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용등급 강등, 글로벌 경제에 충격줄까

입력 2011.08.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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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용등급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예고했던 대로 강등됐다.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5일(현지시각)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S&P는 이날 성명서에서 "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최근 증세에 합의하지 못한 점을 반영했다. 증세는 중기적으로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필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S&P는 이전부터 미국이 채무 관련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재정 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내리겠다고 경고했었다.

S&P는 지난달 뉴욕의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미국 정부가 10년간 4조 달러의 재정 적자 감축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내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이달 1일 타결된 채무 협상안에서 채무 한도를 2조4천억달러 늘리고 앞으로 10년간 재정 적자도 이와 비슷한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

S&P의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합의안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윤곽 뿐만 아니라 재정 적자 감축 방안은 정치권이 추가적인 협의를 해야 한다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미 정치권의 합의안은 S&P의 기준에 한참 미달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었다.

◇ 디폴트보다 덜하지만 상당한 충격 가능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보다는 덜 하지만 미국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악영향이 디폴트보다는 덜 하겠지만, 정부, 기업, 가계 등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난달 분석했다.

우선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으로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난다.

JP모건체이스의 채권투자전략 글로벌 책임자 테리 벨튼은 미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미국 국채 발행 비용이 비싸져 금리가 오르고 자금조달 비용이 1천억달러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채권 금리의 변동은 모기지, 신용카드,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등의 이자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20만 달러의 모기지를 가진 소비자는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1년에 200∼400달러를 더 부담해야 할 것으로 씨티그룹은 분석했다.

또 미국 국채의 가치가 떨어지면 이를 보유하던 다른 국가는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전 세계 시장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투매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트리플 A와 더블 A 등급에 큰 차이가 없어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차입ㆍ대출 비용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자율 상승으로 소비나 투자로 흘러가야 할 돈이 늘어난 이자 지급 등에 사용된다면 경제 성장률 둔화를 가속하고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해 실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큰 영향 없을 수도..시장 이미 반영

하지만,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돼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도 전망도 있다.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해당 국가의 국채에 대한 투자 분류도 달라 지지만, 미국 국채는 그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려왔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미국 국채는 금융시장에서 완벽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왔고 몇몇 투자 펀드들은 미국 국채를 신용등급에 따라 분류하는 다른 자산과 달리 별도의 범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의 등급이 AAA에서 AA로 내려가도 계속 투자가 이뤄지고 투매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도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갔다고 해서 미국 국채를 팔아치울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캐나다 등의 사례를 볼 때 최고등급을 보유했던 국가의 신용등급이 하락해도 투자자들이 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는 등 과민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아르노 마레스는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많은 투자자가 미 국채를 처분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이런 현상이 감독이나 투자를 할 때 신용등급에 의존하지 않는 경향을 더 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그동안 수차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얘기했기 때문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돼 추가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실제 지난 3일 S&P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이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하더라도 시장금리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디폴트 사태 없이 신용등급만 내려간다면 국채 수익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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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신용등급 강등, 글로벌 경제에 충격줄까
    • 입력 2011-08-06 10:58:32
    연합뉴스
미국의 신용등급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예고했던 대로 강등됐다.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5일(현지시각)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S&P는 이날 성명서에서 "미국 의회와 행정부가 최근 증세에 합의하지 못한 점을 반영했다. 증세는 중기적으로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필수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S&P는 이전부터 미국이 채무 관련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재정 적자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내리겠다고 경고했었다. S&P는 지난달 뉴욕의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미국 정부가 10년간 4조 달러의 재정 적자 감축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내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이달 1일 타결된 채무 협상안에서 채무 한도를 2조4천억달러 늘리고 앞으로 10년간 재정 적자도 이와 비슷한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 S&P의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합의안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윤곽 뿐만 아니라 재정 적자 감축 방안은 정치권이 추가적인 협의를 해야 한다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미 정치권의 합의안은 S&P의 기준에 한참 미달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었다. ◇ 디폴트보다 덜하지만 상당한 충격 가능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보다는 덜 하지만 미국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악영향이 디폴트보다는 덜 하겠지만, 정부, 기업, 가계 등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난달 분석했다. 우선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으로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난다. JP모건체이스의 채권투자전략 글로벌 책임자 테리 벨튼은 미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미국 국채 발행 비용이 비싸져 금리가 오르고 자금조달 비용이 1천억달러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채권 금리의 변동은 모기지, 신용카드,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등의 이자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20만 달러의 모기지를 가진 소비자는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1년에 200∼400달러를 더 부담해야 할 것으로 씨티그룹은 분석했다. 또 미국 국채의 가치가 떨어지면 이를 보유하던 다른 국가는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전 세계 시장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투매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트리플 A와 더블 A 등급에 큰 차이가 없어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차입ㆍ대출 비용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자율 상승으로 소비나 투자로 흘러가야 할 돈이 늘어난 이자 지급 등에 사용된다면 경제 성장률 둔화를 가속하고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해 실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큰 영향 없을 수도..시장 이미 반영 하지만,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돼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도 전망도 있다.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해당 국가의 국채에 대한 투자 분류도 달라 지지만, 미국 국채는 그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려왔고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미국 국채는 금융시장에서 완벽한 안전자산으로 여겨져 왔고 몇몇 투자 펀드들은 미국 국채를 신용등급에 따라 분류하는 다른 자산과 달리 별도의 범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의 등급이 AAA에서 AA로 내려가도 계속 투자가 이뤄지고 투매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도 미국의 신용등급이 내려갔다고 해서 미국 국채를 팔아치울 투자자들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캐나다 등의 사례를 볼 때 최고등급을 보유했던 국가의 신용등급이 하락해도 투자자들이 더 높은 이자율을 요구하는 등 과민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아르노 마레스는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많은 투자자가 미 국채를 처분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이런 현상이 감독이나 투자를 할 때 신용등급에 의존하지 않는 경향을 더 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그동안 수차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얘기했기 때문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돼 추가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실제 지난 3일 S&P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이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락하더라도 시장금리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디폴트 사태 없이 신용등급만 내려간다면 국채 수익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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