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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어른들의 성장기 ‘로맨틱 크라운’
입력 2011.08.11 (13:43) 수정 2011.08.11 (13:43) 연합뉴스
영화 ’로맨틱 크라운’은 인생의 쓸쓸함을 맛본 중년 남녀의 사랑을 다뤘지만, 여느 로맨틱 코미디 영화처럼 상투적이거나 유치하지 않다. 흔히 중년의 사랑으로 정형화한 중후함은 애초에 떨쳐버렸다.



나이가 들었지만 사랑과 인생에 서툰 주인공 남녀가 앞으로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면서 영화의 감성은 관객의 마음속에 서서히 스며든다.



해군 취사병으로 20년간 복무한 주인공 ’래리 크라운’(톰 행크스)은 퇴역 후 마트 관리직으로 몇 년 간 성실하게 일했지만 사측의 구조조정으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당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래리가 해고된 이유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것.



실의에 빠진 래리는 친구의 충고로 집 근처 전문대(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하고 학장의 권유로 처음 등록한 스피치 수업에서 래리는 까칠한 여교수 ’테이노’(줄리아 로버츠)를 만난다.



테이노는 소설가 행세를 하며 성욕만 넘치는 철없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전문대에서 형편없는 학생들과 씨름해야 하는 처지에 불만으로 가득 차 무기력한 나날을 보낸다.



늦깎이 대학생이 된 래리는 대학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친절하고 활기찬 젊은 친구 ’탈리아’(구구 바샤로)를 만나 조금씩 대학 생활에 흥미를 느낀다.



스피치에 서툴기만 한 래리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테이노는 래리의 순수함과 따뜻함에 조금씩 호감을 갖고 남편과 심하게 싸운 어느날 우연히 길에서 만나 자기를 집에 데려다 준 래리와 짜릿한 입맞춤을 한다.



지겨운 남편과 이혼한 테이노는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고 일과 학업에 열심인 래리를 보면서 삶의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간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이 영화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소소하면서도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에피소드들과 배우들의 독보적인 매력 덕분이다.



특히 감독과 제작, 각본, 주연까지 1인 4역을 맡은 톰 행크스는 발군의 연기력으로 순박하고 진실한 인물 래리 크라운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실직을 통보받은 뒤 절망에 빠진 눈빛이나 연정을 품은 교수 테이노를 바라보는 조심스럽지만 따뜻한 눈빛에는 톰 행크스가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펼친 연기의 진폭과 내공이 느껴진다.



줄리아 로버츠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영화 초반에 히스테리컬하고 괴팍한 성격을 거침없이 터뜨려놓고 점점 사랑스런 ’귀여운 여인’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래리에게 A학점을 준 뒤 수줍어하며 두 볼을 감싸는 모습은 나이가 무색하게 사랑스럽다.



이 영화의 또다른 미덕은 미국의 암울한 현실을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다. 영화 초반 래리를 해고한 상사가 후반부에 피자배달원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씁쓸하다. 기름 값을 아끼고자 중고 오토바이를 장만해 타고 다니는 래리의 모습은 처연하면서도 정겹다.



크게 터지는 한 방이나 극적인 긴장감은 별로 없지만, 잔잔한 웃음과 유쾌함을 안겨주는 영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래리의 모습은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를 줄지도 모른다.



톰 행크스는 ’댓 씽 유 두’에 이은 두 번째 연출작에서 꼼꼼한 만듦새를 보여주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8월18일 개봉. 상영시간 99분. 12세 이상 관람가.
  • <새영화> 어른들의 성장기 ‘로맨틱 크라운’
    • 입력 2011-08-11 13:43:29
    • 수정2011-08-11 13:43:51
    연합뉴스
영화 ’로맨틱 크라운’은 인생의 쓸쓸함을 맛본 중년 남녀의 사랑을 다뤘지만, 여느 로맨틱 코미디 영화처럼 상투적이거나 유치하지 않다. 흔히 중년의 사랑으로 정형화한 중후함은 애초에 떨쳐버렸다.



나이가 들었지만 사랑과 인생에 서툰 주인공 남녀가 앞으로 한 걸음씩 내딛는 과정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면서 영화의 감성은 관객의 마음속에 서서히 스며든다.



해군 취사병으로 20년간 복무한 주인공 ’래리 크라운’(톰 행크스)은 퇴역 후 마트 관리직으로 몇 년 간 성실하게 일했지만 사측의 구조조정으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당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래리가 해고된 이유는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것.



실의에 빠진 래리는 친구의 충고로 집 근처 전문대(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하고 학장의 권유로 처음 등록한 스피치 수업에서 래리는 까칠한 여교수 ’테이노’(줄리아 로버츠)를 만난다.



테이노는 소설가 행세를 하며 성욕만 넘치는 철없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전문대에서 형편없는 학생들과 씨름해야 하는 처지에 불만으로 가득 차 무기력한 나날을 보낸다.



늦깎이 대학생이 된 래리는 대학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친절하고 활기찬 젊은 친구 ’탈리아’(구구 바샤로)를 만나 조금씩 대학 생활에 흥미를 느낀다.



스피치에 서툴기만 한 래리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테이노는 래리의 순수함과 따뜻함에 조금씩 호감을 갖고 남편과 심하게 싸운 어느날 우연히 길에서 만나 자기를 집에 데려다 준 래리와 짜릿한 입맞춤을 한다.



지겨운 남편과 이혼한 테이노는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고 일과 학업에 열심인 래리를 보면서 삶의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간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이 영화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소소하면서도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에피소드들과 배우들의 독보적인 매력 덕분이다.



특히 감독과 제작, 각본, 주연까지 1인 4역을 맡은 톰 행크스는 발군의 연기력으로 순박하고 진실한 인물 래리 크라운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실직을 통보받은 뒤 절망에 빠진 눈빛이나 연정을 품은 교수 테이노를 바라보는 조심스럽지만 따뜻한 눈빛에는 톰 행크스가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펼친 연기의 진폭과 내공이 느껴진다.



줄리아 로버츠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영화 초반에 히스테리컬하고 괴팍한 성격을 거침없이 터뜨려놓고 점점 사랑스런 ’귀여운 여인’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래리에게 A학점을 준 뒤 수줍어하며 두 볼을 감싸는 모습은 나이가 무색하게 사랑스럽다.



이 영화의 또다른 미덕은 미국의 암울한 현실을 그리 무겁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이다. 영화 초반 래리를 해고한 상사가 후반부에 피자배달원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씁쓸하다. 기름 값을 아끼고자 중고 오토바이를 장만해 타고 다니는 래리의 모습은 처연하면서도 정겹다.



크게 터지는 한 방이나 극적인 긴장감은 별로 없지만, 잔잔한 웃음과 유쾌함을 안겨주는 영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래리의 모습은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를 줄지도 모른다.



톰 행크스는 ’댓 씽 유 두’에 이은 두 번째 연출작에서 꼼꼼한 만듦새를 보여주며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8월18일 개봉. 상영시간 99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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