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불공정 레이스 아냐”

입력 2011.08.11 (07:12) 수정 2011.08.1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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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7일부터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프리카공화국)가 일반 선수와의 역사적인 대결을 앞두고 들뜬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피스토리우스는 10일 연합뉴스와의 e 메일 인터뷰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큰 영광이다. 또 일반 선수와 경쟁할 기회를 잡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트랙에서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착용하는 피스토리우스는 시각 장애 선수로 아일랜드 남자 100m에 출전할 제이슨 스미스(24)와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어 꿈의 도전을 펼친다.



그러나 최근 피스토리우스가 사용하는 의족의 안전성 문제와 의족으로 인한 경기력 향상 문제가 한꺼번에 대두하면서 그의 세계대회 출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이에 대해 "보철 다리가 경기력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건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나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내용을 봤는데 결코 이를 신뢰할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양쪽 다리를 쓰지 못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붙이고 레이스에 나섰고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남자 100m와 200m, 400m를 석권하면서 장애인 무대에서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일반 선수와의 경쟁을 본격적으로 선언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IAAF는 ’기술적 장비’인 보철 다리를 통해 피스토리우스가 일반 선수보다 25%~30% 정도 에너지 경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불공정 경쟁 방지 차원에서 그의 일반 대회 출전을 막았다.



하지만 스포츠 분쟁 해결 기구인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08년 ’피스토리우스가 보철 다리로 부당한 이득을 얻지 않았다’며 IAAF의 결정을 뒤집었고 IAAF는 피스토리우스에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길을 터줬다.



다음은 피스토리우스와의 일문일답.



--장애를 지닌 남자 선수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일반 선수와 역사적인 대결을 벌인다. 소감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관하는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아공을 대표해 출전하게 된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긴다.



IAAF는 전 세계 육상 대회를 주관하는 단체로 이런 큰 대회에서 뛸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기에 내가 지금까지 출전한 대회 중 가장 최상급 대회가 될 것이다.



세계에서 온 경쟁자들과 레이스에서 붙어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면 짜릿할 것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육상대회 남자 400m에서 45초07로 결승선을 끊어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주어지는 A기록인 45초25를 통과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종목인 400m와 1,600m 계주 두 종목을 뛴다)



--당신의 업적은 많은 사람에게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회자하고 있다. 하지만 의족 덕분에 도움을 받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계적인 과학자 중 일부는 내가 일반 선수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 의족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그래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에서 (나와 관련한) 정보가 잘못 전달된 글을 봤고 이런 글을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위해 새 보철 다리를 준비했나.



▲지난 3년간 사용해 온 의족으로 그대로 착용할 것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 의족 전문 업체인 외수르사의 L자 모양의 스포츠전용 보철 다리를 사용한다. 의족은 탄소 섬유 재질로 제작돼 탄성이 좋다.

의족의 높이는 41㎝, 무게는 512g으로 최대 147㎏까지 견딜 수 있다.)



--육상 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우상이 있다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콜린 잭슨(영국)과 유명한 스프린터였던 프랭키 프레데릭스(나미비아), 400m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남겼던 마이클 존슨(미국)을 좋아한다.



이들은 위업을 이뤘으며 내게 많은 영감을 줬다.



육상 이외 종목에서는 모터사이클 선수인 발렌티노 로시(이탈리아)의 광팬이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앞으로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그때쯤이면 내 기량이 전성기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그에 앞서 내가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먼저다.



트랙 바깥에서는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돕고 싶다. 어떻게 힘을 보태고 계획을 발전시킬지 논의 중이다.



또한 지금처럼 지뢰 탓에 다리가 절단된 이들에게 의족을 제공하는 사업에도 계속 동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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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족 스프린터 “불공정 레이스 아냐”
    • 입력 2011-08-11 07:12:48
    • 수정2011-08-11 07:18:58
    연합뉴스
 오는 27일부터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프리카공화국)가 일반 선수와의 역사적인 대결을 앞두고 들뜬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피스토리우스는 10일 연합뉴스와의 e 메일 인터뷰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큰 영광이다. 또 일반 선수와 경쟁할 기회를 잡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트랙에서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착용하는 피스토리우스는 시각 장애 선수로 아일랜드 남자 100m에 출전할 제이슨 스미스(24)와 더불어 이번 대회에서 장애의 한계를 뛰어넘어 꿈의 도전을 펼친다.

그러나 최근 피스토리우스가 사용하는 의족의 안전성 문제와 의족으로 인한 경기력 향상 문제가 한꺼번에 대두하면서 그의 세계대회 출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이에 대해 "보철 다리가 경기력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건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나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내용을 봤는데 결코 이를 신뢰할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종아리뼈 없이 태어나 양쪽 다리를 쓰지 못한 피스토리우스는 탄소 섬유 재질의 보철 다리를 붙이고 레이스에 나섰고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남자 100m와 200m, 400m를 석권하면서 장애인 무대에서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일반 선수와의 경쟁을 본격적으로 선언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IAAF는 ’기술적 장비’인 보철 다리를 통해 피스토리우스가 일반 선수보다 25%~30% 정도 에너지 경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불공정 경쟁 방지 차원에서 그의 일반 대회 출전을 막았다.

하지만 스포츠 분쟁 해결 기구인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08년 ’피스토리우스가 보철 다리로 부당한 이득을 얻지 않았다’며 IAAF의 결정을 뒤집었고 IAAF는 피스토리우스에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길을 터줬다.

다음은 피스토리우스와의 일문일답.

--장애를 지닌 남자 선수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일반 선수와 역사적인 대결을 벌인다. 소감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관하는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아공을 대표해 출전하게 된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긴다.

IAAF는 전 세계 육상 대회를 주관하는 단체로 이런 큰 대회에서 뛸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기에 내가 지금까지 출전한 대회 중 가장 최상급 대회가 될 것이다.

세계에서 온 경쟁자들과 레이스에서 붙어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면 짜릿할 것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육상대회 남자 400m에서 45초07로 결승선을 끊어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주어지는 A기록인 45초25를 통과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종목인 400m와 1,600m 계주 두 종목을 뛴다)

--당신의 업적은 많은 사람에게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회자하고 있다. 하지만 의족 덕분에 도움을 받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계적인 과학자 중 일부는 내가 일반 선수들과 경쟁하는 데 있어 의족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그래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에서 (나와 관련한) 정보가 잘못 전달된 글을 봤고 이런 글을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위해 새 보철 다리를 준비했나.

▲지난 3년간 사용해 온 의족으로 그대로 착용할 것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 의족 전문 업체인 외수르사의 L자 모양의 스포츠전용 보철 다리를 사용한다. 의족은 탄소 섬유 재질로 제작돼 탄성이 좋다.
의족의 높이는 41㎝, 무게는 512g으로 최대 147㎏까지 견딜 수 있다.)

--육상 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우상이 있다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에서 세 차례나 우승한 콜린 잭슨(영국)과 유명한 스프린터였던 프랭키 프레데릭스(나미비아), 400m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남겼던 마이클 존슨(미국)을 좋아한다.

이들은 위업을 이뤘으며 내게 많은 영감을 줬다.

육상 이외 종목에서는 모터사이클 선수인 발렌티노 로시(이탈리아)의 광팬이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앞으로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 그때쯤이면 내 기량이 전성기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

그에 앞서 내가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먼저다.

트랙 바깥에서는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돕고 싶다. 어떻게 힘을 보태고 계획을 발전시킬지 논의 중이다.

또한 지금처럼 지뢰 탓에 다리가 절단된 이들에게 의족을 제공하는 사업에도 계속 동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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