

<인터뷰>이승호(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 : "저희가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경영을 할 수 있는 그런 경영에 유지는 돼야 한다는 얘기죠."

특히 올해는 구제역으로 국내 젖소의 10%가 매몰된 데다, 최근의 긴 장마와 폭염 때문에 우유 생산량도 10% 줄어 농가 수익이 급감했습니다.

낙농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영병(낙농인) : "삼중고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직접 생산비도 올라가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주변물가가 올라가고"

하지만, 업체와 정부, 농가 간 가격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1리터에 173원 올려달라는 농가와 41원 올려줄 수 있다는 업체 간에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녹취>유가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정부나 업체나 소비자 물가 인상을 고려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농민들은 최악의 경우 원유 공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밝혀 우유 업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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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우유 부족 심각…소비자·농민 고통
    • 입력 2011-07-26 22:04:21
    뉴스 9
<앵커 멘트> 요즘 조금만 늦게 장을 보러 늦게 나가면 이렇게 우유 판매대가 드문드문 비어 있습니다. 젖소가 여름 더위 때문에 지쳐구나하고 넘어가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합니다. 먼저 이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형마트의 우유 코너 한 칸이 텅 비었습니다. 오후가 되면 우유가 금세 동이 납니다. 품절 안내문만 수두룩합니다. <인터뷰>최미라(서울시 당산동) : "아이가 두 명이라 우유를 꼭 먹여야하는데 장보러 와서 못 먹은 적이 있어요.그래서 저희가 일찍 와서 (사요)" 동네 빵집들도 우유가 모자라 애가 탑니다. 매일 1리터짜리 우유 30팩을 공급받던 이 빵 집도 평소의 절반 정도만 납품받고 있습니다. <녹취> "신경 써서 공급많이 해주세요. 일을 못하고 물건을 못 만들고 있으니..."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제품을 줄이는 등 빵집마다 고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광종(빵집 주인) : "28년째 이 일 하고 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우유가 모자라다 보니 탈지분유 등 유제품 생산까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인터뷰>김병현(우유업체 전략기획 이사) : "남는 우유가 있어야 크림이나 버터 등을 만드는데 남는게 없다보니 거의 생산을 못하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우유 대란, 획기적인 수급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9월 개학 이후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앵커 멘트> 그런가하면 오늘 서울 여의도에는 전국의 낙농업자가 만 명 넘게 몰렸습니다. 여기저기서 우유 달라 하니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힘들어 못 살겠다고 합니다. 어찌된 사정인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농민들이 우유를 땅에 쏟아 붓습니다. 만 여명의 농민들이 요구하는 건 원유, 즉 목장 우유값 인상입니다. 지난 2008년 이후 3년 동안 가격이 동결되고 있지만, 그 사이 사료값 등 생산비는 30% 이상 뛰었다는 겁니다. <인터뷰>이승호(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 : "저희가 잘 먹고 잘 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경영을 할 수 있는 그런 경영에 유지는 돼야 한다는 얘기죠." 특히 올해는 구제역으로 국내 젖소의 10%가 매몰된 데다, 최근의 긴 장마와 폭염 때문에 우유 생산량도 10% 줄어 농가 수익이 급감했습니다. 낙농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영병(낙농인) : "삼중고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직접 생산비도 올라가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주변물가가 올라가고" 하지만, 업체와 정부, 농가 간 가격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1리터에 173원 올려달라는 농가와 41원 올려줄 수 있다는 업체 간에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녹취>유가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정부나 업체나 소비자 물가 인상을 고려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농민들은 최악의 경우 원유 공급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밝혀 우유 업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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