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분 투혼! 새로운 스페인전 명승부

입력 2011.08.11 (11:53) 수정 2011.08.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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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한 번도 넘어보지 못한 강호 스페인과 120분간 잘 싸웠지만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분루를 삼켰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마니셀레스의 팔로그란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1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에서 승부차기에서 6-7로 석패했다.



이로써 2009년 이집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8강과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4강 신화 재현을 꿈꾸던 젊은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8강 문턱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그러나 대표 차출의 어려움과 관심 부족,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등 악조건 속에서도 우승후보 스페인에 전후반과 연장 120분간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는 저력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 3위의 부진한 성적으로 16강에 턱걸이한 한국이 조별리그 3전 전승에 11득점·2실점으로 승승장구하던 스페인을 상대로 이 정도로 선전을 펼치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경기 전 FIFA 홈페이지에서도 한국과 스페인의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교했을 정도다.



한국이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스페인과의 일곱 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승리를 따낸적이 없다는 점에서도 양국의 격차는 그대로 드러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전 때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물리치고 ’4강 신화’를 달성한 적이 있지만 공식 기록상으로는 무승부로 남기 때문에 통산 상대 전적은 2무5패로 한국이 절대적인 열세다.



하지만 한일 월드컵 때는 물론이고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홍명보와 서정원의 추격골로 2-2 무승부 드라마를 써냈고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오스트리아에서 벌인 평가전에서도 0-1로 석패하는 등 명승부도 적지 않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의 맞대결도 마찬가지였다.



선수 대부분이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하는 스페인과 비교하면 객관적인 기량에서 분명히 한 수 아래였지만 투혼과 끈기로 무장한 젊은 태극전사들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초반에만 해도 스페인의 빠른 패스에 다소 허둥대는 듯했지만 이내 차분함을 되찾고 상대 공격의 리듬을 끊어내기 시작했다.



미드필드에서 압박이 살아나면서 조금씩 공격 기회를 살려간 한국은 전반 27분 우리 진영에서 패스 실수로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끈질긴 수비와 골키퍼 노동건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진 스페인이 패스와 슈팅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등 허점을 노출하자 수차례 역습을 시도하며 상대를 위협했다.



연장전에 들어가서도 한국의 집중력은 빛을 발했다.



연장 후반 9분 골키퍼 노동건이 볼 처리를 위해 문전을 비운 사이 레시오가 재차 슈팅을 시도해 거의 골대 안으로 들어갈 뻔한 공을 수비수 장현수가 몸을 던져가며 걷어낸 장면은 그 중의 백미였다.



연장 전반 14분 백성동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이용재가 골대를 넘기는 등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선수들이 다리 경련으로 연달아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버텨낸 점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했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한 골도 내주지 않은 팀은 지금까지 한국이 유일하다.



치열한 120분간의 공방 끝에 승부차기에 나선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승리의 재현을 노렸지만 6-7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양팀 모두 세 번째 키커가 실축해 일곱 번째 키커까지 6-6으로 맞섰지만 마지막 8번째로 나선 김경중의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면서 고배를 들었다.



하지만 ’리틀 무적함대’를 상대로 마지막 승부차기에서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빛나는 투혼을 보여준 U-20 대표팀의 선전은 양국 축구사에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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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분 투혼! 새로운 스페인전 명승부
    • 입력 2011-08-11 11:53:00
    • 수정2011-08-11 11: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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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한 번도 넘어보지 못한 강호 스페인과 120분간 잘 싸웠지만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분루를 삼켰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마니셀레스의 팔로그란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11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에서 승부차기에서 6-7로 석패했다.

이로써 2009년 이집트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8강과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4강 신화 재현을 꿈꾸던 젊은 태극전사들의 도전은 8강 문턱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그러나 대표 차출의 어려움과 관심 부족,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등 악조건 속에서도 우승후보 스페인에 전후반과 연장 120분간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는 저력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 3위의 부진한 성적으로 16강에 턱걸이한 한국이 조별리그 3전 전승에 11득점·2실점으로 승승장구하던 스페인을 상대로 이 정도로 선전을 펼치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경기 전 FIFA 홈페이지에서도 한국과 스페인의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교했을 정도다.

한국이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스페인과의 일곱 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승리를 따낸적이 없다는 점에서도 양국의 격차는 그대로 드러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전 때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물리치고 ’4강 신화’를 달성한 적이 있지만 공식 기록상으로는 무승부로 남기 때문에 통산 상대 전적은 2무5패로 한국이 절대적인 열세다.

하지만 한일 월드컵 때는 물론이고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홍명보와 서정원의 추격골로 2-2 무승부 드라마를 써냈고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오스트리아에서 벌인 평가전에서도 0-1로 석패하는 등 명승부도 적지 않다.

이번 U-20 월드컵에서의 맞대결도 마찬가지였다.

선수 대부분이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하는 스페인과 비교하면 객관적인 기량에서 분명히 한 수 아래였지만 투혼과 끈기로 무장한 젊은 태극전사들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초반에만 해도 스페인의 빠른 패스에 다소 허둥대는 듯했지만 이내 차분함을 되찾고 상대 공격의 리듬을 끊어내기 시작했다.

미드필드에서 압박이 살아나면서 조금씩 공격 기회를 살려간 한국은 전반 27분 우리 진영에서 패스 실수로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끈질긴 수비와 골키퍼 노동건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진 스페인이 패스와 슈팅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등 허점을 노출하자 수차례 역습을 시도하며 상대를 위협했다.

연장전에 들어가서도 한국의 집중력은 빛을 발했다.

연장 후반 9분 골키퍼 노동건이 볼 처리를 위해 문전을 비운 사이 레시오가 재차 슈팅을 시도해 거의 골대 안으로 들어갈 뻔한 공을 수비수 장현수가 몸을 던져가며 걷어낸 장면은 그 중의 백미였다.

연장 전반 14분 백성동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이용재가 골대를 넘기는 등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선수들이 다리 경련으로 연달아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버텨낸 점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했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한 골도 내주지 않은 팀은 지금까지 한국이 유일하다.

치열한 120분간의 공방 끝에 승부차기에 나선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승리의 재현을 노렸지만 6-7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양팀 모두 세 번째 키커가 실축해 일곱 번째 키커까지 6-6으로 맞섰지만 마지막 8번째로 나선 김경중의 슈팅이 골대를 넘어가면서 고배를 들었다.

하지만 ’리틀 무적함대’를 상대로 마지막 승부차기에서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빛나는 투혼을 보여준 U-20 대표팀의 선전은 양국 축구사에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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